[Lifestyle] 웃돈 주고도 지른다…2030 열광하는 한정판 스니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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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사면 무조건 오른다"
한정판 10~20배 웃돈 예사
샤넬백처럼 `스니커테크` 붐

`독일군 신발` 메종 마르지엘라
60만원대에도 없어서 못사

나이키×지드래곤 협업 한정판
22만원 제품 1300만원 치솟기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도
"뒤늦게 구했다" SNS 인증샷


현대카드×코코 카피탄 컬래버레이션 한정판 스니커즈.
"Green Card × CoCo Capitan의 콜라보 스니커. 현장에서 신발은 엄두도 못냈고 테이프조차 해시태그를 달아야 준다 해서 조용히 빠져 나왔는데 뒤늦게 구했다."

지난해 11월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은 본인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독특한 스니커즈 사진과 함께 뒤늦게 '한정판' 제품을 구했다며 인증샷을 올렸다. 정 부회장이 공개한 스니커즈는 현대카드가 글로벌 명품 브랜드 구찌, 멀버리 등과 협업한 적이 있는 스페인의 젊은 예술가 코코 카피탄과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300켤레 한정 제작한 스니커즈로, 네온 그린 컬러에 코코 카피탄 특유의 레터링이 새겨진 것이 특징이다.

현대카드는 현대카드가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 바이닐앤플라스틱에서 '더 그린' 회원에게만 스니커즈를 한정 판매했는데 오전 5시부터 매장 앞에 대기줄이 생기며 3시간 만에 준비된 수량이 모두 팔려나갔다.

스니커즈의 인기, 비단 한정판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올 들어 입고되기가 무섭게 팔려나가는 명품 신발이 있는데 '독일군 신발'로 유명한 메종 마르지엘라의 '레플리카' 스니커즈다. 1970년대 독일 연방군의 '독일군 스니커즈'에서 영감을 얻어 탄생한 제품으로 60만원대 가격에도 2030 남성들 사이에선 '없어서 못 사는 신발'로 유명하다.

해당 제품을 수입하는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이번 가을·겨울 시즌 입고 물량이 완판돼 11월 재주문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 따르면 올해 1~9월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메종 마르지엘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66.3% 늘어났다.

입소문을 타고 줄지어 사는 신발, 스포츠 브랜드라고 예외는 아니다. 뉴발란스 327은 명품 브랜드 카사블랑카와 협업한 한정판을 출시하기도 했다. 뉴발란스 327 재입고 소식에 지난 9월 24일 공식 홈페이지가 다운되는 일도 발생했다.

스니커즈 열풍이 부는 이유는 스니커즈가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식되기 때문이다. 패션에선 샤테크(샤넬+재테크), 루테크(루이비통+재테크), 롤테크(롤렉스+재테크) 등 지속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고가 명품에 투자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테크'들은 제품을 되파는 '리셀(Re-sell)'을 통해 이익을 얻기 위해서다. 리셀은 물건을 사서 되파는 것을 의미하는데, 쉽게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제품일수록 웃돈이 크게 붙는다. 특히 스니커즈의 경우 소량만 판매하는 한정판은 적게는 10~20%, 많게는 10~20배 웃돈을 받고 팔 수 있다.

국내 스니커즈 리셀 시장은 업계 추산 5000억원 정도 규모로 알려져 있다.

이런 추세 속에 밀레니얼 사이에선 한정판 스니커즈에 투자하는 '스니커테크' 붐이 일고 있다. 사면 무조건 오른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추첨을 통해 판매한 나이키 한정판 운동화 '나이키 SB × 벤 앤 제리스 덩크 로우 청키 덩키'는 5월 26일 발매 후 3일 만에 가격이 무려 1630%나 치솟았다. 발매가 12만9000원인 신발이 210만원에 판매됐다. 나이키가 지난해 11월 지드래곤과 컬래버레이션해 818켤레 한정판으로 출시한 운동화 '에어 포스1 파라-노이즈'도 정가는 21만9000원이었지만 리셀 시장에선 300만~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드래곤의 친필 사인이 들어간 제품은 1300만원대까지 가격이 올랐다.

이렇듯 단기간에 큰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MZ세대가 스니커즈 투자에 관심을 보이자 무신사는 지난 7월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Soldout)'을 선보였으며, 미술품 경매사인 서울옥션블루에선 지난해 9월 스니커즈 경매 온라인 사이트 '엑스엑스블루(XXBLUE)'를 론칭했다. 올해 4월 서울옥션 강남센터에 오프라인 매장 '드롭존'도 만들었다. 직거래를 통한 스니커테크족을 잡기 위해서다.

엑스엑스블루는 오픈 한 달 만에 회원이 1만명을 넘어섰는데 가입자의 87%가 18~34세였다. 발매 가격이 23만9000원이었던 '트래비스콧 × 나이키조던' 운동화는 한때 240만원까지 가격이 상승하기도 했다. KT엠하우스도 지난 14일 한정판 스니커즈 리셀 플랫폼 리플(REPLE) 서비스를 출시하며 리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영욱 기자 / 박대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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