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건데 자꾸 안 된다네요” 세무공무원도 헷갈리는 종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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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사업 법인을 운영하는 A씨는 최근 임대주택의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주택 수 계산에서 제외하는 것) 신청을 하러 세무서에 들렀다가 담당 세무 공무원에게 신청 조건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A씨는 담당 공무원에게 왜 종부세 합산배제 신청 대상에 해당되는 지에 대한 설명을 30분 넘게 한 뒤에야 신청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 몇년 새 부동산 안정화 대책에 수 차례 나오면서 담당 공무원까지 세법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 일이다.

조선DB

20일 건설·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임대 주택이나 사원용 주택 등이 있는 경우 다음 달 5일까지 주소지 관할세무서에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대상으로 신고해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일선 세무서에서는 신고가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예가 2018년 9월 13일 이후 조정대상지역에서 임대사업자 등록을 한 법인이 취득한 8년 장기임대주택의 예다. 2018년 9·13 대책에 따라 개인은 조정대상지역에 주택을 취득해 임대주택을 등록해도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혜택을 받지 못한다. 법인은 대상이 아니지만 공무원들이 헷갈리며 법인에도 이 규정을 적용하려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나오고 있다.

올해 6·17 대책이 나오기 전까지 조정대상지역에서 임대사업자로 등록한 법인은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6·17 대책이 나오면서 이후에 등록한 법인 주택은 개인의 경우처럼 종부세 합산배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한 법인 투자자는 "똑같은 설명을 수 차례 해서야 합산배제 신고가 받아들여졌다"면서 "담당 공무원도 잘 모를 정도로 대책을 내놓고 법을 만들어놨다"고 했다.

임대료 상한제를 둘러싸고도 혼란이 있다. 민간 임대사업자는 임대료를 5%까지만 증액해야 하는 의무를 준수해야 종합부동산세 합산 배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9월 30일에 전세금 2억원짜리 계약을 맺은 임대인과 임차인이 있다면, 2020년 9월 30일에 다시 계약하는 전세계약은 2억1000만원 이내로 해야 임대사업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2억1100만원으로 계약을 맺으면 임대사업자 의무를 지키지 않은 것으로 판단돼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신청을 할 수 없다.

헷갈리는 것은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은 경우다. 만약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었고 첫 해 임대보증금을 5% 올렸다면 2년째 계약을 하면서는 임대보증금을 올릴 수 없다. 예를 들어 2018년 9월 30일에 1년짜리 계약을 맺으면서 임대보증금을 5% 올렸다면 2019년 9월 30일에 1년짜리 계약을 맺으면서 계약금을 올려서는 안 된다. 그런데 이를 세무서 현장 관계자들이 1년 단위 계약을 맺었고 5%를 올렸으니 합산배제 신청을 할 수 없다고 오인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한 세무법인 관계자는 "다음 해에 임대보증금 인상을 0%로 하면 되는 문제인데 계약기간이 1년짜리고 5%를 이미 올렸다는 이유로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 신청이 안 된다고 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혼란이 생긴 것이므로 설명해서 바로 잡는 수 밖에 없다"고 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3년 동안 부동산 시장 안정화 대책이 너무 많이 나오면서 비과세 요건 등이 복잡해져서 생기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한 시중은행 부동산 전문가는 "법과 규정을 만들 때 면밀하게 검토해야 하는데 집값이 많이 오를 때마다 잡겠다고 급하게 규제를 내놓다보니, 지나치게 많은 경우의 수가 생겨버렸다"면서 "비과세 혜택이나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의 경우 개인들이 알아서 공부하고 여러 번 확인 과정을 거쳐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연지연 기자 actress@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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