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는 ‘말리’로 가기 전 한 달 가까이 억류된 한국인 여성 있는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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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금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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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캡처


아프리카에서 프랑스군에 의해 구출된 한국인 여성이 근 한 달 가까이 인질로 붙잡혀 있었지만 우리 정부는 인지조차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온라인에선 오지로 떠나는 나 홀로 여행객이 늘어나는 추세로 재외 국민 안전 관리가 중요해진 상황인데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의 피랍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한 건 국민 안전 관리에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외교부는 11일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프랑스군 작전으로 구출된 인질 4명 중 1명이 40대 한국 국적의 여성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앞서 프랑스 대통령실인 엘리제궁은 현지시간으로 10일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에서 특수부대를 투입해 무장세력에 납치된 프랑스인 2명과 한국인 1명, 미국인 1명 등 4명을 구조했다고 전했다.

구조 직후 프랑수아 르쿠앵트르 프랑스군 합참의장 및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장관은 공동 브리핑을 통해 한국인과 미국인 인질이 28일 동안 억류됐었다고 설명했다. 르쿠앵트르 합참의장은 “그들이 명백히 28일 동안 억류된 상태였다”며 “그들의 존재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르쿠앵트르 합참의장은 “(이들을 구출한 후) 우리가 몇 시간 동안 한국 및 미국과 연락을 취했다는 것은 이들 나라가 부르키파나소에 자국민들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이날 구출된 4명의 인질이 모두 안전한 장소에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 당국자도 여러 매체를 통해 “부르키나파소와 베냉 지역 공관에 접수된 우리 국민 실종 신고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베냉과 부르키나파소에는 우리 공관이 없다. 베냉은 가나 대사관이 겸하고 있으며 부르키나파소는 주코트디부아르 대사관이 겸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는 프랑스 정부가 파리 주재 한국 대사관을 통해 “구조된 인질 중 한국 여성도 있다”고 알려주기 전까지 우리 국민의 피랍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셈이다. 외교부는 “프랑스 정부는 구출 작전 이전에 프랑스인 2명 외 추가 인질이 있음을 파악하지 못했고, 인질 구출 작전 과정에 우리 국민과 미국인이 포함된 것을 인지한 이후 곧바로 우리 정부에 알려왔다”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또 “주프랑스대사는 구출된 우리 국민이 탑승한 군용기가 파리에 도착하면 공항에 마중해 필요한 영사 조력을 적극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까지도 이 여성이 누군지, 현지에 왜 갔는지, 어떻게 납치됐는지 밝혀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현재 주프랑스 대사관과 함께 구출된 국민의 가족 등 국내 연고자를 파악해 구출 사실과 건강상태 등을 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인질을 납치한 무장세력은 아프리카 말리에 근거지를 둔 ‘카티바 마시나'로,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이다. 이들은 인질들을 끌고 말리로 가기 위해 서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의 숙영지에서 대기 중이었다.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인질들이 무장세력이 판치는 말리로 넘겨질 것을 걱정해 구출 작전을 승인했다.

프랑스군은 인질들이 말리에 있는 이슬람 무장단체로 넘겨지면 사실상 작전이 불가능하다고 봤다. 때문에 프랑스군은 사전에 드론 정찰과 미국의 정보를 제공 받아 이들의 위치를 확인하고 기습작전을 벌였다. 프를리 국방장관은 “부르키나파소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며 “인질들이 말리로 옮겨졌다면 구출 작전은 너무 위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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