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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6월호 vol.58]

[2022 6월호 vol.58] INSIDE BASEBALL_왕관을 지키려는자,무게를견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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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기사는 시스붐바 2022년 6월호(vol.58)에 게재된 글입니다.


[시스붐바=글 남지혜 기자, 사진 시스붐바 DB, 편집디자인 박건욱]

 

INTRO

15년 만의 우승. 지난해 8월 제55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에서 연세대학교 야구부가 쏘아 올린 2021 시즌 마지막 기록이다. 우승의 영광과 기쁨이 가신 자리에는 기대와 부담 역시 배가 돼 찾아오는 법. 이번 2022 시즌 연세대학교 야구부에게 주어진 임무는 왕관의 무게를 견뎌내는 것이며, 그 첫 번째 시험은 2022 KUSF 대학야구 U-리그다. 드라마와도 같았던 역전 홈런포와 만루홈런이 올해도 터져 나올 수 있을지, 시스붐바와 함께 연세대학교 야구부 타선만의 적극적인 타격과 새로운 선발진의 투구를 분석해보자.

part.1 HIT & RUN

2022 KUSF 대학야구 U-리그(이하 U-리그) 초반,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연세대학교 야구부(이하 연세대) 타선의 적극성이다. 그 중심에는 첫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내며 ‘클러치 히터*’의 면모를 보인 4번 타자 김건웅(스포츠응용산업학과 19, 이하 스응산)이 있다. 4 14일 고려대학교 야구부(이하 고려대)와의 경기 8회 말 2아웃 1, 3루의 득점권 상황. 김건웅은 2스트라이크 이후 마지막 찬스를 역전 3점 홈런으로 받아치며 경기의 흐름을 한순간에 뒤집었다. 이튿날인 15일 동국대학교 야구부(이하 동국대)와의 경기 7회 초 2아웃 상황에서 그는 또 한 번 동점 솔로 홈런으로 점수의 균형을 맞췄다. 비록 두 경기 모두 승리로 이어지진 못했으나, 김건웅은 클러치 상황이 닥쳤을 때 4번 타자에게 기대되는 바를 그대로 실현해냈다이는 그가 올해 연세대 타선의 든든한 중심축으로 자리매김하리라 기대되는 이유다. 김건웅은 4 22일 서울문화예술대학교 야구부(이하 문예대)와의 경기에서도 2점 홈런뿐만 아니라 안타와 2루타를 만들어내며 연세대 첫 승의 주역으로 활약했고, 사이클링 히트를 코앞에 둔 기록을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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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14일 고려대전 김건웅의 3점 홈런을 가능케 했던 고경표(스응산 20)와 성준한(스응산 20)의 연이은 우전 안타, 15일 동국대전에서 선취득점의 발판을 마련한 신효수(스응산 20)의 중전 안타는 20학번 주전 타자들의 역량을 톡톡히 보여준 장면이었다. 무려 19-6으로 콜드게임 승을 거뒀던 22일 문예대전, 김건웅을 사이에 두고 완벽한 '클린업트리오*'로 활약한 고승완(스응산 20)과 이도겸(스응산 20)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은 타선 전체가 합작하며 빅 이닝을 만들었던 1, 4, 6회뿐 아니라 거의 모든 타석에서 안타로 출루했다특히 고승완은 주전 3번 타자로서 안타면 안타, 주루면 주루 등 연세대의 종합적인 '해결사' 역할을 도맡고 있다. 그는 5월 초 기준 4할이 넘는 타율을 자랑하며 팀의 매 득점 순간에 이름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5 6일 강릉영동대학교 야구부(이하 영동대)와의 경기에서만 무려 3개의 도루를 기록하는 등, 출루 후에도 적극적인 주루로 상대 투수를 압도하는 위력적인 주자다.

센스 있는 주루 플레이 또한 연세대 타선의 적극성을 증명한다. 15일 동국대전에서 신효수는 김건웅에 이어 안타로 출루했다. 2루로 도루를 시도하던 중, 포수의 견제구로 런다운에 걸리면서 3루의 김건웅에게 홈스틸 기회를 제공했고 선취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다소 위험했다고도 볼 수 있으나, 리스크를 감수하는 것이 마땅한 상황이었다. 무사 상황에서 또 다른 주자가 3, 즉 득점권에 있었기에 신효수 본인도 2루로 진루해 다음 타석의 득점률을 높이려는 작전이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김건웅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홈스틸에 성공하며 상대의 혼선을 야기했다. 또한 14일 김세훈(스응산 19)과 윤수녕(체육교육학과 19, 이하 체교)은 거침없는 도루 플레이로 팀에게 계속된 득점권 기회를 제공했다.

연세대 타선의 응집력은 계속해서 효율적인 득점을 가져왔다. 이는 특히 14일 고려대전에서 돋보였다. 연세대가 기록한 안타 6개는 안타 12개를 쳐낸 고려대의 절반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나 낫아웃* 출루한 김세훈을 김택우(스응산 19)가 연세대의 첫 안타로 홈으로 불러들인 장면은 상당히 경제적인 연세대의 경기력을 증명한다. 1홈런을 포함한 안타 3개가 곧바로 3점으로 이어지는 등 적은 안타로 이뤄낸 효율적인 득점 또한 유의미하다. 한편, 이는 안타 개수를 전반적으로 늘리며 득점 기회를 고르게 가져오는 것이 남은 U-리그 동안 연세대가 풀어가야 할 숙제임을 반증한다. 14일 고려대전은 올해 첫 매치였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제55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맞붙었던 두 팀의 열기가 아직 사그라들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준 치열한 무승부 접전이었기에 추후 경기를 위한 좋은 참고서가 될 것이다.

* 클러치 히터(Clutch Hitter): 누상(壘上)에 동점 또는 역전 주자가 있거나 팀이 꼭 득점을 필요로 하는 클러치(Clutch) 상황에서 안타를 치는 타자
* 클린업트리오(Cleanup Trio): 장타를 쳐서 누상(壘上)의 주자를 모두 불러들이는 중심 타선의 3, 4, 5번 타자
* 낫아웃: 1루에 주자가 없을 때, 또는 1루에 주자가 있고 2사일 때 3번째 스트라이크를 포수가 잡지 못하거나 뒤로 빠뜨릴 경우 타자가 1루로 뛸 권리가 생기는 상황

김건웅 0.423타율 11안타(4홈런) 14타점 9득점 0.962장타율 2도루
김택우 0.281타율 9안타 5타점 7득점 2도루
윤수녕 0.346타율 9안타 7타점 11득점 4도루
고승완 0.419타율 13안타 12타점 12득점 0.548장타율 12도루
이도겸 0.348타율 8안타 4타점 6득점 3도루

 

(2022.05.06 기준)

 

part.2 PITCH & CATCH

기존 선발 투수진의 졸업으로 연세대 마운드에 낯익은 얼굴들 사이 새로운 얼굴들이 등장했다. 첫 경기의 선발 투수로 등판한 조성민(체교 20)은 위기 상황을 이겨내는 침착한 삼진과 단 1개의 볼넷도 내주지 않는 안정적인 제구로 선발 출전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비록 고려대의 연속된 안타로 5회 초 교체됐으나, 높은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과 주자 진출 상황일수록 스트라이크 존을 공략하는 공격성은 타자에 휘둘리지 않는 선발 투수로서의 면모를 증명한다그는 5 5일 여주대학교 야구부와의 경기에서 첫 승을 거머줬다.

14일 고려대전, 눈길을 사로잡은 또 한 명의 투수가 있었다. 바로 중계 투수로 등판한 신인 윤성환(체교 22)으로, 연세대의 U-리그 개막전은 그의 대학야구리그 데뷔전이었다. 그는 경기 중반 심판의 판정 번복과 실점 위기의 어수선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첫 타자를 상대로 곧장 삼진을 잡는 대담함을 보였다. 첫 등판 3.2이닝 동안 4개의 삼진을 잡으며 2.25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점 역시 고무적이다. 윤성환은 21일 한양대학교 야구부(이하 한양대)와의 경기에서도 등판 후 첫 타자를 삼진으로 잡는 등 위기 속에서도 좋은 피칭을 보이며 올해 연세대의 첫 승을 지켜냈다. 5 2일 한국골프대학교 야구부와의 경기에서 본인의 첫 승까지 챙긴 그는 연세대의 든든한 중계 투수로 본인의 입지를 굳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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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의 첫 승을 가져간 주인공은 바로 조강희(스응산 19). 지난 15일 동국대전의 중계 투수로 등판한 조강희는 4이닝 2피안타 5탈삼진의 준수한 기록으로 경기 후반부를 책임졌으나, 아쉽게 타선 지원의 부재로 1패를 떠안았다. 21일 한양대전, 이번에는 선발 투수로 다시 마운드에 오른 조강희는 1회 초를 삼자범퇴 이닝으로 마무리하며 순조롭게 출발했다. 특히 두 번째 타자를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장면은 21일의 하이라이트 피칭이었다. 이후 2회 초와 3회 초, 2아웃을 잡고 나서 안타를 내주는 등 위기도 있었다. 그러나 조강희는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가며 6회 초 세 타자까지 상대한 후 승리 투수의 자리를 지켜냈다. 이후 5 6일 영동대전에서 선발 투수로 5.2이닝을 소화한 그는 다시금 1승을 챙겼다.

조강희 3.27평균자책점 6경기 2 2 22이닝 22피안타 9볼넷 19탈삼진 1.36WHIP
조성민 4.91평균자책점 4경기 1 0 10.2이닝 14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1.45WHIP
윤성환 3.75평균자책점 4경기 1 0 12이닝 10피안타 6볼넷 12탈삼진 1.33WHIP
(2022.05.06 기준)


호수비로 눈길을 끈 연세대 야수도 있다. 바로 중견수 윤수녕이다. 그의 기막힌 홈보살은 15일 동국대전의 최초 하이라이트 장면이었다. 내야를 빠져나가는 타구로 동국대의 2루 주자가 홈인하기 직전, 윤수녕의 정확한 홈 송구는 동국대의 선취득점 기회를 단번에 무산시켰다. 윤수녕의 호수비는 21일 한양대전에서 다시 한번 등장했다. 8회 초 2사 주자 3루의 상황, 중견수 윤수녕은 자칫 안타가 될 뻔한 까다로운 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내며 팀의 실점 위기를 모면했다

OUTRO

연세대의 2022 시즌 첫 리그인 U-리그의 초반 경기들을 공격과 수비 위주로 톺아보며 올해 기대할 만한 선수와 플레이 스타일을 정리해봤다. 왕관의 무게를 이겨냄으로써 결국 왕중왕전 진출을 이뤄낸 연세대한층 성장해 나가는 연세대의 여정을 시스붐바와 함께 걸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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