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총리, 선친 묘소 참배 자리서 개헌 의지 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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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13. 오후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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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봉 명절 맞아 야마구치현 선친·외조부 묘소 참배

(도쿄=연합뉴스) 박세진 특파원 =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오봉'(お盆) 명절을 맞아 선친과 외조부 묘소를 잇달아 참배하고 개헌 의지를 다졌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13일 부인 아키에(昭惠) 여사와 함께 야마구치(山口)현 나가토(長門)에 있는 선친 묘소를 참배했다.

야마구치현은 도쿄도 신주쿠에서 태어난 아베 총리의 집안이 대대로 살아온 곳이다.

중의원 의원이기도 한 아베 총리는 나가토와 시모노세키(下關)를 묶은 야마구치현 제4구를 지역구로 두고 있다.

아베 총리는 이날 선친 묘소를 참배한 뒤 기자들에게 "자민당 출범 이래 최대 과제인 헌법 논의를 드디어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할 때를 맞았다고 (선친에게) 보고했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특히 지난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여당 측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면서 "국민의 뜻에 힘차게 호응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새롭게 했다"고 언급했다.

선친 묘소 앞에서 두 손 모은 아베 총리 (야마구치현 교도=연합뉴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13일 야마구치(山口)현 나가토(長門)에 있는 선친 묘소를 참배하고 있다.


이는 지난달 참의원 선거를 계기로 국회 차원의 개헌 논의를 본격화하겠다고 공언해 온 자신의 말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집권 자민당은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우호 세력과 함께 개헌 발의 의석(전체의 3분의 2)을 확보하는 데는 4석이 모자라 실패했다.

그러나 아베 총리는 "최소한 (국회에서 개헌) 논의는 해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이 이번에 내린 심판"이라며 "야당이 이런 민의를 제대로 받아들였으면 한다"고 주장해 왔다.

아베 총리는 국가 간 분쟁해결 수단으로 전쟁과 무력행사를 영구히 포기한다고 규정한 헌법 9조에 자위대 근거를 명기하는 방향의 개헌을 바라고 있지만 야당 주류세력과 반전 시민단체들은 개헌 추진 자체에 반대하고 있다.

아베 총리의 선친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는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총리 내각에서 외무상을 지낸 정치인이다.

외무상 재임 중에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과의 관계 개선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았던 아베 총리의 선친은 1991년 5월 지병으로 사망했다.

이에 앞서 아베 총리는 전날 야마구치현에 도착해 외가에서 양자로 들어온 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자민당 중의원 의원 일행과 함께 다부세(田布施) 마을에 있는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1896∼1987) 전 총리 묘소도 참배했다.

태평양전쟁을 일으킨 도조 히데키(東條英機·1884∼1948) 내각에서 상공대신 등을 지낸 기시 노부스케는 종전 후 A급 전범 용의자로 체포돼 복역까지 했으나 1957년 총리가 되어 새로운 미·일 안전보장 체결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교도통신은 지난 1월 이후 7개월 만에 야마구치현을 찾은 아베 총리가 14일까지 이곳에 머물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국의 추석에 해당하는 일본의 '오봉'(お盆)은 귀성해 성묘하고 가족이 만나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명절이다.

법정 공휴일은 아니지만 양력 8월 15일을 전후로 3일 정도 쉬고, 대부분의 직장인은 이 기간에 맞춰 여름 휴가를 떠난다.

parks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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