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처, 김원봉 서훈 근거 묻자 '암살 1200만명 봤다' 답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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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6.11. 오후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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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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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 [뉴스1]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11일 “국가보훈처가 약산 김원봉의 독립유공자 서훈에 대한 근거로 영화 ‘암살’의 관객 수를 들었다”며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지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피우진 보훈처장은 지난 정무위에서 김원봉 서훈 가능성이 있다고 이실직고하며 ‘대다수 국민이 원하고 있다’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그 근거를 가져오라 하니까 빼다 빼다 결국 갖고 온 게 ‘영화 암살을 국민 1200만명이 봤다’는 것이었다. 공식 답변 자료에 있는 내용”이라며 “영화에서 김원봉 부분은 러닝타임 139분 중 딱 4분 나온다. 그것을 대다수 국민이 원하고 있다는 근거자료로 내놓는 보훈처는 한심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영화 '암살' 속 김원봉. 조승우가 연기했다. [사진 쇼박스]
지 의원은 “청와대는 지금 서훈을 안 하겠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그간 보훈처가 한 행위를 되짚어보면 보훈혁신위는 권고안으로 서훈을 하겠다고 했다”며 “당시 (보훈혁신위원인)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3·1절에 시간이 촉박해 서훈하지 못했을 뿐, 심사기준을 바꿔서라도 8·15나 11·17 순국선열의 날에 서훈하겠다는 것이 보훈처의 입장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난 4월에는 아무도 모르게 보훈처 주최로 김원봉 토론회를 하려다가 발각되자 공개로 전환해 개최했다”며 “보훈처는 단순 권고안이고 단순 학술 토론회라고 강변한다”고 말했다.

또 “보훈처는 김원봉 서훈이 현재 상훈법상 가능한지 묻기 위해 몰래 정부법무공단에 유권해석을 넣었다”며 “굉장히 부정적인 답변이 왔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현충일 추념사에서 김원봉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대한민국을 반으로 쩍하고 다시 분열시키는 발언”이라며 “시기와 장소 면에서도 호국영령이 계시고, 6·25 희생자와 참전용사들이 자리에서 매우 부적절했다”고 비판했다.

지 의원은 “문제의 본질은 문 대통령이 김원봉 선생에게 서훈을 주고 싶어 하는 것”이라며 “본인이 주창한 대로 대한민국의 주류세력을 교체하고 정체성을 재정립하고자 하는 수단으로 김원봉 건국 훈장 서훈을 도구로 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항일투쟁은 인정하지만 월북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일으킨 그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이 통일을 이룬 후 서로를 용서할 때나 가능하다. 그것도 건국훈장의 이름이 아닌 새로운 항일투쟁에 대한 상훈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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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YE24팀의 김은빈 기자입니다. 디지털 콘텐트를 활용해 다채로운 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독자들의 작은 소리도 크게 듣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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