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영식 코레일 사장 "한파 때문" 했다가 망신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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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12.11. 오후 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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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 탈선 사고]
시민들 "시베리아선 매일 탈선?"
사고 당시 강릉 최저 영하 10도


오영식 코레일 사장은 8일 사고 현장에서 기자들에게 "이번 사고는 기온 급강하에 따라 선로에 문제가 생겼을 수 있지 않을까 추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장 전문가들 사이에서 "철도를 몰라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라는 말이 나왔다.

사고 당시 강릉 최저기온은 영하 10도에도 미치지 못했다. 한 전문가는 "한파가 선로에 영향을 줄 수는 있지만 그 정도 추위로 사고가 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철도 책임자가 그런 말을 하는 것 자체가 심각한 위기"라고 했다. 이번에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선로 전환기도 최소 영하 40도에서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됐다.

시민들은 "오 사장 말대로라면 시베리아에선 매일 기차가 탈선을 일으킨다는 것이냐" "정치인 출신이 사장으로 와 철도 사정을 전혀 모르니 이런 말을 한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오 사장은 다음 날인 9일 사고 현장을 방문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자체 조사 결과 선로 전환기 회선 연결이 잘못돼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고했다. 자신의 '기온 급강하 사고설'을 하루 만에 철회한 것이다.

대표적인 386세대 정치인 출신인 오 사장의 취임 직후 첫 행보는 파업 등을 이유로 해고된 철도노조원들을 복직시킨 일이었다. 그 후로도 남북 철도 연결 사업, 코레일·SR(수서발 고속철 운영사) 통합 문제 등 정치적 이슈에 치중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운동권 출신 정치인 사장이 와서 조직이 지나치게 친정부·친노조 중심으로 운영된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코레일과 5개 자회사에 임명된 임원들 35%가 철도 비전문가인 낙하산 인사로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철도 전문가는 "오 사장이 남북 철도나 해고 노동자 복귀 문제 같은 정치적인 현안에 치중하다 보니 기본적인 철도 서비스 관리에 대해선 소홀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최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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