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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드 익스페디션 국내 출시, 대중 브랜드 풀사이즈 SUV의 첫 한국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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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2. 10:4127,836 읽음

국내에서 대형 SUV 붐을 일으킨 팰리세이드와 현재 국내에서 가장 큰 대중 브랜드 SUV 트래버스. 사진 = 현대자동차, 한국지엠

연간 4만 대를 목표로 했던 현대 팰리세이드가 2019년에 5만 2천대를 팔고도 여전히 공급 물량이 부족했던 것은 한국 대형 SUV 시장이 더 이상 작은 틈새 시장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픽업트럭과 더불어 한국 자동차 시장의 뜨거운 감자가 된 대형 SUV는 수입차 회사들을 이 시장에 더 진지해지게 만들었습니다. 포드는 익스플로러 플래티넘 트림을 한국에 도입했고 쉐보레는 그동안의 행보와는 달리 트래버스에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적용했습니다. 폭스바겐은 테라몬트의 한국 도입을 약속했고 지프는 공개에서 얼마 안 되어 신형 그랜드 체로키의 시험 차량을 한국에 가져왔습니다. 이제 수입차 회사들은 그동안 프리미엄의 전유물이었던, 더 큰 풀사이즈 SUV에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드코리아는 여기에 신속하게 대응했습니다. 익스페디션을 도입한 것입니다.


1996년 첫 탄생, 어느덧 4세대
1세대와 3세대 익스페디션, 사진 = Ford Motor Company

UN93이라는 프로젝트명 아래 개발되어 1996년 낡은 브롱코를 대체하기 위해 처음 등장한 익스페디션. 대배기량 V8 4.6L 엔진과 5.4L 엔진을 얹은 익스페디션은 연간 평균적으로 20만 대 이상을 판매하며 상업적 성공을 거뒀습니다. 이후 세대에서는 그 정도의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지만 꾸준한 판매량을 거두며 북미 포드 SUV 라인업의 최상위로 군림했습니다. 이후 출시된 2세대 모델은 단 3년만에 단종되며 단명하였고, 이 때문인지 2006년 런칭한 3세대 모델은 무려 10년간 장수했습니다. 나름대로의 상품성을 갖춘 사골 모델로서 이어지던 3세대는 마침내 2017년, 4세대 익스페디션의 탄생으로 그 여정을 끝냅니다.

익스페디션의 디자인 : 투박함과 세련됨 사이
사진 = Ford Motor Company

익스페디션의 외관 디자인은 직선 일색도, 곡선 일색도 아닌 '직선을 중심으로 곡선을 다양하게 첨가한' 형태를 하고 있습니다. 헤드램프의 형상은 13세대 F-150과 다소 겹치는 부분이 있으면서도, 보다 곡선적이고 온유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역사다리꼴 모양의 그릴부 크롬 장식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에 일체감을 주며, 어떤 면에서는 다소 미래지향적인 느낌을 냅니다. 범퍼 장식에도 크롬을 활용하고, 선도 지나치게 딱딱하지 않으면서 그동안 미국산 대형차에 일반적으로 붙은 이미지인 '무지막지한' 느낌에서는 다소 거리를 두고 있습니다.

후면부를 보자면, 익스플로러의 느낌을 주는 테일램프 디자인은 풀사이즈 SUV에 잘 어울리는, 보다 직선이 들어간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크롬 몰딩에는 'EXPEDITION'이 새겨져 있으며, 이러한 점은 익스플로러와 일맥상통합니다. 다소 투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상당히 수수하고 깔끔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차체 크기에 비해 순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차의 정석다운 인테리어
사진 = Ford Motor Company

익스페디션의 인테리어는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미국차의 정석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직선적인투박함과 특유의 두터움은 언뜻 시대와 맞지 않아 보이지만, 풀사이즈 SUV에서는 은근한 매력의 포인트입니다. F-150을 닮은 실내 인테리어에서 눈을 사로잡는 것은 오각형의 세로형 송풍구 디자인입니다. '포드답다'는 말이 절로 나오는 디자인으로, 점점 송풍구를 얇게 하는 트렌드에 정면으로 반항하듯 무척 두꺼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물리 버튼의 수도 상당히 많은데, 난잡하게 배치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또한 센터 콘솔, 대시보드 등을 가죽으로 덮어 고급감을 주었습니다. 투박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모습이 정말 미국적입니다.

의외의 포인트도 있습니다. 레이아웃은 무척 고전적인 미국산 풀사이즈 SUV처럼 보이지만, 전통적인 변속기 레버 대신 다이얼 방식의 변속기 조작계를 채택하고 있습니다. 중앙의 터치스크린은 8인치로 작고, 계기판의 경우도 풀 LCD는 아니지만 8인치의 디지털 화면을 적용하여 현대적인 감성을 더하고 있습니다. 시트에도 부분적 퀼팅 패턴을 활용하는 등, 고급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노력도 곳곳에 보입니다. 사실 미국산 대형차는 다소 의도적으로 인테리어 디자인을 투박하게 하는 경우가 많은지라, 익스페디션의 인테리어에 있어 투박함과 현대적임의 조화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파워트레인 / 여담
사진 = Ford Motor Company

익스페디션에는 최고출력 405마력의 V6 3.5 가솔린 에코부스트(트윈터보) 엔진이 탑재되며, 포드의 최신 10단 자동변속기가 함께 적용되어 있습니다. 한국지엠이 국내 도입을 검토 중인 경쟁 모델 타호와 비교했을 때 기통 수나 배기량이 적어 유류비 면에서의 부담은 덜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차량의 크기가 크기이기도 하고 유류비가 저렴한 미국에 맞춰져 제작된 차량인 만큼 실질적인 연비는 상당히 낮을 것으로 보여 그에 대한 감안을 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ADAS 면에서는 포드의 코-파일럿(Co-Pilit) 360이 적용되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유지 시스템, 360도 카메라, 사각지대 정보 시스템, 액티브 파크 어시스트, 힐 디센트 컨트롤 등이 기본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트렁크는 킥 모션으로 여닫을 수 있습니다. 2열 캡틴 시트가 적용된 7인승과 2열 벤치 시트가 적용된 8인승 두 가지 구성으로 운영되며 8,240만 원플래티넘 단일 사양으로만 판매됩니다.

2022년형 포드 익스페디션 스파이샷. 사진 = Carscoops

본문의 상단에서는 긍정적인 논조로 일관했지만, 물론 우려도 존재합니다. 익스페디션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올해 중 공개 예정이라는 사실입니다. 아주 약간만 변화하는 마이너체인지 수준의 부분 변경이라면 큰 상관이 없을지도 모르지만, 이번 2022년형 모델은 사실상 풀 체인지 수준의 변화를 거치기 때문에 더욱 우려스럽습니다. 새로운 익스페디션은 외관 디자인에서는 전면부에서 상당히 큰 변화를 맞이하며 스파이샷에서는 페이스리프트임이 믿기지 않는 수준의 차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또한 실내에서도 상당한 변화가 예상됩니다. 머스탱 마하-E에서 보았던 세로형의 대형 터치스크린과 최신 포드 차량들에 적용되는 풀 LCD 계기판이 보이며, 송풍구 디자인도 변경됩니다. 현재 모델보다 미래적인 모습이 특징으로 인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대폭 변경'된 부분변경 모델이 올해 북미 출시를 앞두고 있기 때문에, 포드코리아의 익스페디션 도입은 '재고 떨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게 되었습니다. 진짜 포드코리아의 속내가 어떤지는 당사자들만이 알고 있겠지만 최소한 도입 시기가 지나치게 늦었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습니다. 시장성을 확신하지 못해 리스크를 줄이려 기존 모델을 우선 도입하고 반응이 좋으면 부분변경 모델을 도입하려는 시나리오도 가능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완전한 신차로 선전한 것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다음 달에 국내에 출시될 예정인 픽업트럭 레인저 역시 풀체인지가 예고되면서 끝물 논란에 휩싸이고 있는데, 야심차게 준비한 두 대의 신차가 모두 끝물이라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거의 비슷한 시기 국내에 판매되는 링컨 브랜드의 네비게이터도 페이스리프트가 예고되고 있다죠. 항상 포드코리아의 신차 도입에는 아쉬움이 가득합니다.

에디터 마무리

이번 익스페디션의 국내 도입은 대중 브랜드의 풀사이즈 SUV 시장을 개척하고 다양성을 확장할 것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긍정적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더 이전부터 도입 이야기가 나왔음에도 끝물이 다 되어서야 겨우 한국에 들어오는 모습에는 유감을 표할 수밖에 없습니다. 익스페디션이 국내에서 성공하기를 바라지만 포드코리아가 이러한 늑장 일처리를 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도 동시에 있습니다.  나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인 만큼 한국 시장에 조금 더 책임감을 가져 주었으면 합니다. 그래도 브롱코를 신속히 올해 안으로 도입하는 결정을 하는 등, 이러한 성향은 추후에는 어느 정도 나아질 수 있다는 긍정적인 전망입니다.

읽어주신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III CAR GO STUDIOS 권찬혁 대표
cargostudi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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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22. III CAR GO STUDI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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