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랄한 독재 정권' '또라이' '얼간이'…갈수록 거칠어지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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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5.21. 오전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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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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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를 둘러싸고 중국 책임론을 추궁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국에 대한 비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0일(현지시간) 중국 정부를 ‘악랄한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하며 공세를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만·홍콩 문제도 거침없이 언급하며 중국을 압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책임론을 부인한 중국 측 입장 발표에 대해 ‘또라이’ ‘얼간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비난했다.

■ 폼페이오 장관 “중국 공산당은 악랄한 독재 정권”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워싱턴 국무부 청사에서 진행된 언론 브리핑을 시작하자마자 “최근의 감염병 대유행에 대한 언론의 초점은 중국 공산당이 제기하는 위협에 관한 큰 그림이 빠져 있기 때문에 중국에 관한 몇가지 논평으로 시작하고자 한다”면서 작심한 듯 중국에 대한 비난을 쏟아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첫번째 기본적인 사실”이라면서 “중국은 1949년부터 악랄한 독재 정권에 의해 지배를 받아왔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수십년간 무역과 외교적 접근, 개발도상국 지위로서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통해 그 정권이 보다 우리처럼 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베이징이 얼마나 이념적으로 그리고 정치적으로 자유 진영에 적대적인지에 대해 매우 과소평가했다”면서 “전세계가 이러한 사실에 눈을 뜨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두번째로 “우한에서 발병한 코로나19에 대한 중국 공산당의 대응은 공산주의 중국에 대한 우리의 좀 더 현실적인 이해를 가속시켰다”면서 “그 당은 바이러스 샘플을 우리와 공유하거나 안전하게 하기 위해 도와달라고 하는 대신 파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남중국해에서 중국 해군에 의한 베트남 어선 침몰, 호주에 대한 무역 보복, 세계보건총회(WHA) 대만 배제 등을 열거했다. 그는 특히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배제하도록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을 압박했다”면서 “나는 테워드로스 박사와 중국의 이례적인 밀착 관계가 현재의 팬데믹 한참 전부터 시작된 것을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18일 WHA 화상회의 개막식 연설에서 중국이 “공개적이고, 투명하며, 책임성 있게” 행동했다고 밝힌 데 대해 “그랬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우한 병원 의사들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같은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를 처음 공유하기 시작한 지 142일이 됐다”면서 “그러나 오늘까지도 베이징은 관련 시설에 대한 조사관들의 접근을 계속 거부하고 있고, 살아있는 바이러스 샘플을 계속 주지 않고 있으며, 중국내 팬데믹 관련 논의를 계속 검열하고 있다”고 말했다.

■ 트럼프 대통령 “중국의 어떤 또라이”

폼페이오 장관은 세번째로 중국이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지원한 자금에 대해 “그들이 세계에 부과한 비용과 비교하면 쥐꼬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코로나19와 관련해 국제적으로 인도적 지원, 백신 개발 등에 100억달러를 지원했다면서 시 주석이 밝힌 향후 2년간 20억달러 지원 약속에 대해 “20억달러 약속이 이행되는 것을 보게되길 고대한다”고 비꼬았다.

폼페이오 장관은 홍콩의 지위을 둘러싼 압박도 이어갔다. 그는 “홍콩이 중국으로부터 높은 수준의 자치권을 확보한 것으로 규정할지에 대한 우리의 결정은 여전히 계류 중”이라면서 “우리는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최근 홍콩 당국의 민주 운동가들을 체포한 것과 관련해 “이러한 조치들은 홍콩이 중국 본토로부터 높은 자치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을 더욱더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영국으로부터 홍콩을 반환받으면서 약속한 ‘고도의 자치’를 보장하지 않는다면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별 지위를 걷어들일 수 있다고 위협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 2기를 시작한 것을 축하한다면서 “대만에서의 민주주의적 과정은 전 세계의 모델이 되며 무르익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을 겨냥해 “외부로부터의 엄청난 압박에도 불구, 대만은 국민에게 발언권과 선택권을 주는 지혜를 보여왔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중국에 대한 거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중국의 어떤 또라이가 수십만명을 죽인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관해 중국이 아니라 모두의 책임이라는 성명을 방금 전 발표했다”면서 “누가 좀 이 얼간이에게 이 전 세계적인 대규모 살인을 한 것은 다름 아니라 ‘중국의 무능’이라고 설명해라”라고 적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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