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차단 열쇠, PDK1 단백질 발견
해당 단백질 조절해 피부 회춘 입증
“암 유발 부작용 없는 기초 원천기술”
조 교수팀은 우선 시스템 생물학 연구를 통해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망의 컴퓨터 모델을 개발해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PDK1’이란 단백질이 노화를 일으키는 네트워크를 차단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예를 들어 그동안 세포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mTOR)이나 면역 물질인 사이토카인을 생성하는 단백질(NF-kB)이 활성화하면 노화가 진행된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다. 하지만 ‘PDK1’이 이런 노화를 일으키는 단백질을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통해 연구팀은 ‘PDK1’ 활동을 억제할 경우 노화된 세포가 다시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돌아간다는 사실을 증명해 냈다. 조 교수는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네트워크 중에서 노화에 이르는 네크워크를 가장 효율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마스터 스위치’를 발견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한발 더 나아가 노화된 인공 피부를 통해 ‘PDK1’을 억제했을 때 세포가 활력을 되찾는 걸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진피층이 얇아지면서 콜라겐 합성이 줄어드는 노화현상을 나타내던 피부가 ‘PDK1’를 억제하자 정상적으로 기능을 회복하는 현상을 확인했다.
조 교수는 “피부 노화뿐 아니라 노화 세포가 늘어나면 생기는 각종 노인성 질환 등을 막을 수 있는 역노화 약물의 원천기술이 개발된 것”이라며 “투자를 통한 상업화 과정을 거치면 5년 내 안전한 역노화 유도화 약물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함께 연구에 참여한 아모레퍼시픽은 동백추출물에서 PDK1 억제 성분을 추출해 노화된 피부의 주름을 개선하는 화장품을 개발 중이다.
이번 연구에는 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박사과정 학생, 강준수·이수범 연구원과 아모레퍼시픽의 바이오사이언스랩이 참여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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