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자당(自黨)에 비판적인 칼럼을 쓴 임미리 고려대 한국사연구소 연구교수를 고발한 사실이 13일 알려진 뒤 이 같은 문장과 해시태그가 진보 성향 인사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하고 있다. ‘민주당만 빼고’는 임 교수가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기고한 칼럼의 제목이다.
‘조국 사태’ 때 현 여권에 비판의 날을 세웠던 김경율 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도 가세했다. “나도 고발하라!!!!!!!!! 임미리 교수의 한점 한획 모두 동의하는 바이다. 나도 만약에 한줌 권력으로 고발한다면, 얼마든지 임미리 교수의 주장을 한점 한획 거리낌 없이 반복하겠다.” 그 역시 게시글 머리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문패를 달았다.
임 교수에 대한 민주당의 고발 조처가 파시즘(Fascism·극단적 전체주의)에 비유되기도 했다. 권 변호사는 페이스북 글과 함께 ‘NO 더불어민주당, Boycott Fascist, 믿지 않습니다, 뽑지 않습니다’라는 내용의 이미지를 올렸고, 박권일 사회비평가는 “민주당의 방약무도(傍若無道·도리를 모르고 함부로 날뛰거나 방자한 행동)가 넘치다 못해 기본권 마저 파괴하고 있다”며 “민주당은 기어코 전체주의 정당 내지 파시스트당으로 가려는 건가”라는 글을 적었다.
정의당은 강민진 대변인 명의의 서면 브리핑을 냈다. 강 대변인은 “신문의 칼럼란은 원래 정당과 정부 등 권력층에 날선 비판이 오가는 공간”이라며 “칼럼을 통해 비판했다는 이유로 고발이 들어온다면, 그것도 고발한 주체가 집권여당이라면, 어느 누가 위축되지 않고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앞서 임 교수는 지난달 29일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을 게재했다.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선거운동 기간이 아닌데도 투표 참여 권유 등 선거운동을 했다”며 임 교수와 경향신문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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