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발인가 나무인가' 흉물 된 가로수…가지치기 기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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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5.09. 오후 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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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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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가지를 너무 많이 쳐서 앙상해진 가로수 도심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죠. 왜 이렇게까지 쳐냈나, 이유를 살펴보니, 이발소 가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삭발해버린 것과 비슷한 상황이었는데요, 정부가 가로수 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습니다.

실태가 어떤지 서영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도로변. 버즘나무가 길게 늘어섰는데 하나같이 윗 부분이 잘렸습니다.

앙상한 가지 몇개만 남은 모습이 닭발같기도 해, 닭발나무란 오명도 붙었습니다.

제 왼쪽의 아파트 단지 안 나무는 가지와 잎이 풍성한 반면 도로 쪽 가로수들은 보시다시피 뼈대만 앙상하게 남은 모습입니다.

나무 그늘이 사라져 산책길은 뙤약볕이 되었습니다.

전진순 / 서울 강남구
"벌거벗은 듯이 이렇게 해놓으니까 그늘이 좀 없어요. 그 넓은 나뭇잎을 볼 만한 운치도 없어져서 조금 삭막하다…"

서울의 다른 지역 가로수도 마찬가지. 가지가 마구 잘려나가 뼈대만 남았습니다. 가지가 없으니 붙어있는 잎사귀도 몇줌밖에 되질 않습니다.

일부 지자체들이 과도한 가지치기를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한번에 많이 쳐 관리비용을 줄이고, 또, 나무가 건물을 가린다는 일부 민원도 피하기 위해서입니다.

이같은 가지치기가 도심 미관만 해치는 것도 아닙니다.

최진우 / 서울환경연합 생태도시전문위원
"위에만 계속 잘라내니까, 그 상처가 오히려 속 내부와 뿌리에 전달되어서 오히려 더 나무를 쓰러지게 하는…."

미국 등에선 나뭇잎의 25% 이상 가지치기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가로수 가지치기 지침'을 올해 안에 마련하겠다고 했습니다.

TV조선 서영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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