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완공 후 10년도 안 돼 예산 낭비, 환경 파괴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국토 균형발전으로 산업벨트가 생겨나고 산업구조 재편으로 자동차, 제철 등의 중공업 혁명이 일어났다. 건설 초기 81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민총생산이 7년 후 4배 이상 고속 팽창했다. 획기적 부양효과로 한국 경제 신화를 낳은 아이콘이 된 것이다.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와 이념적 포퓰리즘이 판을 치는 오늘날, 지도자 자세와 국책사업 추진에 시사하는 바 크다. 세종시 신설이 지역 간 분열적 사업이라면 경부고속도로 사업은 전국을 관통하는 통합적 사업이었던 것이다. 국책사업의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당시 40대 기수론의 핵심이었던 고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이 모두 반대 투쟁을 벌였지만, 훗날 사과하고 나선 것이 이를 대변해준다.
이런 우리 경험이 지난 90년 초 파키스탄의 고속도로 건설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 이채롭다. 당시 파키스탄은 카라치~이슬라마바드 간 550km의 첫 고속도로 건설을 야당과 환경론자들이 줄곧 반대하자 우리의 경부고속도로 건설 경위를 벤치마킹하는 자료를 요청했다. 시공업체인 대우건설이 즉각 비디오 등 자료로 만들어 제공하자 반대론을 누르고 고속도로 건설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 소모적 공론을 거듭하는 4대강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포퓰리즘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가 미래를 위해 추진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생활하수 등으로 이미 썩은 하천물을 생명수로 속이고, 홍수나 가뭄에 무방비로 둘 수는 없다. 천정천을 친환경적으로 정비, 수량을 늘리고 유속을 조절하는 일이야말로 필수 환경사업 아닌가.
[헤럴드경제 모바일 바로가기] [헤럴드경제/코리아헤럴드 구독신청]
- 헤럴드 생생뉴스 Copyrights ⓒ 헤럴드경제 & heraldbiz.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