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경부고속도 40주년에 본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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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최대의 동맥인 경부고속도로가 7일 건설 40주년을 맞았다. 한반도를 남북으로 연결한 428km의 이 고속도로는 자금과 기술, 여론의 뒷받침도 없던 시절 맨주먹으로 일궈낸 역사였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야당 등의 맹렬한 반대 여론을 무릅쓰고 미래지향적 안목에서 추진, 한국 경제의 압축성장과 산업화의 초석을 놓은 것이다. 지난 1967년 건설 초기 국민소득이 불과 142달러로 춘궁기에 아사자(餓死者)가 급증하던 시절, 한 해 예산의 23.6%인 429억7300만원의 막대한 공사비를 들여 고속도로를 건설한다니 여당 내에서조차 반대 여론이 높았다. 심지어 유람 다닐 부자들 전용도로라는 각계 성토와 국가 재정 파탄 우려가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완공 후 10년도 안 돼 예산 낭비, 환경 파괴 우려는 기우로 끝났다. 국토 균형발전으로 산업벨트가 생겨나고 산업구조 재편으로 자동차, 제철 등의 중공업 혁명이 일어났다. 건설 초기 81억달러에 불과하던 국민총생산이 7년 후 4배 이상 고속 팽창했다. 획기적 부양효과로 한국 경제 신화를 낳은 아이콘이 된 것이다. 이는 반대를 위한 반대와 이념적 포퓰리즘이 판을 치는 오늘날, 지도자 자세와 국책사업 추진에 시사하는 바 크다. 세종시 신설이 지역 간 분열적 사업이라면 경부고속도로 사업은 전국을 관통하는 통합적 사업이었던 것이다. 국책사업의 진정성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당시 40대 기수론의 핵심이었던 고 김대중 대통령과 김영삼 대통령이 모두 반대 투쟁을 벌였지만, 훗날 사과하고 나선 것이 이를 대변해준다.

이런 우리 경험이 지난 90년 초 파키스탄의 고속도로 건설에 결정적인 기여를 한 것이 이채롭다. 당시 파키스탄은 카라치~이슬라마바드 간 550km의 첫 고속도로 건설을 야당과 환경론자들이 줄곧 반대하자 우리의 경부고속도로 건설 경위를 벤치마킹하는 자료를 요청했다. 시공업체인 대우건설이 즉각 비디오 등 자료로 만들어 제공하자 반대론을 누르고 고속도로 건설에 성공한 것이다. 현재 소모적 공론을 거듭하는 4대강 사업 역시 마찬가지다. 포퓰리즘적 사고에서 벗어나 국가 미래를 위해 추진할 수밖에 없음을 인정해야 한다. 생활하수 등으로 이미 썩은 하천물을 생명수로 속이고, 홍수나 가뭄에 무방비로 둘 수는 없다. 천정천을 친환경적으로 정비, 수량을 늘리고 유속을 조절하는 일이야말로 필수 환경사업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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