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놀이터 된 한국 증시...공매도 잔액 9조 돌파, 개미들만 운다

입력
수정2021.10.05. 오전 11:41
기사원문
이경은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우량주라고 해서 투자했는데 마이너스 3000만원이네요. 전세금 올려줘야 하는데... 눈물만 납니다.”(소액주주 A씨)

5일 외국인 매도 공세 속에 코스피가 장중 2.6% 넘게 하락해 2940선까지 떨어지자,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매도에 대한 원망이 커지고 있다. 공매도란, 주식을 빌려서 매도 주문을 낸 뒤 주가가 떨어지면 다시 사들여 수익을 내는 매매 기법이다. 공매도는 작년 코로나 사태 이후 금지되었는데, 지난 5월 3일 부분(350개 종목) 재개됐다.

5일 코스피가 장중 한때 2940선까지 내려왔다. 사진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업무하는 딜러들 모습./뉴시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코스피 공매도 잔액은 9조2450억원으로 연중 최고치를 찍었다. 지난 5월만 해도 4조원대였던 공매도 잔액은 점점 늘어나더니 지난 달 9조원을 돌파했다. 증시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는 투자자들이 현재 주가가 고평가되어 있다고 보고 공매도에 나선 것이다.

코스피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꾸준히 낮아지는 등 실적 모멘텀이 약화되고 있는 것도 공매도를 늘리는 변수다. 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12개월 선행 PER는 11배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초 같은 기준으로 코스피 PER는 14배 수준이었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3분기 영업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상향되고 있지만 4분기 컨센서스는 하향 중이고 올해 컨센서스는 상향됐지만 내년 컨센서스는 내려갔다”고 말했다.

한편, 공매도 잔고 상위 5개 종목은 셀트리온, HMM, LG디스플레이, 금호석유, 신풍제약 순이었다. 공매도 잔고가 1조원이 넘는 셀트리온은 이날 11시 28분 현재 전날보다 9% 하락한 22만5500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2일 금융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지난 5월 공매도 부분 재개 이후 공매도 거래대금 중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76%에 달한다. 기관 비중은 22.1%이고, 개인 비중은 1.9%로 미미하다.

기자 프로필

[왕개미연구소]에서 돈을 모으고 굴리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행복한 노후 탐구] 리포트도 발간합니다.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