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인스타그램에서 'AMWF'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해시태그로 등록한 게시글은 8만6000개에 달했다. 중앙일보 인터뷰에 응한 5쌍의 AMWF 국제커플은 “인종으로 개인 특성을 구분 지을 순 없다”면서도 “BTS와 한국 드라마, 이른바 ‘K-컬처’ 열풍으로 동양 남성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었다”고 입을 모았다.
같은 해 6월 알레나가 한국어를 배우기 위해 국내 어학원에 8주 코스를 등록하고 입국하면서 처음 '실물로' 만났다. 알레나가 다시 귀국하기 전날인 8월 4일 밤 알레나가 서씨에게 먼저 "남자친구가 되어달라"고 고백하면서 사귀기 시작했다. 서씨는 알레나와 1년 4개월간의 장거리 연애 도중 2번을 더 만났다. 6개월 전부터는 함께 살고 있다.
알레나는 “K-Pop과 K-Drama(한국 드라마) 덕분에 한국 뿐 아니라 한국인에게 관심을 갖게 했다”며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한국행을 택했다”고 말했다. 서씨는 “BTS와 한국 드라마가 유명해지면서 한국 남성에 대한 인식 바뀐 것 같다”며 “특히 동양 남성은 약하다고 생각하는 편견이 걷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결혼한 안동기-안리나(독일) 부부는 ‘HelloTalk(헬로톡)'이라는 앱을 통해 처음 연락을 주고받았다. 헬로톡은 외국인과 언어를 교환하며 배울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만든 앱이다. 회원가입시 모국어와 배우고 싶은 언어를 설정하면 대화 가능한 상대와 국적이 표시된다.
유씨는 “결혼하고 같이 사는데도 레이는 내 영양제를 먹기 전에 꼭 ‘먹어도 되느냐’고 물어본다. 사소한 물건이라도 서로의 것을 존중한다는 뜻”이라며 “문화가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외국인도 똑같은 사람이다. 국제커플을 이상한 시각으로 보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레이는 유씨보다도 한식을 즐겨 먹는다. 특히 도토리 비빔국수를 좋아해 틈만 나면 교외 식당을 찾는다.
카트리나는 한국이 좋아 여러 차례 한국을 여행했다고 한다. 카트리나는 “BTS가 인기를 끈 뒤로 한국 남자와 연애하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모든 한국인이 BTS 같지는 않고, 각각 다른 사람'이라고 얘기해주곤 한다”고 말했다. 유씨와 카트리나가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어바웃케미’에 올라온 영상엔 영어와 러시아어로 된 댓글이 절반가량 된다.
그는 “카트린의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 함께 살아도 되겠다는 확신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K-컬처로 인해 한국인에 대한 관심이 이전보다 확실히 커졌다”며 “국제 연애에 관심이 있다면 먼저 말 한마디 건네 봤으면 한다. 생각보다 반가워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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