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더듬어민주당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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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정봉주·민병두… 민주당 성추문들 다시 입방아에
진중권 "정말로 주류가 바뀐 모양"
오거돈까지 고발 당하면 부·울·경 광역단체장 모두 재판


더불어민주당 소속 오거돈 부산시장이 23일 여성 공무원 성추행 사건으로 사퇴하면서 과거 민주당에서 불거졌던 각종 성 추문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야당에선 '더듬어민주당' '더불어미투(me too)당'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날 페이스북에 "과거에 이런 (성폭력) 사고는 주로 보수 정당의 인사들이 쳤는데, 최근엔 민주당 인사들이 성추행 사건을 일으킨다"며 "안희정, 정봉주, 민병두, 오거돈 등 정말로 대한민국의 주류가 바뀐 모양"이라고 썼다. 민주당이 여당이 된 이후 수차례 성 추문이 터져 나온 것을 '주류 교체'라고 비꼰 것이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이 성범죄 혐의로 퇴진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2018년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수행 비서 성폭행' 사건으로 도지사직에서 물러났다. 안 전 지사는 '불륜 관계'였지 성폭행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으나, 2심에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대법원은 작년 9월 2심 판결을 확정했다.

오전에 “성범죄 근절” 발표하자마자… - 더불어민주당 이인영(왼쪽) 원내대표와 조정식 정책위의장이 23일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 당정 협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덕훈 기자


정봉주 전 의원은 같은 해 서울시장 출마를 선언했다가 호텔에서 대학생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출마를 포기했다. 정 전 의원은 4·15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지난 1월 민주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민주당은 이 전력을 근거로 '후보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민병두 의원은 노래방에서 여성을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2018년 3월 '의원직 사퇴'를 선언했다가 2개월 만에 번복했다. 민 의원은 이번 총선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되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탈당했으나, 선거 직전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또 올해 1월엔 민주당의 총선 영입 인사였던 원종건씨에 대해 '데이트 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원씨는 "사실이 아니다"라면서도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탈당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전 당정(黨政) 협의를 열고 텔레그램 'n번방' 사건 등 디지털 성범죄에 대한 방지 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디지털 성범죄 방지법은 20대 국회가 완수하고 마무리해야 한다"며 야당의 협조를 요구했다. 디지털 성범죄 근절 대책을 발표한 날 당내에서 성추문이 불거진 것이다. 민주당 한 의원은 "아무도 예측하지는 못했지만 부끄럽고 민망한 상황이 됐다"고 했다.

민주당 내부에선 "오거돈 시장 사건으로 부산·울산·경남이 완전히 쑥대밭이 됐다"는 말도 나왔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청와대의 '울산 선거 개입 및 하명 수사' 의혹에 관여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태다. 김경수 경남지사는 2017년 대선 당시 인터넷 포털 사이트의 댓글을 조작했다는 이른바 '드루킹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 구속됐다. 현재는 보석으로 풀려나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피해자가 오 시장을 고발할 경우 민주당 소속 부·울·경 광역단체장이 모두 재판을 받게 되는 것이다. 부산 지역의 한 민주당 의원은 "안 그래도 부·울·경에서 여당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은데, 이번 사건이 쐐기가 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최연진 기자 now@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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