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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션샤인’ 변요한, “이병헌, 유연석에게 많이 배우며 촬영했다” [화보&인터뷰]



tvN ‘미스터 션샤인’ 속 김희성은 신문사 편집장이 돼 역사를 남겼고, 그를 연기한 배우 변요한은 역사 속 묻힌 수많은 김희성들을 되새기게 했다. 농담에 가려진 진심은 묵직했고 애써 지은 웃음은 애달팠다. 변요한이 표현한 김희성은 무용한 것들을 사랑한 독립운동가 그 이상이었다. 한량처럼 보이지만 늘 무언가를 하고 있었던 김희성처럼 1년 반 휴식기를 가진 후 더 단단해진 변요한을 만났다.







Q‘미스터 션샤인’ 촬영을 끝내고 어떻게 지내고 있나.
▲ 단편 영화를 촬영하러 제주도에 갔었고 이렇게 화보도 찍고 쉬지는 못했어요. 그래도 1년 반 동안 저에게 필요한 시간을 가졌기 때문에 촬영하고 일하는 게 감사하고 행복해요.

Q작품 선택시 캐릭터보다 메시지에 중점을 둔다고 하던데 ‘미스터 션샤인’에는 어떤 메시지가 있었나.



▲ 무게감 있는 이야기였어요. 아무래도 역사적인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다루고 있잖아요. 조금 더 일찍 깨힌 분들이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저희가 있다고 생각해요. 감격스럽고 조심스럽게 참여하게 됐어요.

Q‘미스터 션샤인’은 살아볼 수 없는 시대인데 어떻게 접근했나.
▲ 일단 외형적으로는 수염을 길렀고요. 역사 공부, 일본어 준비를 많이 했어요. 책이나 인터넷으로도 공부했고 한상진 형이 출연한 역사 예능프로그램 채널A의 ‘사심충만 오!쾌남’을 강의처럼 시청했어요. 역사적인 것과 스타일링, 언어적인 부분이 몸에 조금씩 붙기 시작하니 대본을 봤을 때 넓혀진 부분들이 있었어요.



Q제작발표회 당시 ‘불안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 촬영 중 제작발표회를 해서 희성이라는 인물에 대한 마음의 요동침이 컸던 것 같아요. 그때는 불안하다고 했지만 마음 속에 수많은 감정들이 있었어요. 캐릭터도, 역사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드라마적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마음이 아팠어요. 지금은 촬영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시원섭섭해요. 시원섭섭하다는 말을 잘 쓰지 않는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Q김희성은 가장 밝아 보이면서도 슬픈 캐릭터였다. 캐릭터 해석에 있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이었나.
▲ 세상 속에 갇혀 자유로움을 찾아 겨우 숨 쉬면서 살고 있는데 누군가를 만나 각성이 되고, 마음이 요동치고, 원래 알았던 부끄러움을 더 알게 된 인물이에요. 그 부끄러움에 대해 직접적으로 미안하다 얘기하는 인물이기도 했고요. 수많은 고뇌와 갈증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걸 잘 표현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작품을 임할 때는 ‘단 몇 퍼센트라도 표현하고 싶다’는 마음이었어요. 유쾌하고 재미있는 대사를 하고 있지만 마음 속은 곪아터지고 아픈 사람이었기 때문에 웃고 있어도 슬펐고 많이 외로웠어요.



Q촬영 당시 김희성이 가진 힘에 지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촬영이 끝난 지금 어떤 기분을 느끼나.
▲ 촬영은 끝났지만 아직 방송 중이서 마지막 회가 끝났을 때 느낄 것 같아요. 지금은 시청자로서 보고 있지만 마냥 편하게 볼 수 없는 작품이고 재미있지만은 않아요.

Q김희성이 가진 힘은 무엇이었을까.



▲ 정말 멋진 남자였고, 남자이기 전에 멋있는 사람이었어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그 진심을 느껴야 상대방도 사과를 받는 거니까요. 진심으로 부끄러워하면서 사과를 하는 것, 사랑하는 사람을 보내는 것, 총과 칼이 자신을 향해도 요동하지 않고 웃을 수 있는 것. 그런 결단의 힘이 굉장히 강하게 느껴졌어요. 겉으로는 한량처럼, 신념이 흐릿한 사람처럼 보이지만 무언가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이지 속으로는 꿈틀거리고 있었을 거라고요. 일본 유학을 하다 지식과 신념이 찼을 때 조선에 왔다고 생각했어요.

Q고애신(김태리)이 꿈틀거리고 있던 김희성에게 기폭제 같은 역할을 한 건가.
▲ 김희성에게 고애신은 첫 모습부터 단단한 사람으로 보였어요. 양반집 숙녀가 함안댁과 빨래를 널고 있는 모습부터 인간적이고 아름다웠어요. 그래서 ‘꽃 같다’는 표현이 나온 것 같아요. 어딘가에 그냥 앉아있었다면 첫눈에 반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전까지 생각했던 정혼자의 모습을 파괴시킨 거죠.



Q 고애신과의 러브는 애달팠고 유진초이, 구동매와의 ‘브로맨스’는 돋보였다. 이들과의 케미는 어땠나.
▲ 두말하면 잔소리다. 후배의 입장에서 선배들에게 많이 기댈 수 있고 많이 배우고 느꼈던 시간이었다.

Q김희성과 같은 상황이라면 어떤 선택을 했을지 상상해본 적 있나.
▲ 예전에는 생각해본 적도 있었어요. 깊게 알지는 못했어도 역사적인 관심과 생각이 있었는데 ‘미스터 션샤인’을 촬영하고 나서는 쉽게 말할 수 없게 되더라고요. 독립운동가들이 너무 존경스럽고 대단하고 당시에 얼마나 무서웠을까 가늠이 안 돼요. 그래서 이랬을 거다 저랬을 거다 얘기할 수 없을 것 같아요. 다만 ‘미스터 션샤인’을 했으니까 저도 깨어졌겠죠.



Q김희성은 글의 힘을 믿고 신문사 편집장이 됐다. 개인적으로는 글의 힘과 총의 힘 중 어느 쪽이 강하다 생각하나.
▲ 그 시대에는 글의 힘이 강했던 것 같아요. 실제로도 그랬고요. 글이 없으면 세상을 살아갈 수 있을까요? 저는 살아갈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글도 들을 수 있고 향기가 있다고 보거든요. 이건 작품을 하면서 느꼈던 부분이기도 마음속으로 느꼈던 부분이기도 해요. 총은 다 지워버리는 거잖아요. 글은 남겨지는 것이고요.

Q현실에서 편집장이 된다면 싶은 글이나 인터뷰를 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 부모님을 인터뷰하고 싶어요. 자식과 부모 관계가 아니라 인터뷰어와 인터뷰이로요. 제가 모르는 것들을 다 물어보고 싶고, 더 많은 걸 알고 싶어요. 30대가 되면서 부모님과 통화도 많이 하고 애정표현도 많이 하지만 현재 마음 상태가 어떤지, 어떻게 지내는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묻고 기록하고 싶어요.

Q일상에서 기록을 자주하는 편인가.
▲ 다큐멘터리를 굉장히 좋아해서 제 모습을 많이 찍어요. 나라는 사람을 알고 싶어서요. 건강 상태, 하고 싶은 운동, 조카를 처음 봤을 때, 강아지와 산책할 때 같은 모습들을 기록하고 있어요. 나만의 다큐, 변요한 라이프를 찍고 있는 거죠. 어딘가에 오픈할 게 아니라 기억하지 못하는 부분들을 스스로 기억하고 싶어서요.



Q인기보다 연기 욕심이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작품 선택이나 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클 것 같은데.
▲ 인기를 얻고 싶다고 해서 얻는 것도 아니고, 작품이 잘 되고 싶다고 해서 잘 되는 게 아니란 걸 알고 있어요. 연기를 하는 입장에서 재미있는 걸 하고 싶어요. 메시지도 중요하지만요. 1년 반 동안 휴식기를 가지면서 이것저것 정말 많이 해봤거든요. 그런데 연기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Q휴식기를 가진 특별한 이유가 있었나.
▲ 쉬고 싶었어요. 너무 빠르다는 생각을 했어요. 만나는 캐릭터들도 내 안에서 너무 빨리 왔다 가고, 또 다른 작품을 하면서 정리가 되지 않았어요. 머리가 쉬지 않고 돌아가는 것 같아 여러 가지를 느낄 수가 없었어요. 저는 복잡한 걸 좋아하지 않는 사람인데 머릿속이 복잡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쉬고 싶었어요. 그때 한량이란 말을 정말 많이 들었어요. 다들 ‘지금 열심히 해야 될 때 아니야’라고 해서 오히려 그 말을 듣고 싶지 않았어요. ‘굳이 이때 해야 되나’ 싶었고 놀고 싶고, 공부하고 싶었어요. 저에게는 아주 좋았던 꿈 같은 시간이었어요. 보고 싶었던 사람들을 만나면서 저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Q휴식기 중 무엇이 가장 재밌었나.
▲ 초반에는 만들어진 피규어를 사다 나중에는 부품으로 구입해 하나의 인물을 만들었어요. 내가 좋아했던 추억의 스타들, 동경했던 인물들을요. 수영, 복싱 같은 운동도 하고 드럼, 우쿨렐레, 기타도 샀어요. 영화 ‘위플래시’처럼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영화 OST를 직접 연주해보고 싶었거든요. 꽃도 많이 사서 집에 놓아두고 요리도 하고요. 활동하면 하지 못하는 것들을 다 했어요. 여러 가지를 배우고 학습하기도 했지만 제일 좋았던 건 오래된 친구들을 만나서 대화할 때였어요. 어릴 때 향수를 느끼면서 순수하게 얘기할 때 가장 좋았던 것 같아요.

Q출연한 독립영화들을 가끔 본다고 하던데 예전 작품을 꺼내보는 이유가 있나.



▲ 예전 작품을 보면 그때 생각이 나요. 작업 환경과 치열했던 마음, 그때의 제가 느껴지거든요. 얼마나 추웠고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아팠는지 다 기억나요. 그런 생각이 나면서 지금의 감사함, 그때의 감사함을 느껴요. 잘 버텼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요. 한편으로는 그때 연기가 꾸밈이 없어서 보기 좋기도 해요.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아니까요.

Q한국영화아카데미(KAFA) 출신 배우들 변요한 이제훈 류준열 박정민의 조합을 ‘KAFAZ’(카파즈)라 부르더라. 네 배우가 한 작품을 찍는다면 어떤 장르가 어울릴까.
▲ 순간 생각난 건데 카레이서로 만나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카레이서들로 만나서 끝없이 달리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방금 들었어요. 성향이 다른 네 사람이 운전 끝나고 다 같이 카페에 모여서 얘기를 하는 거죠(웃음).



Q독립영화부터 시작해 자리를 잡았다. 한국영화를 이끌어가야 한다는 책임감, 부담감도 있나.
▲ 어떻게 끌어가요(웃음). 그건 선택돼야 하는 것 같아요. 밀어주는 사람이 될 수는 있다고 생각해요. 끌고 가는 사람 따로 있고 밀어주는 사람이 된다고 해도, 한국영화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겠죠.

Q‘미스터 션샤인’에서 ‘잘생긴 조선인’과 ‘바등쪼’(바보 등신 쪼다) 중 ‘쪼다’를 담당했다. 별명에 만족하나.
▲ 재미있었어요. 더 재미있었던 건 잘생긴 조선인이라는 별명을 얻자마자 바로 쪼다가 나왔다는 거예요. 제가 변 씨인데도 어렸을 때부터 별명이 없었어요. 해봤자 ‘변요’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잘생긴 조선인, 쪼다 둘 다 좋았어요. 바등쪼 중에서는 우위를 가리기 힘들긴 한데 그래도 쪼다가 귀엽지 않나요(웃음).



Q김희성은 달, 별, 꽃, 바람, 웃음, 농담과 같은 무용한 것들을 좋아한다 말했다. 변요한이 좋아하는 것들을 읊어본다면.
▲ 전 무용한 것도, 유용한 것도 좋아해요. 10대 때는 다 안 좋아했어요. 불만이 많았고 하고 싶은 것만 했어요. 20대에는 사람이 무서워 만나고 싶은 사람만 만났던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다 좋아요. 달라지고 변하는 것 같아요. 오히려 좋은 사람이 많다고 느끼고요. 누구나 사람에 대한 상처가 있겠지만, 상처를 받게 되더라도 ‘그런가 보다. 방법이 없네’하고 생각하는 법을 알게 됐어요.

Q또 김희성은 ‘흘러가는 대로 살다, 멎는 곳에서 죽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같은 맥락의 꿈이 있다면.



▲ 너무 멋있죠? 그걸 배웠어요. 배우 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대로 살다가 멈춰야 될 때 멈추고 싶어요.

Q한 인터뷰에서 행복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잃지 않는 것이 있다면.
▲ 감사함인 것 같아요. 그게 되게 커요. 감사함을 모르고 살았을 때가 많았거든요. 어머니가 해 주는 집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내 옆에 있는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한지 10대엔 몰랐던 거죠. 지금은 너무 고마워요. 순간적으로 잊어버리지 않으려고 ‘감사합니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려고 해요.



에디터 최아름 인터뷰 박수인 포토그래퍼 이경진 비하인드 포토그래퍼 윤다희 스타일리스트 박초롱 헤어 김수철(순수 청담 설레임) 메이크업 박정안(순수 청담 설레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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