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억 부자, 年 1억 저축···종잣돈 9억 중 절반은 부동산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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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9.30. 오전 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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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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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2019 한국 부자 보고서
금융자산 10억 넘는 부자 32만명
1년새 1만여 명 늘어 국민의 0.6%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보유한 한국의 부자가 32만명을 넘어섰다. 이들은 자산의 절반 이상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었다. 장기적으로 돈 벌 곳도 부동산으로 봤다. 향후 3대 유망 투자처로 빌딩, 현재 살 집과 거주 외 주택을 꼽았다.

한국 부자 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29일 KB금융그룹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19 한국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인 부자는 1년 사이 1만3000명 불어난 32만3000명이다. 전체 국민의 약 0.6% 수준이다. 한국 부자는 서울(14만5000명)을 포함해 경기도(7만명), 인천(1만명) 등 수도권에 69.6%나 몰려 있었다.

KB 경영연구소가 금융자산 10억원 이상 자산가 4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에 따르면 부를 쌓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하는 두 축은 사업소득과 부동산 투자였다. 돈을 버는 동시에 부동산 투자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현재 자산을 축적할 수 있었던 주요 원천 2개를 꼽으라는 질문에는 사업소득(64.3%)을 가장 많이 선택했다. 다음으로 부동산 투자(59.8%)를 꼽았다. 반면 근로소득과 금융투자, 상속·증여 등에 의한 자산 증대는 20%대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투자에는 ‘실탄’이 필요하다. 부자가 생각하는 최소 종잣돈 규모는 평균 6억7000만원이었다. 5년 전보다 1억5000만원 늘었다. 특히 전체 자산이 50억원 이상인 부자는 “최소 종잣돈으로 평균 8억8000만원은 있어야 한다”고 응답했다.

장기적 유망 투자처.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자산가들은 한해 얼마나 저축할까. 가구의 연 소득에서 생활비와 세금, 보험료를 제외한 부자들의 연간저축 여력은 평균 6620만원(가구 기준)에 이른다. 부동산을 포함한 총자산이 50억원 이상인 가구는 1억38만원으로 1.5배 더 많았다. 이들은 생활비로 매달 1209만원 정도를 쓰는 등 지출도 많지만, 부동산과 주식 등에서 벌어들이는 투자 수익이 더 크기 때문에 저축 여력이 상대적으로 컸다.

부자들은 전체 자산의 53.7%를 주택·빌딩·토지 등 부동산에 투자했다. 예금·보험 등 금융자산은 40% 이하다. 부자의 재산 포트폴리오를 뜯어보면 현재 사는 집이 전체 자산의 19.7%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빌딩 등 상업용 부동산(17.9%), 유동성 금융자산(14%), 거주 외 주택(11.1%). 펀드·주식(9.3%), 예·적금(9.2%) 등이 뒤를 이었다.

자산가들은 장기적으로 수익이 예상되는 투자처로도 부동산을 꼽았다. KB경영연구소의 황원경 팀장은 “부동산 선호현상은 과거부터 축적된 투자 경험이 반영된 투자 성향”이라고 분석했다. 주식과 펀드보다 부동산 투자에서 손실을 본 경험이 적은 탓에 상대적으로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최근 3년 내 주식 투자로 손실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반면 부동산을 샀다가 돈을 잃었다고 응답한 부자는 전체 10% 미만이다.

해외 부동산 투자에 관심도 많았다. 현지 정보 등이 필요한 만큼 직접 투자보다 펀드나 리츠 등을 통한 간접 투자를, 투자 지역으로는 베트남(57.1%)과 싱가포르(32.1%), 중국(30.7%), 말레이시아(26.4%) 등을 선호했다. 부자들이 기대하는 은퇴 시기는 평균 67.7세였다. 일을 그만둔 뒤 가장 중요한 소비 활동으로는 ‘여행’을 꼽았다.

증여에 대한 관심도 커 응답자의 38.3%는 지금 세금을 내더라도 “자산을 증여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상속재산이 30억원을 넘으면 상속세 최고세율인 50%가 부과되기 때문이다.

염지현 기자 y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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