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는 영원" 적개심 분출하며 투항…"아이들 전사로 기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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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3.07. 오후 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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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채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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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격퇴부대·외신 향해 저주·모욕…젖먹이 잃은 어머니 좌절 토로

"살인 자행한 건 IS 아닌 美" 주장도…SDF "며칠새 수천명 투항"

IS 진영에서 빠져나와 SDF에 투항한 후 기도하는 아이들 [로이터=연합뉴스]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알라후 아크바르(알라는 위대하다)! 이슬람국가는 계속되리!"

6일(다마스쿠스 현지시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마지막 소굴을 벗어난 무리가 쿠르드·아랍연합 '시리아민주군'(SDF)에 투항하는 현장은 분노와 증오, 공격적 태도가 곳곳에서 목격됐다.

SDF가 공세를 늦춘 지 사흘째인 이날도 성인 남녀와 아이 등 극단주의자와 가족이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주(州) 바구즈의 IS 진영에서 쏟아져나왔다.

민간인들은 SDF를 향해 적개심을 드러내며 저주를 퍼부었고, 일부 여자들은 취재진을 향해 신발을 치켜들며 모욕했다.

아랍권에서 신발을 들이대거나 던지는 것은 모욕과 경멸의 의미다.

온통 검은 옷과 베일로 전신을 감싼 여자 둘이 취재진을 향해 "신발 사진이나 찍어라. 너희는 신발짝보다 못한 자들이다"고 외치자, 아이들이 모여 들어 검지를 하늘로 치켜드는 지하드주의자(성전주의자)의 동작(타우히드)을 하며 조롱에 합세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5일 시리아 IS 진영을 벗어난 행렬 [AFP=연합뉴스]


오로지 아이를 살리려 IS 진영을 벗어났지만 밤새 자녀를 잃고만 이라크인 어머니 움 파트마는 분노와 좌절을 동시에 토해냈다.

그는 "딸애를 낫게 할 생각이 아니었으면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 "이슬람국가는 계속 확장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프랑스 출신 여성 움 왈라는 "(IS가 아니라) 미국이 사람들을 죽이는 것만 봤다. 그것도 아주 많이"라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그는 "우리(IS)가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었다고들 하는데, 솔직하게 말해 나는 못 봤다"면서 "나는 IS가 세계에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못 봤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나 이날 IS 소굴을 벗어난 무리 중에도 IS의 만행 증거인 소수 종파(종족) '야지디' 아동 포로 13명이 확인됐다.

IS는 야지디를 대량 학살하고, 여성과 아이들을 끌고 가 노예로 착취했다.

IS 진영에서 빠져나온 후 땅바닥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여자와 아이들 [AFP=연합뉴스]


SDF의 한 소식통은 4일 공세를 늦춘 후 IS 소굴을 벗어난 전투원과 민간인 규모를 6천500명으로 추산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최후가 임박하기까지 IS를 이탈하지 않은 이들 중 다수는 여전히 극단주의에 경도된 추종자와 외국인들로 추정된다.

자신을 시리아 북부 알밥 출신의 루브나라고 밝힌 30세 여성은 IS 진영 내부 여기저기에는 시신이 나뒹굴고, 국제동맹군의 폭격으로 발생한 화염에 시신이 불타는 채 방치되는 참상을 목격했다고 증언했다.

루브나는 IS 진영에 남은 남편이 최후 항전을 선택했다고 전하고, 자신은 아이 다섯을 모두 지하드 전사로 키우리라 다짐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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