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결과와 정국 시나리오>
(서울=연합뉴스) 노효동 기자 = 하루 앞으로 다가온 4개지역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에 정치권의 신경이 바짝 곤두서 있다.
산술적으로 여야 의회구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지만 사상 초유의 여당 참패로 끝난 5.31 지방선거 이후 민심의 풍향을 점검할 수 있는 계기인 동시에 이번 선거결과가 향후 대선정국과 각 당 내부의 역학구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서울 성북을의 선거결과는 정치권 새판짜기의 속도와 방향을 좌우할 촉매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 `4대0 싹쓸이' 경우= 지금까지의 판세 흐름을 감안하면 한나라당이 재.보선지역 4곳 모두에서 승리하는 `싹쓸이' 가능성이 가장 유력한 `경우의 수'로 점쳐진다.
이는 5.31 지방선거에서 드러난 민의의 흐름을 고스란히 재확인하는 셈이어서 정국에 미치는 파장이 가장 낮은 시나리오로 볼 수 있다.
다만 열린우리당을 비롯한 범여권 내의 무기력증과 함께 "이대론 안된다"는 위기의식을 확산시켜 대선전 정계개편을 추동하려는 여권 내부의 동력에 힘을 보탤 줄 것이라는 관측은 가능해 보인다.
한나라당의 경우에는 강재섭(姜在涉) 대표체제가 `수해골프 파문'이라는 악재를 딛고 `역착륙'에 성공함으로써 당내 주류세력의 지배력을 공고히 하는 결과로 이어질 전망이다.
우리당은 한나라당의 전승을 `예고된 결과'로 의미를 축소할 가능성이 높지만 막상 선거결과가 나올 경우 김근태(金槿泰) 체제는 물론 현 여당의 진로설정을 놓고 근본적인 회의론이 제기될 가능성이 있고, 그 과정에서 민주당과의 통합론과 탈당후 재창당론 등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정국 시나리오들이 재부상할 개연성이 있다.
민주당은 `호남지역당'이라는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는데 한계를 드러냄으로써 정계개편을 끌어갈 힘이 현저히 약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할 경우 `내용상 승리'를 주장하며 정계개편 쪽으로 오히려 강한 드라이브를 걸 가능성도 없진 않다.
◇성북을, 민주 혹은 우리당 승리시 = 먼저 한나라당 후보를 오차범위 내에서 추격중인 민주당 조순형(趙舜衡) 후보가 승리하는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서울지역의 국회의원의 한석을 얻는 것 이상의 `정치적 수확'을 민주당에 안겨줄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탄핵이 정당했던 것으로 선거결과가 해석되면서 민주당은 `반(反)노, 비(非)한나라' 세력을 응집시키는 구심점으로 자리매김하고, 향후 정계개편 과정에서 확실한 이니셔티브를 거머쥘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민주당은 선거전부터 정계개편의 군불때기에 열을 올려온 점을 감안하면 민주당발 새판짜기 움직임이 급류를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다만 조 후보의 정치적 위상을 고려할 때 한화갑(韓和甲) 대표가 독주해온 내부 당권구도에 일정한 변화를 점치는 시각도 없지는 않다.
반대로 전승의 분위기를 지키지 못한 한나라당으로서는 적지 않은 충격과 함께 수세국면에 내몰릴 가능성이 크다. 재.보선 `불패신화'가 깨지는 것은 물론 한나라당이 리드해온 판 자체가 크게 뒤흔들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당 내부적으로는 강재섭 대표 체제가 리더십 위기에 내몰릴 공산이 크고,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서울시장 등 차기 주자군을 중심으로 한 당내 파워게임이 한층 가열될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다만 한나라당 내에서는 오히려 성북 을에서 지는 것이 보수세력의 결집도를 높임으로써 대선전략 차원에서는 플러스 효과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우리당으로서는 여당의 전통적 강세지역인 성북을 지역을 민주당에 내줌으로써 정치적 `내상'을 크게 입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그렇찮아도 리더십 논란에 휩싸인 현 김근태 체제는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크고, 향후 정계개편에서 운신의 폭이 크게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당내에서는 조순형 후보가 승리할 경우 한나라당의 견고한 우위체제에 `균열'이 생김으로써 차후 대선구도가 유리해질 수 있다는 시각도 나타나고 있다.
현실적으로 가능성은 낮지만 우리당이 성북을 선거에서 승리하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김근태 체제는 안정감을 찾으면서 바닥으로 추락한 당 지지율을 다시 일으켜세울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고, 향후 정계개편에서도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당 중심의 반(反) 한나라당 전선 구축이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치권에서는 최악의 경우 한나라당이 두곳을 내주는 시나리오도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지도부 책임론을 놓고 당 주류와 비주류간의 다툼으로 당 전체가 위기국면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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