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 중수본에 '병상 요청' 냈었다…'자택사망' 비극의 재구성

입력
수정2020.12.18. 오전 10:17
기사원문
김지훈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지훈 기자] [서울시 "깊은 애도…무거운 책임 통감"]

[서울=뉴시스]김선웅 기자 = 1014명의 신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17일 서울 동대문보건소에 설치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2020.12.17. mangusta@newsis.com

서울 동대문구 거주자인 60대 기저질환자가 코로나19(COVID-19)확진 판정을 받고 사흘간 병상을 배정 받지 못하다 홀로 집에서 숨지는 안타까운 사건이 벌어졌다. 그에 대한 병상이 필요하단 의견을 동대문가 밝힌 데 이어 서울시도 확보에 나섰지만 확진자 폭증에 제 때 그를 위한 병상이 마련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동대문구는 확진자가 생전 급격히 병세가 악화되면서 병상배정이 필요하단 의견을 서울시에 전달했다.

서울시도 수도권 코로나19 현장대응반 관련 단체 채팅방에서 그를 위한 병상배정이 필요하다고 요청했지만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병상이 끝내 배정되지 못했다. 병상배정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공보의가 결정한다.

불과 일주일전만 해도 서울에서 발생한 확진자가 오후 확진 판정을 받은 경우 통상 다음날 오전이면 병원에 이송됐던 점을 감안하면 '병상대란'은 현실로 나타난 것이다.


목이 간지럽다→피가래…급격한 악화


18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사망자는 질환자로 당뇨·심부전증·퇴행성 관절염 등 4가지 기저질환을 앓았고 14일 동대문구 구청 직원이 그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오전부터 가래에서 피가 나오고 기침이 심해지는 등 급격히 증세가 악화됐다는 점을 알게 됐다. 이에 동대문구는 서울시에 긴급 병상배정을 요청했다.

원래 그는 파고다타운 확진자로 분류돼 있으며 4일 검사에선 음성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 11일 아내가 확진 판정을 받자 그도 재검사를 받고 확진됐다. 먼저 입원해 있던 아내가 연락이 끊긴 남편이 걱정돼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가 자택을 찾았을 때 남편은 사망한 시점이었다. 사망자는 확진된 날엔 "목이 간지럽다"는 정도의 증상 만 얘기해 처음엔 급한 입원이 필요치 않은 환자로 판단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동대문구측은 2차례에 걸쳐 서울시에 그에 대한 병상 필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서울시도 시·경기도, 인천시·보건복지부 관계자 등이 모인 단체 채팅방에서 병상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했다.

하지만 확진자가 겉잡을 수 없이 폭증하는 와중에 병상 배정에 대한 최종적 판단이 공보의로부터 나오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은 맞지만 별다른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도권 병상배정 어떻길래


지난 8월21일부터 수도권에선 '수도권 공동병상 활용계획'에 따라 국립중앙의료원 내 '수도권 코로나19 현장대응반'을 통해 환자 분류‧병상 배정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의료기관‧선별진료소 검사자가 확진되면 역학조사를 거쳐 수도권 현장대응반이 역학조사서에 따라 중증도를 분류하고 병원이나 생활치료센터를 배정하는 구조다. 중증도 분류, 병상 배정에 대한 판단은 중수본 공보의가 내리게 된다.

특히 중증환자 병상은 급격히 줄어들어 서울의 경우 불과 1개만 남았다. 송은철 서울시 방역관은 17일 브리핑에서 "16일 20시 기준 수도권 감염병전담병원 병상가동율은 77.8%이고, 서울시는 86.1%"라며 "서울시 중증환자 전담치료병상은 총 80개이고, 사용 중인 병상은 79개로, 입원 가능한 병상은 1개"라고 했다.


서울시 "깊은 애도…무거운 책임 통감"


서울시는 같은날 밤 입장문을 내고 "사망하신 확진자에 대해 깊은 애도를 표하며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이어 "12월 초부터 확진자 폭증에 따른 행정‧의료 시스템의 과부화로 '수도권 코로나19 현장대응반'에서 병상 배정에 어려움이 있었다"고 했다.

서울시는 "있어서는 안 될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끼며,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보건복지부와 협의하여 병상 배정 시스템 등 공공의료체계를 점검‧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

▶부동산 투자는 [부릿지]
▶조 변호사의 가정상담소
▶줄리아 투자노트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사회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