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에 왕좌 내준 CJ... '클로젯'·'기생충'으로 반격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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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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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국내 극장가 왕좌는 디즈니 차지였다. 13일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배급사별 누적 관객 점유율은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가 27.3%로 1위를 차지했다. 2008년 배급사별 점유율 집계를 처음 발표된 이후 외국 투자·배급사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한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이달 26일 개봉 예정인 영화 ‘기생충’ 흑백판 스틸 사진. /CJ엔터테인먼트

2위는 22.7%를 기록한 CJ ENM(035760), 3위는 롯데컬처웍스(7.9%) 순이었다. CJ는 2018년 ‘신과 함께’ 시리즈 흥행몰이에 성공한 롯데컬처웍스에 왕좌를 빼앗긴 데 이어 2년 연속 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겼다.

지난해 박스오피스 1위는 1627만명 관객을 모은 ‘극한직업’이 차지했다. 이어 2~4위는 디즈니 배급 영화인 ‘어벤져스: 엔드게임(1393만명)’, ‘겨울왕국2(1337만명)’, ‘알라딘(1255만명)’, 5위는 ‘기생충(1009만명)’이었다. 사상 최초로 1000만 영화 5편이 탄생했는데 이 중 3편이 디즈니 배급, 나머지 한국 영화 2편은 CJ 배급 영화다.

희비를 가른 건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이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국내 점유율 1위는 CJ, 2위가 디즈니였지만, 11월 ‘겨울왕국2’ 개봉 후 순위가 뒤집혔다. 이에 CJ는 지난해 마지막 개봉작이었던 ‘백두산’으로 반격에 나섰지만, ‘겨울왕국’의 아성을 넘지는 못했다. ‘백두산’은 개봉 18일째에 손익분기점 730만명을 넘기고 관객 수 825만명으로 종영 단계에 들어갔다. 지난해 12월 3.6%p였던 양사 점유율 격차는 4.6%p까지 벌어졌다.

지난해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양사 모두 뚜렷한 히트작이 없는 상황이다. CJ의 야심작이었던 ‘백두산’은 1월 박스오피스 2위에 머물렀다. 1위는 쇼박스 배급의 ‘남산의 부장들’, 3위는 롯데 배급의 ‘히트맨’이었다. 디즈니의 올해 첫 개봉작인 ‘스타워즈: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는 50만명 관객을 모으며 11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영화 ‘클로젯’, ‘조조 래빗’ 포스터. /CJ ENM·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제공

양사는 이달 들어 전면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 5일 CJ는 공포 드라마 장르 ‘클로젯’, 디즈니는 전쟁 코미디 ‘조조 래빗’을 각각 선보였다. 현재는 CJ가 앞서는 상황이다. 16일 기준 ‘클로젯’은 국내 일일 박스오피스 3위, ‘조조 래빗’은 9위에 올라 있다. 특히 ‘클로젯’은 이번 주말 동안 7만1659명의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했고, 2월 전체 기준으로는 누적 관객수 114만명으로 국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다.

여기에 CJ가 투자·배급한 ‘기생충’의 역주행이 분위기 반전에 한몫을 하고 있다. ‘기생충’은 제92회 아카데미에서 4관왕에 오르며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를 새롭게 썼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개봉했지만, 아카데미 수상 기념으로 재개봉해 이달 25일까지 재상영된다. 기생충은 16일 기준 국내 일일 박스오피스 4위에 올랐다. 업계는 ‘기생충’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에 침체한 국내 극장가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했다. 오는 26일에는 ‘기생충’ 흑백판 개봉도 예정돼 있어 당분간 흥행 기조가 계속될 전망이다.

‘기생충’은 해외에서도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미국 박스오피스 집계 사이트 모조에 따르면 16일(현지 시각) 기준 ‘기생충’의 북미 누적 흥행 수익은 4434만 달러(약 524억원)에 이른다. 글로벌 티켓 판매 수입은 약 1억7536만달러(약 2074억원)로, 이미 순제작비 135억원을 훌쩍 넘겼다.

디즈니도 반격에 나선다. ‘인사이드 아웃’ ‘코코’ 이후 처음으로 픽사와 손잡고 선보이는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온워드: 단 하루의 기적’가 오는 3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 대표 흥행작인 ‘토이 스토리 4’와 ‘코코’ 제작진이 합류해 기대를 모은다. 스파이더맨 시리즈의 톰 홀랜드, 디언즈오브갤럭시 시리즈와 어벤져스 시리즈에 출연한 크리스 프랫이 주연 캐릭터를 연기한다.

한편, 지난해 국내 극장 관객 수는 2억668만명으로 전년 대비 4.8% 성장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구 1인당 연평균 영화 관람횟수는 4.37회로 세계 1위를 기록했다.

[이선목 기자 letsw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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