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코로나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2년 가까이 못 본 사람들도 있어 만나기로 했다”며 “룸(방)이 있고 분위기가 깔끔한 식당을 가려 하는데 일주일 전에 예약해도 안 된다고 한다. 사람들이 원하는 게 다 비슷한가 보다”고 했다.
도원의 츄셩뤄 수석 셰프는 “일식이든 중식이든 오마카세는 요리사가 이름을 걸고 직접 식재료를 골라 일일이 검수를 하고 요리하기 때문에 가장 신선하고 믿을 수 있는 요리를 드시는 것”이라며 “코로나 이후 오마카세 인기가 높아진 것도 건강에 대한 관심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서울 시내와 여의도, 강남 등에 위치한 유명 일식 오마카세 식당들은 코로나19 재확산에도 불구하고 특수를 맞고 있다. 직장인 박모(38)씨는 “친구와 송년회 겸 여의도에 유명하다는 오마카세 집을 가보려고 하는데 한 달 전에 예약이 끝났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혹시 취소되는 팀이 생기면 연락을 주겠다고 해서 대기를 걸어 놨다”고 말했다.
어두운 조명의 이국적인 인테리어와 쯔란갈비·산라분·합이포개면 등 일반 중식당에서 보기 어려운 이색 메뉴를 선보이는 ‘덕후선생’ 역시 크리스마스 이브와 당일, 주말은 모두 예약이 마감됐고 평일도 룸은 모두 찬 상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이런 현상에 대해 “코로나 위험이 여전하지만 온라인 교류에 지친 사람들이 ‘만남’의 가치에 목말라하고 함께 특별한 경험을 하고 싶어 한다”며 “거기에 가장 적합한 것이 음식인 만큼 조금 비싸더라도 그런 가치를 주는 식당들에 아낌없이 투자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코로나가 끝나더라도 이런 트렌드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음식 자체로 높은 완성도를 갖거나 새로운 고객체험을 제공하지 못하는 식당들은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