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철강 생산 15개월만에 최저…포스코·현대제철 화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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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24. 오전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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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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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이 지난달 15개월만에 조강 생산량 최저치를 찍으면서 국내 철강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높은 수요가 유지되는 상태에서 저가 중국산 철강재 유입이 줄어들고 원자재인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보다 약 40% 떨어졌기 때문이다.

23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7월 조강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4% 감소한 8679만 톤을 기록했다. 일평균 조강생산량은 280만 톤으로 지난달보다 10.5% 감소했다.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와 견줄 수 있는 낙폭이다.

중국 정부의 하반기 조강 감산 정책이 효과를 발휘했다. 지난 6월 말부터 중국 지방정부는 탄소배출 저감을 위해 역내 철강사를 대상으로 감산을 요청했다. 올해 조강 생산량을 지난해 생산량인 10억6000만톤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목표다. 중국의 상반기 조강 생산량은 5억6000만톤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하반기에 6000만톤을 감산해야 한다. 지난해 포스코와 현대제철의 조강 생산량을 합하면 6000만톤이다.

중국이 조강 감산을 서두르는 것은 내년 2월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 때문이다. 올림픽 때 맑은 하늘을 연출하기 위해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전 세계 조강 생산량의 8%를 차지하는 중국 탕산시는 이달부터 '탕산시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대기질 보장 시행 방안'을 발표해 공개 의견 수렴 절차를 진행 중이다. 탕산시는 지난해 연간 1억4407만톤 규모의 철강을 생산했지만 올해 생산량은 1억3170만톤으로 제한되고 내년 3월까지 생산량을 늘리지 못한다.

중국이 철강 생산을 줄이면서 지난 3월부터 최고가를 경신하던 철광석 가격도 지난달을 기점으로 떨어지기 시작했다. 산업통상자원부 원자재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톤당 221달러였던 철광석 가격은 지난 19일 132.6달러로 40.3%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초 이후 약 9개월만의 최저치다.

원자재 값이 떨어졌지만 국내 철강재 가격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조선, 자동차, 건설 등에서 철강재 수요가 여전히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가 중국산 철강재 유입까지 줄면서 철강재 가격 인상에 제동을 걸 요인이 사라졌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등에 사용하는 열연강판의 국내 유통가격은 지난달 톤당 130만원에서 이달 132만원으로 올랐다. 같은 기간 철근 가격은 톤당 106만원에서 122만원으로 올랐다. 건설 자재로 주로 쓰이는 H형강 가격 역시 톤당 125만원에서 127만원으로 올랐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국내 철강업계는 철광석 가격이 떨어지더라도 철강재 가격이 연내 하락하긴 어려울 것으로 본다. 원료탄 가격이 높게 유지되고 있고 공급이 수요에 못 미치는 상황인 만큼 가격이 떨어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조선업계와의 조선용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철강업계가 제시한 가격에 맞춰 상반기보다 가격이 40~60% 오를 것으로 관측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중국 철강 감산으로 원자재 가격도 낮아지고 내수 시장 대응도 유리해졌다"며 "앞으로도 중국은 무조건 철강을 많이 생산해 수출하기보다 환경 영향과 철강재 가격 등을 고려해 철강 생산을 조절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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