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식 수석대변인, 해당 기자 소속 매체에 “송구, 미안하다” 사과 전해
[미디어오늘 노지민 기자]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 박원순 서울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당 차원 대응을 물은 기자에게 "예의 없다" "후레자식"이라 발언해 논란이 된 가운데, 강훈식 수석대변인이 해당 언론사 측에 사과의 뜻을 전했다.
강 수석대변인은 10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제가 수석대변인을 맡고 있으니 '송구하다, 해당 기자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해 달라'고 말씀 드렸다"고 밝혔다. 강 대변인은 이날 오후 해당 언론사에 전화를 걸어 면구하다, 송구하다며 거듭 사과 뜻을 밝혔다고 알려졌다.
문제의 발언은 이해찬 대표가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기자들 질문에 응하던 중 나왔다. 고인 빈소에서 나와 심경을 밝히던 이 대표는 "고인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는데 당 차원에서 대응할 계획은 없으신가"라는 뉴시스 기자의 질문에 "그건 예의가 아니다"라며 언성을 높였다. 이후 다른 질문이 이어졌으나 이 대표는 해당 질문을 한 기자를 노려보며 "그런 걸 이 자리에서 예의라고 하나. 최소한 가릴 게 있다"며 "후레자식 같으니라고"라고 말한 뒤 자리를 떠났다.
후레자식은 "배운 데 없이 제풀로 막되게 자라 교양이나 버릇이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을 뜻한다. '홀(어머니)의 자식'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지며 '아비 없는 후레자식'과 같이 사용돼 부모가 없거나 한부모에서 자란 이들을 비하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현장에 동석하지 않았던 강 대변인은 뉴시스 측으로부터 전후관계를 전해들은 뒤 사과의 뜻을 밝혔다고 했다. 강 대변인은 "오늘 오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 끝나고 백브리핑할 때 첫 질문이 그거(당 차원 대응)여서 사자에 대한 명예 부분이 있으니 오늘 그런 이야기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오늘은 고인을 추도하는 데 집중해 달라고 요청드렸다. 회의에서 당대표와 원내대표만이 그 말씀(고인 애도)을 하신 것도 그런 취지로 이해해 달라고 말씀드렸는데 현장에서 질문한 분은 그 이야기를 못 들은 야당 출입기자였더라"며 "어쨌든 대표가 그렇게 이야기하셨고 언론사 측에서 전화로 앞뒤 사정을 말씀 주셨다"고 설명했다.
뉴시스 측은 "당시 자리에서 못할 질문을 한 건 아니지만 질문에도 때와 장소가 있고 흐름이 있는데 이해찬 대표 입장에선 오랜 동료가 죽어서 애통한 심정을 토로한 직후에 바로 성추행에 대한 질문이 나오니까 감정이 격앙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의도를 갖고 고인을 모욕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질문은 아닌데 어제부터 여러 상황에 비춰 유족 측이나 당에서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언론 자유나 권리 차원에서의 항의 차원이라기보다는 양자 간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현장에) 취재진이 여럿 있었으니 언론에 누적된 감정이 그 질문을 계기로 촉발된 거 같은데 추모일색으로 흘러가는 건 문제가 아니냐고 기사를 썼으니 참고하시라"고 전했다.
노지민 기자
[네이버 메인에서 미디어오늘 구독하기]
[네이버 TV에서 미디어오늘 바로가기]
<Copyright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