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수출 14개월 연속 마이너스… 일평균 수출은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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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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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이 14개월 연속 하락하며 2016년 이래 최장기간 마이너스세를 보였다. 일평균 수출이 반등하면서 다음달부턴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기대감도 나오지만, 이른바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일 지난달 수출이 동기 대비 6.1% 감소한 433억50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한국 수출은 2018년 12월부터 계속 하락세를 그리며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19개월 연속 하강곡선을 그린 이후 최장기간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 수출이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이른 설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다. 지난해 2월에 있던 설연휴가 올해 빨라지며 조업일수가 2.5일 줄었다. 조업일수가 많을수록 수출량이 늘어나는 구조상 지난해 같은 달 대비 불리할 수밖에 없다. 지난 1월 수출을 조업일수 영향을 배제하고 일평균으로 따지면 동기 대비 4.8% 늘어난 20억2000만달러다.

이는 지난해 일평균 수출액인 19억9000만달러를 넘어선 액수로, 14개월 만의 첫 상승이기도 하다. 무역 1조달러 시대를 연 2017∼2018년 일평균 수출은 20억달러를 웃돌았다. 이 추세라면 설이 없어 지난해 2월보다 조업일수가 많은 다음달에 수출이 상승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주요 20대 품목 중 일평균 수출이 늘어난 품목은 반도체, 일반기계, 석유제품, 선박, 컴퓨터, 플라스틱제품, 바이오·헬스, 화장품, 로봇 등 9개다. 특히 반도체 수출 상승세가 고무적이다. 반도체 수출은 3.4% 감소했으나 감소율 자체는 2018년 12월 이후 14개월 만의 최저치이며, 일평균 수출로만 보면 오히려 7.8% 증가했다.

다만, 연일 확산하고 있는 우한 폐렴이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일단 지난달 지표에는 우한 폐렴이 미친 영향이 거의 없다고 파악됐고, 지난해 한국의 총 수출액 6049억달러 중 후베이성으로 한 수출은 17억6000만달러로 전체의 0.3%에 불과했다. 그러나 우한 폐렴 악재가 길어진다면 대중국 수출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회복세를 타기 시작한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우한 폐렴 확산 방지 차원에서 대규모 인구가 한 번에 이동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 지난달 30일까지이던 춘제(중국 설) 연휴기간을 오는 2일(일부 지역 오는 9일)까지 연장했다. 정부는 중국의 경제활동이 본격 재개되는 춘제 이후 우한 폐렴이 수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달 28일 실물경제 대책반을 가동하고 오는 3일 산업부 장관 주재로 긴급수출상황점검회의를 개최하는 등 대비하고 있다.

한편, 일본의 수출규제가 7개월째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달 대일 수출은 6.4% 감소했고 수입은 21.9% 줄었다. 대일 무역적자는 7억2000만달러로 2001년 6월 이후 최소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기준, 한국의 대일 수출 감소율(-5.6%)보다 일본의 대한국 수출 하락폭(-16.2%)이 더 크게 나타나 한국보다는 일본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큰 것으로 판단됐다.

박유빈 기자 yb@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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