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안찌는 체질? 선망은 그만!

입력
수정2020.08.31. 오후 4:37
기사원문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경향신문]
당뇨, 갑상선질환 등 건강 이상 의심해야

‘아무리 먹어도 살찌지 않는 몸’은 선망의 대상이다. 많이 먹으면 살이 찌는 게 당연하거늘 마른 몸매를 유지해야한다는 사회적강박이 그릇된 인식을 낳은 것이다.

최근 미디어는 이를 더 부추기는 모양새다. 몸매비결을 '살안찌는체질'로 꼽는 연예인들의 말을 마치 대단한 일이라는 듯 헤드라인에 내세우는 것은 오래전부터 계속돼왔다. 미디어의 주요콘텐츠로 자리잡은 '먹방'은 말랐거나 보통몸매를 가진 유명인들이 엄청난 양의 고칼로리음식을 태연하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끊임없이 비춘다.

전대영(남, 만26세)씨는 “다이어트 중엔 아무 음식을 먹을 수 없으니 유튜브먹방으로 대리만족을 느낀다”며 “그런데 유튜버들이 어마어마한 양을 먹는데도 비만이 아닌 것을 보면 부럽고 나도 그렇게 되고 싶단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것은 대사성질환의 한 증상일 수 있어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분위기에 심히 우려를 표한다.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건 건강이상신호인데 이를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의심해볼 수 있는 대표적 질환은 대사성질환이다. 대사성질환은 대사(생명유지에 필요한 에너지의 사용)작용이 올바르게 작동하지 않아 발생한다. ▲당뇨 ▲갑상선기능항진증 ▲심장병 ▲고혈압 등이 해당한다. 이 중 살이 찌지 않을 때 의심해야 할 질환은 당뇨와 갑상선기능항진증이다.

당뇨는 혈당(혈액 속의 포도당농도)이 지나치게 높은 상태다. 국제성모병원 가정의학과 황희진 교수는 “당뇨병 초기에는 혈액 속 포도당을 배출하기 위해 소변이 많이 나온다”며 “주요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계속 빠져나가 살이 자꾸 빠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 갑상선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필요이상으로 많이 분비돼 발생한다. 이때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에너지대사가 지나치게 높아져 살이 빠지는 것이다.

황희진 교수는 “살이 찌지 않는 이유가 이 질환의 증상에 해당한다면 지체 없이 경구혈당강하제, 항갑상선제 등 적합한 치료제로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관리해야한다”고 말했다.

저체중이 비만보다 더 위험하다는 연구결과도 보고됐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유근영 교수팀에 따르면 저체중그룹의 사망위험도가 비만그룹의 1.9배였다. 전문가들은 “저체중은 그야말로 몸속 영양분이 부족한 상태로 골다공증위험이 크고 면역세포기능도 떨어져 감염성질환에 쉽게 노출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황희진 교수는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양질의 수면과 스트레스 감소전략이 가장 중요하며 어려움을 겪을 경우 의사의 도움을 받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헬스경향 김보람 기자 rambo502@k-health.com


▶ 장도리 | 그림마당 보기
▶ 경향신문 바로가기▶ 경향신문 구독신청하기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생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