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뜨거워진 커피전문점 M&A…할리스도 매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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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08.21.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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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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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리스커피 보유 IMM PE
3년여 만에 매각작업 착수
매각가 2000억 중반 예상

투썸플레이스·커피빈 이어
공차까지 새주인 찾을듯
해외식품사도 韓시장 노크


사모펀드(PEF) 운용사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가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 할리스커피(할리스에프앤비) 매각을 다시 추진하고 나섰다.

실적이 호전되고, 경쟁 업체들도 인수·합병(M&A) 시장에서 잇달아 거래되고 있어 매각에 적절한 시기란 평가가 나온다. 올 들어 투썸플레이스와 커피빈이 새로운 주인을 맞이했으며 버블티 업체 공차도 막판 협상을 벌이는 등 커피전문점이 M&A 시장의 주인공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MM PE는 할리스커피를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매각 주간사를 선정한 뒤 잠재 원매자들을 대상으로 사전 마케팅을 펼치는 중이다. 예상 매각가격은 2000억원대 중반 수준으로 거론된다.

시장 관계자는 "IMM PE가 매각과 관련해 예비입찰 등 공식 절차를 밟고 있진 않지만 유력 매수자들을 계속해서 찾고 있다"며 "해외 전략적투자자(SI)들의 관심이 비교적 높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IMM PE는 3년 전부터 할리스커피 매각을 저울질해왔다. 2016년 도이치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한 뒤 국내외 투자자 10여 곳과 논의한 게 출발이었다. 하지만 적정가격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이후에도 국내 대형 회계법인들이 할리스커피의 적정 인수자를 물색하는 작업이 있었지만 적극적인 곳을 찾지 못했다.

2013년 IMM PE는 블라인드펀드 '아이엠엠 로즈골드2호'를 통해 할리스커피를 사들였다. 당시 총 450억원을 들여 인수했으며, 이듬해 37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도 단행했다. 매각 협상이 결렬된 이후 2016년과 2017년 두 차례 자본재조정(리캡)에 나서 투자금의 일부를 회수했다.

IMM PE가 할리스커피 재매각에 나선 이유는 펀드의 청산 시점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아이엠엠 로즈골드2호는 IMM PE가 7년 전 7361억원 규모로 결성한 블라인드펀드로 내년 만기를 맞는다. 펀드 포트폴리오인 대한전선과 태림포장, 태림페이퍼도 M&A 시장에 매물로 나와 있다.

최근 할리스커피의 실적 추이가 우상향을 그리는 점은 매각 가능성을 높이는 대목이다. 2018년 말 기준 회사의 매출액은 1549억원, 영업이익은 163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9%, 영업이익은 6% 증가했다. 인수 시점인 2013년 매출액이 685억원, 영업이익이 70억원 정도였던 점을 고려하면 비약적인 성장을 거둔 셈이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분야처럼 성장 잠재력이 크지는 않지만 할리스커피는 시그니처 매장과 점포별 차별화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꾸준히 내고 있다"며 "비슷한 사업을 펼치는 업체들 입장에서 시너지 효과를 헤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들이 잇달아 새로운 주인을 맞이한 점도 호재로 평가된다. 식음료 프랜차이즈가 '돈이 안 된다'는 일부 기관투자가들의 시선을 불식할 수 있어서다. 지난 4월 CJ그룹은 투썸플레이스 경영권을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에 넘겼다.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한국 커피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해 지난해 투썸 지분 40%를 취득한 데 이어 잔여 지분까지 사들였다.

지난달 미래에셋자산운용 PEF 컨소시엄은 보유 중인 커피빈의 지분을 필리핀 졸리비 푸드와 베트남 비엣타이에 매각했다. 거래규모는 약 3억5000만달러(약 4100억원)이며 졸리비 푸드가 80%, 비엣타이가 20%씩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밀크티 브랜드 공차를 보유 중인 유니슨캐피탈도 미국계 사모펀드 TA어소시에이츠와 막판 협상을 벌이고 있다.

국내 소비자들의 커피 선호도가 높은 편인 점도 매력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성인인구의 연간 국내 1인당 커피 소비량은 약 353잔에 달했다.

이는 세계 인구의 평균 소비량(132잔) 대비 3배 가까이 많은 규모다. 더불어 현재 7조원 정도로 추정되는 커피산업 시장 규모 역시 향후 5년 동안 9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M&A 시장에서 커피 산업을 계속해서 주목할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또 다른 시장 관계자는 "일반 대중들은 수많은 커피 프랜차이즈를 보면서 관련 산업의 성장성이 떨어진다고 간주하지만 커피전문점이 지닌 안정적인 수익성과 브랜드 가치는 생각 이상으로 탁월하다"며 "할리스커피 역시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만큼 매수자를 찾는 건 시간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석 기자 /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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