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비고만 쳐도 CJ제일제당이 딱"…증권앱 '쉬운 종목검색' 경쟁 치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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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08.19. 오전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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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은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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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증권 키워드 검색 서비스

'종목' 표현 대신 '회사·주식' 사용
2030에 맞춰 어려운 용어 바꿔

KB증권, '쉬운 MTS 앱' 내놔
카카오페이증권앱도 연내 가세
토스 앱 주식 화면 캡처.
1993년 삼성증권은 942㎡ 규모 개포지점을 열면서 객장에 간이 골프연습장을 만들었다. 증시 활황에 개인투자자가 늘자 증권사별로 점포환경개선팀 같은 조직을 꾸려 객장 새 단장 경쟁에 열을 올렸다. 고객들의 발길을 잡기 위해 객장에 무료 비디오테이프 대여소를 조성한 곳도 있었다. 하지만 2000년 초 신생 회사 키움닷컴증권(키움증권)이 홈트레이딩시스템(HTS) 영웅문을 앞세워 젊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면서 전쟁터는 오프라인 객장에서 온라인으로 옮겨갔다.

2021년에는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을 둘러싼 증권사 간 전쟁이 한창이다. 특히 ‘쉽고 편한 검색’이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작년 동학개미운동으로 주식시장에 진입한 ‘주린이(주식+어린이)’를 잡기 위해서다.

토스증권의 등장은 MTS 검색 기능 강화의 결정적 계기가 됐다. 토스증권은 지난 3월 출시 이후 석 달 만에 가입자 수가 350만 명을 넘어섰다. 6월에는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금융 앱 월 사용자 수 1위에 올랐다. ‘쉬운 주식 투자’를 표방하는 토스증권의 강점은 검색 엔진에 있다. 정확한 종목명을 검색해야 매매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는 기존 MTS와는 달리 ‘비비고’만 검색해도 “비비고는 2개 회사와 관련이 있다”며 CJ제일제당, CJ씨푸드를 찾아준다. ‘BTS’를 찾으면 ‘하이브’가 뜨고 최근 30일간 언론사 기사에서 하이브와 함께 언급된 종목도 제시한다. 토스증권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2200여 개 상장사의 재무제표를 분석해 한국증권거래소의 분류(57개)보다 네 배 많은 234개로 업종을 세분화했다”며 “사업보고서 등에 언급된 브랜드명도 일일이 입력해 데이터로 활용 중이고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상대적으로 어려운 ‘종목'이란 단어 대신 ‘회사’와 ‘주식’으로, ‘매수’ 대신 ‘구매하기’로 용어도 쉽게 바꿨다.

기존 증권사들도 간편 앱을 따로 출시하면서 검색 기능을 강화하고 나섰다. 6월 KB증권은 이스트소프트의 자회사인 줌인터넷과 세운 합작법인 프로젝트 바닐라를 통해 새로운 MTS ‘바닐라’를 출시했다. 국내 3위 검색포털 줌인터넷이 보유한 인공지능(AI) 기술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이다. 신한금융투자도 MTS ‘신한알파’를 업그레이드하면서 앱 내 검색 기능 강화를 통해 원하는 메뉴·서비스를 빠르고 쉽게 찾아 이용할 수 있게 했다.

다만 이 종목 검색 결과의 정확성은 아직 보완이 필요한 상태다. 앱별로 동일한 검색어에 대해서도 제시하는 종목이 다르다. 예컨대 토스증권에서 ‘라면’을 찾으면 오뚜기, 농심, 삼양식품 세 종목만 뜨지만 바닐라에서 동일한 검색어를 넣으면 그 외에 농심홀딩스, 풀무원, 호텔신라도 나온다. 호텔신라의 경우 대표 브랜드인 신‘라면’세점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주린이들의 투자 편의성을 높여주기 위한 장치지만 주문 착오 리스크도 공존하는 셈”이라며 “기존 HTS, MTS가 정확한 종목명을 검색했을 때만 해당 종목 화면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한 건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 간 MTS 간편 앱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연내 출시 예정인 카카오페이증권 앱에 대한 업계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카카오페이증권은 별도 MTS를 아직 내놓지도 않았지만 카카오톡 플랫폼을 무기로 계좌 개설자 수가 500만 명을 돌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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