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금리로 갈아탈까…"0.5%p 이내면 고려해야" vs "상황 더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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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1.11.07. 오전 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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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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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명중 7명 변동금리…"금리 더 오를 것 고정금리 고려해야"
"시장금리 고점…자칫 장기간 고금리 부담할 수도" 신중론도
경기도의 한 은행 앞에 대출 관련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1.10.26/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올해초 시중은행에서 연 3%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직장인 A씨. 시장금리가 연일 오르고 있다는 소식에 이번달 이자는 얼마나 오를지 벌써부터 속이 쓰리다. 앞으로도 금리는 계속 오른다는데, 이자를 더 내는 한이 있어도 금리 상승에 대한 걱정이 없는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나 싶다.

한국은행의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등으로 시장금리가 급격히 상승하면서 변동금리로 대출을 받은 대출자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은행권 전문가들은 고정금리와 변동금리의 금리차가 0.50%포인트(p) 이내로 좁혀질 경우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을 추천한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시장금리 바로미터인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월말 연 0.970%에서 지난 4일 2.040%로 치솟았다. 같은 기간 은행권 신용대출 기준금리인 은행채 1년물 금리는 0.889%에서 1.768%로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인 신규코픽스는 1월 0.86%에서 9월 1.16%으로 올랐다.

시장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은행 창구에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시기를 물어보는 대출자들이 많아졌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9월말 잔액 기준 변동금리 대출자 비중은 전체의 74.9%로 2014년 4월 76.2% 이후 가장 높았다. 대출자 10명중 7명은 올해 들어 이자 부담이 크게 늘었다는 얘기다.

은행권 대출 전문가들은 고정금리로 갈아타기에 앞서 변동금리 상품과의 금리차이를 따져보라고 조언한다. 만약 차이가 0.5%p 이내라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는 것도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은행이 내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를 0.5%p 가량 올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다, 내년엔 미국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 시장금리가 계속해서 오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5일 기준 A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중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상품의 금리차는 1.06%p, B은행은 0.55%p로 나타났다. 변동금리 상품의 기준금리인 신규코픽스의 10월분이 반영되지 않은 수치라 향후 더 좁혀질 수 있다.

한 시중은행 프라이빗뱅커(PB)는 "미국이 내년에 기준금리를 올릴 예정인데, 한국도 따라갈 수밖에 없어 시장금리는 계속 오를 것"이라며 "혼합형(고정금리)으로 전환하면 금리가 소폭 오르지만, 일단 갈아타면 당장 3년은 금리 상승에 따른 이자 부담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어 "혹여나 금리가 내리더라도 중도상환수수료가 면제되는 3년차에 다시 결정하면 된다"고 말했다.

만약 고정금리로 갈아탄다면 올해 안에 전환하는 게 유리하다. 내년부터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2단계 규제에 따라 총 대출액이 2억원을 넘는 대출자는 연간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으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다. 대환은 '신규대출'로 분류돼 내년에 갈아탈 경우 DSR 40% 규제를 받는다.

◇ "시장금리 이미 고점, 중도상환수수료도 고려해야" 신중론도 제기

그러나 일각에선 시장 상황을 충분히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지금의 시장금리는 이미 내년 상승분까지 반영한 상태라 향후 큰 폭으로 오를 확률이 낮다는 것이다. 특히 올 하반기엔 은행권이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를 지키기 위해 가산금리를 올렸던 만큼 내년엔 평소 수준으로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

고정금리로 갈아타야 하는 대출자들은 중도상환수수료도 고려해야 한다. 시중은행들은 자행 상품에 한해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갈아타도 중도상환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타행으로 갈아타는 대출자는 중도상환 수수료를 내야한다. 은행권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은 1.2%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향후 조정국면에 접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데, 자칫 성급하게 갈아탈 경우 장기간 높은 이자를 부담할 수 있다"며 "시장 상황을 좀 지켜보고 판단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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