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예배 모임이 칼이 되어 이웃의 목숨을 위태롭게 하면 모이지 않는 것이 신앙입니다"
충청남도 천안시에 있는 안서교회 고태진 담임 목사가 지난 21일 교회 앞에 붙인 안내문입니다.
해당 교회는 모든 모임을 잠시 미루고 가정 예배로 바꿨습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번지고 있는데도 일부 교회는 대면 예배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누리꾼들은 "개신교인으로서 예배에 대한 신념과 공동체로서 이웃에 대한 사랑이 전부 느껴진다", "이런 교회가 더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진정 훌륭한 목사님", "모든 교회가 나쁘게만 비쳐 안타깝던데, 이렇게 조용히 실천하시고 묵묵히 이끌어가시는 목사님들 응원해드리고 싶네요"라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고 목사는 오늘(1일) 취재진과 전화 통화에서 "당연하고 상식적인 건데, 너무 부끄럽다"고 말했습니다.
고 목사는 일부 교회에서 대면 예배를 강행하는 것에 대해 "교회가 사회의 걱정거리가 되고, 혐오 대상이 돼 안타깝다"며 "예배에 목숨 걸듯이 나라와 사회를 위해 같은 시선으로 바라봤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교리의 감옥에 갇혀 있는 그런 상황이 아닌가 싶다"며 "좀 자유로워지면 좋을 텐데, 왜 다 메어놓는지 모르겠다.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습니다.
고 목사는 비대면 예배에 반대하는 교인들에겐 "'우리 가족 중에서도 자영업자가 분명 있을 텐데 그들이 받는 고통과 더운 날 고생하는 의료진들의 모습을 생각해보자'며 설득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은 소리 없이 고통 속에서 아파하고 탄식하는 이웃과 같이 애통해하는 때 아니냐"며 "위기일 때 염려의 대상이 되지 말고 사회의 근심거리로 전락하지 말고 그들을 격려하고 북돋아 주는 마중 꾼이 되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과 일부 지자체에서는 비대면 예배만 할 수 있습니다.
한류경 기자 (han.ryukyoung@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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