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19.5% 폭등… 美, 비축유 긴급 방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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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주요 석유시설 피폭/ 여파 정부 “당장 원유 수급 차질 없어”

복구 언제나… 15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동부 부크야크 지역의 아브카이크 탈황 석유시설이 전날 발생한 무인기(드론) 공격으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등 피해를 입은 모습.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석유 시설과 유전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되면서 국제유가가 원유 거래 시장에서 급등했다.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인 사우디의 원유 생산과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국제 원유 시장이 수급 불안으로 크게 출렁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15일(현지시간) 세계 에너지 공급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SPR)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장중 한때 20% 가까이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SPR 방출 소식이 알려진 후 다소 안정됐다.

16일 싱가포르거래소에서 국제유가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은 개장과 함께 전날 대비 19.5%(11.73달러) 급등한 배럴당 71.95달러로 거래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10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도 배럴당 63.34달러로 전장 대비 15.5% 상승한 가격으로 거래를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부크야크에 위치한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의 원유 정제시설 아브카이크에서 거대한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이 14일(현지시간) 위성에 포착됐다. 부크야크=AP연합뉴스
드론 공격으로 파손된 시설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공격으로 전 세계 원유 공급량의 약 5%에 해당하는 570만배럴의 원유 생산이 중단됐다. 미국 정부, 디지털글로브 제공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국제유가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미국의 SPR 방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텍사스와 다른 여러 주에서 현재 허가 과정에 있는 송유관의 승인을 신속히 처리하도록 모든 관련 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SPR 보유량은 6억6000만배럴에 달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성명을 내고 “세계 원유 시장은 현재로선 재고가 충분해 공급은 잘 이뤄질 것”이라며 “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사우디 당국, 주요 산유국과 수입국과 연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피해를 본 시설의 조기 복구 방침을 밝혔으나 석유 수출을 정상화하는 데 며칠 또는 몇 주일이 걸릴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그러나 국제 에너지 시장과 글로벌 경제가 쇼크 상태에 빠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NYT가 보도했다. 사우디가 전 세계 여러 곳에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비축해두고 있어 산유량 부족분을 대체할 수 있으며 미국과 다른 산유국들의 전략비축유 방출로 장기적인 타격은 예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번 사태와 관련, 당장 원유 수급에 차질이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밝혔다. 주영준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이날 서울 광화문 무역보험공사에서 업계와 긴급회의를 갖고 “현재 국내 원유도입의 경우 단기적으로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하지만 사태 장기화 시 수급 차질 가능성이 있으며, 국제유가의 단기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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