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行' 정경심, 페북에 박노해 詩 올리며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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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9.10.14. 오후 1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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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심씨, 남편 사퇴하자 檢 조사 중단 요청 후 입원

밤 늦게 페북에 박노해 詩 ‘동그란 길로 가다’ 올려

"그러니 담대하라…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14일 오후 조국 법무부 장관의 사퇴 직후 검찰 조사를 중단하고 병원에 입원한 조 장관의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가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박노해 시인의 시와 함께 "감사했다"고 했다.

정씨는 이날 오후 9시쯤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대에게, ‘우리’에게, 그리고 나에게’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올렸다. 정씨는 이 글에서 박노해 시인의 시 ‘동그란 길로 가다' 전문을 올린 뒤, 마지막에 "감사했습니다"라는 인사말을 남겼다. 게시물에는 붉은 노을이 진 한강 사진도 첨부됐다. 시집 ‘노동의 새벽’으로 잘 알려진 박노해 시인은 조 장관이 연루됐던 남한 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의 핵심 인물이었다.

/정경심씨 페이스북 캡처

정씨가 올린 박노해 시인의 시 ‘동그란 길로 가다' 전문은 다음과 같다.

"누구도 산정에 오래 머물 수는 없다/ 누구도 골짜기에 오래 있을 수는 없다/ 삶은 최고와 최악의 순간들을 지나/유장한 능선을 오르내리며 가는 것/ 절정의 시간도 짧다/ 최악의 시간도 짧다/ 천국의 기쁨도 짧다/ 지옥의 고통도 짧다/ 긴 호흡으로 보면/ 좋을 때도 순간이고 어려울 때도 순간인 것을/ 돌아보면 좋은 게 좋은 것이 아니고/ 나쁜 게 나쁜 것이 아닌 것을/ 삶은 동그란 길을 돌아나가는 것/ 그러니 담대하라/어떤 경우에도 너 자신을 잃지 마라/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위엄을 잃지 마라."

정씨는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서울중앙지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지난 3일 이후 다섯번째 비공개 소환 조사였다. 정씨는 이날 오후 조 장관이 전격 사퇴한 뒤 조사 중단을 요청하고 검찰청을 떠났다. 정씨 측은 "건강이 좋지 않아 병원으로 이동했다"며 "의료진과 상의한 뒤 향후 조사 일정 합의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검찰은 5차 조사가 도중에 중단된 만큼 정씨를 추가 소환해 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백윤미 기자 yu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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