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영향 일가족 자살테러 이틀새 3건이나…인도네시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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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8.05.15. 오후 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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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13~14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 다섯차례 테러로 25명 숨져

2002년 ‘발리 테러’ 이후 잠잠하던 인도네시아 사회 큰 충격

IS 연계조직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 소행 추정

이슬람법에 기초한 국가 건설 주장하며 각종 테러 이어와



일요일인 13일 아침, 디타 우프리아르토와 아내 푸지 쿠스와티는 네 자녀를 밴에 태우고 인도네시아의 2대 도시 수라바야 시내로 진입했다. 오전 7시30분께 한 교회 앞에서 아내와 9살·12살 두 딸을 내려줬다. 세 모녀는 교회로 들어가 몸에 부착한 폭탄을 터뜨렸다. 셋은 그 자리에서 숨지고, 주변에 있던 수십명이 숨지고 다쳤다.

5분 뒤, 디타는 두번째 교회 앞에서 두 아들을 내려준 뒤 차에 탄 채로 폭탄을 터뜨렸다. 다시 큰 폭발이 일어났다. 10대인 두 아들은 오토바이를 타고 세번째 교회로 향했다. 오전 8시, 두 아들 역시 폭탄을 터뜨려 자살 공격을 감행했다.

연속 테러는 끝이 아니었다. 그날 밤 9시15분께 수라바야 근교 소도시 시도아르조의 오래된 아파트에서 네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11~17살 자녀 넷과 부모 등 6명이 숨지거나 다친 채로 발견됐다. 아직 숨이 남아 있던 아버지가 폭탄을 터뜨리려 하자 출동한 경찰이 그를 사살했다. 현지 경찰은 “이 남자는 오전에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디타의 친구이며, 둘은 같은 종류의 폭탄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14일 오전 9시5분에 다섯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이번 표적은 수라바야 경찰서였다. 5명의 가족을 태운 오토바이 2대가 경찰서 정문에서 폭발했다. 오토바이에 탔던 일가족 네명이 숨지고 8살 딸은 크게 다쳤다. 13~14일 이틀 동안 발생한 다섯차례 폭발로 공격자 13명을 포함해 25명이 숨졌다.

이틀 새 세 가족이 일으킨 다섯번의 끔찍한 테러로 인도네시아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티토 카르나비안 인도네시아 경찰청장은 14일 “이번 사건을 일으킨 이들은 이슬람국가(IS)와 관련된 과격파 집단 ‘자마 안샤룻 다울라’(JAD)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이슬람을 국교를 정하지 않고 세속주의를 유지하는 인도네시아 정부와 기독교 등을 공격 대상으로 삼아왔다. <아에프페>(AFP) 통신은 수감 중인 아만 압두라만이 이 조직의 수뇌라고 전했다. 경찰은 이들이 2016년 1월 발생한 자카르타 시내 폭탄 테러와 2017년 5월 버스정류장 자살폭탄 테러에도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02년 발리 테러 이후 테러 조직에 대한 집중 단속을 이어왔다. 한동안 잠잠하던 테러는 시리아 내전으로 이슬람국가가 세력을 키우기 시작한 2014년께부터 증가세다. 세 건의 폭탄 테러를 한 다타의 가족은 시리아에 있다가 돌아온 것으로 조사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슬람국가 지배 지역에 머문 경험이 있는 인도네시아인은 1100여명으로, 그중 500여명이 귀국했다고 밝혔다.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연쇄 테러를 비난하며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치안당국이 용의자를 예비구금할 수 있는 테러방지법 개정안을 속히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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