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대통령은 헌법 상 직위만 유지할 듯
5일(현지시간) 스페인 일간 라방가르디아는 월터 브라가 네투 브라질 육군 참모 총장이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 대신 연방정부를 총괄하게 됐다고 브라질 온라인 군사전문 매체 데펜사넷을 인용해 이날 전했다. 이는 연방정부 각 부처 장관과, 군 고위 관계자, 대통령 간 합의를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헌법상 공식 대통령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으로 유지된다는 점에서 군부 쿠데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이 이 합의에 동의했는지 여부는 공식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이어 2일 브라질 진보 성향 온라인 매체인 '브라질 247'역시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3일에는 아르헨티나 언론 엘데스타페의 호라시오 베르비트스키 기자도 "브라질 고위 장군이 아르헨티나 장군과 통화하면서 브라질은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결정을 따르지 않고 네투 총장이 '운영 대통령' 이 된다고 통보했다"면서 "다만 이는 두 장군이 전화하면서 주고받은 비공식 정보"라고 전했다.
대통령은 코로나19 희생자 수가 늘어나는 가운데서도 "미안하지만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 그게 인생이다"라고 말해 논란을 샀다. 취지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을 하자는 것이지만 바이러스가 빠르게 확산될 것이라는 보건부 등 경고를 무시한 발언이었다.
브라질은 중남미에서 가장 인구·경제 규모가 크지만 공공 의료 시스템이 빈약하다는 점에서 코로나19가 치명타가 될 것이라는 불안감이 크다. 파벨라(favela)에서는 특히 코로나19가 시한폭탄이다. 파벨라는 수도 브라질리아와 경제 도시 상파울루, 관광지로도 유명한 리우데 자네이루 등 대도시에 자리한 거대 빈민촌이다. 이밖에 아마존 우림 지역에서도 원주민 감염자가 나와 일대가 긴장하는 모양새다.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지난 해 1월 취임 후 아마존 우림을 비롯한 외딴 지역에서 일하는 쿠바 의사들을 대거 추방했고 이 때문에 생긴 의료 공백이 이어지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가 확산되면 특히 빈민층과 원주민 등이 가장 많이 희생될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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