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경험 많을수록 DLF엔 적게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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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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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無경험 개인 1억7200만 투자
30건 이상 유경험자보다 많아
“정기예금 수준 안정성”에 경계 허물어
지난 1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 앞에서 열린 'DLS·DLF 판매 국정조사 및 피해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피해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준규 기자] 해외금리 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를 대거 판매한 우리은행과 KEB하나은행이 ‘정기예금 수준의 안정성’을 주요한 판매전략으로 내세우며 평범한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안정적 투자성향을 지닌 고객에게 고위험 DLF를 권유하는 전략이 판매 우수사례로 꼽히기까지 했다.

당국은 이런 판매방식을 투자 경험이 적은 개인고객들도 대거 DLF에 손을 댄 배경으로 판단했다. 자칫 투자원금 전부가 날아갈 수 있는 리스크는 숨겨지면서, ‘정기예금’의 안정성을 추구하던 평범한 고객들은 경계를 허물었다.

현재 우리·하나은행을 검사하고 있는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투자경험이 부족한 개인들이 DLF에 더 많이 돈을 댔다. DLF와 비슷한 고위험 투자상품(ELF, ELT 등)에 투자했던 경험이 전혀 없는 고객들은 1인당 평균 1억7200만원을 부었다.

1인당 투자금이 가장 많은 그룹은 투자경험이 6~10건인 이들이었다. 평균 2억원을 DLF에 투자했다.

반면 투자 이력만 31건을 넘는 투자자들은 한 사람이 평균 1억6800만원을 투자했다. 노련한 투자자들은 오히려 보수적인 수준에서 투자규모를 잡은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고위험 상품에 투자한 경험이 많을수록 손실 가능성을 감안하고 분산투자를 하려는 판단력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불충분하게 상품을 이해한 뒤 금융자산 상당수를 맡긴 고객들은 구제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실제 피해자들 가운데선 DLF라는 상품을 처음 접한 이들이 많다. 전세보증금이나 만기 도래한 정기예금 등을 예치할 상품을 찾다가 DLF 투자를 권유받은 사례들이 여럿이다.

서울 양천구에 있는 한 우리은행 지점에서 DLF에 가입한 박 모씨는 “창구에서 원금보장 정기예금 상품을 문의했는데 직원이 상담실 안내했고 DLF를 권유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안정적이면서 이자도 더 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2억원을 투자했다.

금감원이 접수한 분쟁조정 사례 중에는 은행직원이 고객의 투자성향을 공격투자형으로 임의 작성해 계약을 맺은 건도 있다. 은행 내부의 상품선정위원회가 DLF를 다룰 때, 평가표 작성을 거부한 일부 위원들 대신 은행 측이 임의로 찬성 의견을 적어넣은 정황도 드러났다.

n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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