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청담동 40년 토박이' 프리마호텔 4천억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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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2.01.27. 오후 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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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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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본주택 전문 호주건설 매입

4000억원대에 매각된 서울 강남구 프리마호텔 전경. [한주형 기자]
1985년 건축돼 서울 강남 도산대로 한복판에서 영업하던 프리마호텔이 매각됐다. 2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청담동 52-3 소재 프리마호텔은 이달 초 4085억5759만원에 매각됐다. 이 호텔 대지면적이 4638.1㎡(약 1405평)인 것을 감안하면 3.3㎡당 2억9119만원에 매각된 셈이다. 대지면적 평당 3억원 가까운 가격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업계에 따르면 매수자는 '모델하우스 왕'으로 불리는 육종택 회장의 호주건설인 것으로 알려졌다. 육 회장은 호주건설 지분 94.6%를 가진 대주주다.

호주건설은 서울 곳곳에 알짜 견본주택 용지를 보유하고 이를 건설사에 임대해 수익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한때 건설업계에서는 '육 회장이 견본주택 용지를 빌려주지 않으면 분양을 할 수 없다'는 말이 돌았을 정도로 육 회장의 영향력이 크다. 전국에 호주건설이 보유한 견본주택 용지는 줄잡아 100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프리마호텔을 사들인 호주건설이 이를 어떻게 개발할지는 아직 미정이다.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호텔을 밀고 고급 펜트하우스를 짓는 것이다. 영동대교 남단 청담동 엘루이호텔 용지에 들어선 펜트하우스 PH129는 전용면적 273㎡가 지난해 3월과 7월에 115억원, 100억원에 각각 거래된 바 있다. '골프 여제' 박인비, 장동건·고소영 부부 등이 소유한 것으로 유명하다. 호주건설의 주특기를 살려 펜트하우스 견본주택으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텔 이름을 바꾸고 영업을 지속할 가능성도 있다. 프리마호텔은 지난 17일부터 4월까지 리모델링을 위해 휴관에 들어간 상태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수자가 쌓아놓은 현금이 워낙 많아 분양사업에 큰 관심이 없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애초 프리마호텔은 부동산자산운용사인 마스턴투자운용에 매각될 예정이었다. 지난해 중순 마스턴투자운용은 프리마호텔 인수를 점찍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인수 직전 단계까지 갔다. 하지만 막판에 양측 의견이 엇갈려 MOU가 해지되고 호텔이 다시 시장에 매물로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활용도가 떨어지는 호텔을 헐어 다른 용도로 다시 건축하는 사례가 앞으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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