깩꾹지(게국지)의 원조 맛집!원조게국지맛이 그립다면 진국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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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1. 21. 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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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만 되면 생각나는 음식이 하나 있으니 그 이름
'게국지'
그 이름에 얽힌 사연하나가 있었으지 지금 부터
살짝~~^^ 시작하겠습니다




10년전 안면도에 사시는 고모에게서 한통의 저나가 옵니다.

"미란아! 고모가 이번 김장하고 게국지좀 담았는데 좀 부쳐줄까?"

"에이구 힘들게 부쳐 주시면 아주 감사히 잘 먹겠습니다"

이틀 후 도착한 게국지는  남자친구에게 저나를 하게 했습니다.

"오늘 우리집으로 와라! 네가 먹어 보지 못한 아주 맛있는 음식이 있는데 혼자 먹기 너무 아깝다"

저나를 끊고 김치통에 담긴 게국지를 너무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며
요걸 어찌 끓일까?.....뚝배기에 담아 먹을 만큼만 끓일까 아님 오랜만에 먹는건데 큰냄비에 넉넉히 끓여 몇일 동안 두고 먹을까 고민하다
결국은 큰냄비에 끓이기로 결정 했습니다.

큰냄비에 게국지를 담고 물을 붓고 끓이려던 찰나 집 초인종이 요란하게 울립니다.

"겁나 빨리도 왔네....뱅기 타고 왔니? ㅋㅋㅋㅋ"

"그나저나 뭐가 그리 맛있는거라고 이른 저녁부터 날 불렀냐? 아직 술마실 시간도 아닌데..."

"음...이게 충청도 안면도에서 온 오리지널 '게국지'라는건데 혹시 먹어본적 있어?"

"애 봐라..게국지는 뭐냐? 거참 이름이 재밌다"

"일단 주둥이 닥치고 이런 고귀한 음식은 서울에서는 먹어 보지 못할 음식이니 소주와 함께 영접할 준비나 하고 있어라"

친구는 방에 들어가 티비를 보고 난 바로 가스불에 불을 껴고 게국지를 끓이기 시작했습니다.
몇분의 시간이 흐르자 스멀스멀 올라오는 약간 숙성된 젓국냄새가 코를 자극합니다.
제 코만 자극한건 아니였죠...

"뭐냐? 이 냄새는? 맛있는거 준다며 * 끓이냐?"
헉!!


게국지의 주 양념재료가 젓갈이기 때문에 이때는 그렇게 말할수 있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후
친구가 화장실로 막~ 달려가더니 갑자기 토를 하네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도 생각하면 너무 웃겨서...........)


"괜찮니? 속 안좋아? 너 왜그래? 오늘 뭐 잘못 먹었어?"

"그게 아니고 지금 네가 끓이는 찌개 냄새가 장난이 아니다..."

"..................................."

"미란아 부탁인데 우리 나가서 술마시자. 도저히 니 집에서는 술 못마시겠다"

저는 .......게국지를 포기 할수 없었습니다.

"나...간다.."

"그래 잘가ㅠㅠ"

남친은 먹지도 못하고 게국지 끓이는 냄새에 쫓겨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씩씩하게~ 맛있게~아무렇지 않게~ 혼자서 밥 세 공기를 먹고 난 후에야 남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이처럼 게국지는 저에게 추억 있는 음식입니다.










요즘 겨울이라 생각이 납니다.
블로그 마다 마치 먹이를 찿는 헤이에나 처럼.......

마치 제가 찿던 원조 게국지와 비슷한 집을 찿게 됐습니다.
바람님 !! 결국엔 찾아 갔습니다. 진국집에 .......^^

이날은 눈도 오고 길 찿기가 매우 힘들었네요.




허름한 외관에 일단 음....
원조의 느낌이 확~~~옵니다.
안에 들어가 보면 테이블은 몇개 없습니다.


진국집.....
사장님도 부자 되십시요.





주문하지도 않았는데 요래 나옵니다.
열가지 반찬이 정말 다양하네요.

보통 싱겁게 드시는 분들은 짜다고 생각할수 있겠습니다.
밑반찬들은 고만고만 하네요.


이게 바로 게국지라고 합니다.
게국지는 충청도 서산,태안,안면도지역의 향토음식이죠. 원래는 게국지를 만들자 해서 게국지가 생겨난건 아닙니다.
김장을 하다 보면 절인 배추겉잎이 많이 나오게 되죠?.
김장을 하고 다라에 남은 양념이 아까워 떨어진 배추잎으로 다라에 양념을 쓱쓱 묻히고 거기다 싱거우니 양념에 사용했던 젓갈을 넣고 버무려서 숙성시키지 않고 그냥 끓여 먹었던 음식이랍니다. 버리기 아까워서....만들어진 음식, 이게 바로 '게국지'입니다.
그래서 오리지날 게국지를 보면 좀 하얗게 나오면서 약간 호불호가 갈립니다.
남은 양념에 버무렸으니 양념이 빨갛지 않겠고 젓갈을 넣다보니 당연히 호불호가 갈리죠.
언제 부터 게국지에 꽃게가 들어갔는지 모르겠지만 원래는 게국지에 게는 전혀 들어가지 않습니다.
원래 충청도 지역에서는 '깩꾹지' 라고 불렸구요 지금은 1박2일에서 방송되고 나서 부터는 이름이 '게국지'로 바뀐듯 합니다.
워낙에 원조의 맛이 호불호가 갈리다 보니 꽃게도 넣고 이런저런 해물도 넣고 끓이다 보니 요즘 게국지의 정체성을 잃은듯 합니다.


이건 된장찌개인데요.
가정에서 끓이는 된장찌개랑 별다를것 없습니다.
된장이 맛있는지 별거 들어가지 않았지만 맛있네요.


이건 아마 호박지인듯 합니다.
자주 먹어보지 않았지만 마치 어릴떄 할머니가 끓여 주셨던 익숙한 찌개맛입니다.
슴슴하니 아이들 밥에 말아 줘도 잘 먹을듯 하네요.


이건 계란찜인데 혹시 고추가루 보이시죠?
제가 계란찜에 요렇게 고추가루를 넣어 만들어 먹는답니다.
예전에 할머니께서 요렇게 끓여 주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요즘 계란도 비싼데 요렇게 나와 주셔서 남김 없이감사히 다 먹었습니다.
뚝배기에 만들었는데 어찌 타지도 않고 부드러운 푸딩마냥 맛나게 먹었습니다.


일단 게국지가 왔으니 시식을 해야겠죠...
이건 원조 게국지가 맞는것 같습니다.
숙성되지 않은 배추와 양념이 너무 잘 어울리며 깊이 있는 맛으로 냄새도 없고 아주 잘 끓여 졌네요.
들어간 게는 꽃게가 아닌 박하지를 넣은듯 합니다. 주로 바다 바위틈에서 서식하는 꽃게보다 작은 게 입니다.
아마 소금물로 게장을 담그셨나 봅니다. 약간 짜네요.
충청도에서는 간장게장도 유명하지만 그 예전엔 박하지를 소금물에 넣고 숙성시켜 먹었답니다.
지금의 간장게장보다 더 깊은맛이 나면서 아주 맛있습니다.
사장님 인심이 너무 좋으시네요.리필 두번 받아 먹었습니다.
리필이라 대충주시는게 아니고 산처럼 더 쌓아 주십니다.
그리고 하시는 말씀!
"요런거 먹어 보지 않은 사람 같은데 왜 그렇게 잘 먹는겨? 맛있남?
허허....요거 묵먹는(못먹는) 사람은 묵먹는디(못먹는데) 특히허네"



다른 블로그에서는 모든 음식이 짜다고 평을 하네요. 그래서 긴장하고 갔습니다.
게국지 먹으러......
정말 싱겁게 먹는분들 아니고서는 간이 고만고만 한것 같습니다.
모든 찌개가 맛있어서 다른 반찬들은 맛만 보고 왔습니다.^^




그리고 얼마 후 아는 지인 분께서 할머니가 담근 게국지가 있다면서 한통을 주시네요.
너무 감사한 마음으로 집으로 가지고 왔습니다.

역시 다른 양념은 안하셨네요.
게국지를 막 담았을때는 김장할때 남은 양념을 사용하다보니 다른 김치처럼 빨갛지 않죠.
그러나 숙성이 되면 위에 게국지 처럼 살짝 빨개지네요.
요건 아껴 먹을려고 냉장고 속에서 일단 대기 중입니다.
오늘 저녁은 10년전 먹으려 했던 게국지와 소주를 한잔 하려고 합니다.
우리 이웃님들도 추억의 음식으로 맛있는 주말이 되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