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투성이가 된 새끼 펭귄들···여기 남극 맞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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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2.18. 오후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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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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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몸이 진흙으로 뒤덮힌 새끼 아델리 펭귄./내셔널지오그래픽 인스타그램 ⓒfranslanting

남극에서 사상 처음 영상 20도가 넘는 기온이 측정된 가운데 눈이 아닌 진흙으로 뒤덮힌 펭귄 서식지의 상황이 전해졌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지난 16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진흙투성이가 된 아델리 펭귄들의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을 찍은 네덜란드 사진작가 프란스 랜팅은 “기온이 상승하며 눈과 얼음이 녹아 진흙이 되어 흐르고 있다”며 “남극 아델리 펭귄 서식지의 펭귄들은 기후 혼란이 야기한 새로운 현실에 대처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랜팅은 특히 온몸이 진흙에 젖은 새끼 펭귄들을 걱정했다. 새끼 펭귄의 깃털엔 방수기능이 없어 오랜시간 젖은 상태로 노출되면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위협받게 된다.

펭귄은 북극곰과 더불어 지구온난화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고 있는 동물이다.

최근 기온 상승으로 남극에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며 혹한 속 폭우로 인해 동사하는 새끼 펭귄들이 증가하고 있다. 어른 펭귄이 먹이를 구하러 가거나 죽고 없으면 새끼 펭귄은 혼자 남아 저체온증으로 목숨을 잃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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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으로 진흙탕이 되어버린 남극 아델리 펭귄 서식지의 펭귄들.ⓒfranslanting

남극의 기온은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지난 6일 아르헨티나 기상청(SMN)은 남극 반도 끝에 위치한 아르헨티나 에스페란사 연구기지에서 측정한 기온이 18.3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이어 사흘 뒤에는 남극 대륙 북단 시모어섬의 마림비오 연구기지에서 기온이 20.75도로 관측됐다.

남반구가 현재 여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20도 넘는 기온이 관측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NOAA)에 따르면 지난 1월 세계 지표면과 해수면 평균온도가 141년의 관측 역사상 1월 기록 중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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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 상승으로 펭귄의 번식지인 해빙이 얇아지고 있는데다 엘리뇨 등 이상기후가 남극에 폭풍우를 몰고오며 펭귄의 서식환경은 날이 갈수록 불안정해지고 있다.

필립 트러선 영국남극조사단(BAS) 연구팀은 기후변화로 인해 남극에 군집을 이루고 있는 황제펭귄의 개체수가 최근 3년간 급격히 감소했다고 경고했다.

노정연 기자 dana_f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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