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라임 의혹 '회장님' 확인…靑 행정관과 룸살롱 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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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03.15. 오후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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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난해 말 라임 펀드 사태의 핵심관계자가 사태 해결을 위해서 로비가 진행될 거라고 말한 녹음파일을 저희가 지난주 단독 입수해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등장했던 한 회장님. 이번엔 저희 취재팀이 그 회장님의 실체를 찾아냈습니다.

[증권사 前 간부 장 모 씨 : 회장이라는 분이 나이 그렇게 안 많아요. 안 많은데 로비를 어마 무시하게 해요.]

법인 등기부 등본에도 없는 이 회장과 녹음파일에 나오는 당시 청와대 행정관이 강남의 한 고급 술집에서 여러 차례 만난 것도 확인했습니다. 문제의 녹음파일에 대한 신빙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현영, 배준우 기자의 단독 보도를 차례로 전해드립니다.

<기자>

지난해 말, 라임 사태 핵심관계자인 전직 증권사 간부 장 모 씨는 모 회장이 인수한 금융회사를 언급하며 라임 펀드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증권사 前 간부 장 모 씨 : 회장님이 인수를 했어요. 지난해 11월 말에 (자산운용사) 인수해서 끝났고 라임의 투자 자산들을 유동화할 거예요.]

또 로비를 통해 재향군인회 상조회도 인수할 거라고 호언하는데 실제 그렇게 됐습니다.

[증권사 前 간부 장 모 씨 : 이 회장이 로비를 되게 잘하거든요. 내일 보세요. '재향군인회 상조회 컨소시엄'으로 될 거예요.]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자산운용사와 상조회 컨소시엄 두 회사의 등기부 등본입니다.

두 회사 모두에 B 씨가 등기이사로 등재됐습니다.

그런데 SBS 취재진과 만난 이 B 씨 자신은 명의상 등기이사일 뿐 실제로 김 모 회장이 두 회사 모두를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B 씨 : 김○○ 회장님이 전부 다 관장을 했고요. 회사들에 대한 이사 등재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선 전부 다 김○○ 회장님의 지시에 의해 등기를 하고 그랬던 상황입니다.]

재향군인회 상조회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다른 업체 임원도 자신들은 소액만 투자했다가 회수했다며 처음부터 김 회장이 컨소시엄을 지배하는 줄 알고 참여했다고 밝혔습니다.

라임사태 핵심관계자가 로비 의혹의 핵심으로 지목한 "회장님"이 누구인지 드러난 겁니다.

SBS는 김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습니다.

(영상취재 : 양현철, 영상편집 : 김종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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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의 한 룸살롱입니다.

하룻밤 술값이 수백만 원이 나오는 이른바 '텐프로'라 불리는 업소입니다.

라임 관련 로비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김 모 회장이 지난해 이곳에서 녹음파일에 등장하는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실 행정관 A 씨를 여러 차례 만났다는 증언이 이어졌습니다.

이 회동에 동석했다는 룸살롱 관계자는 두 사람이 지난해 중순까지 여러 차례 여기서 어울렸다고 말했습니다.

[유흥업소 관계자 : (김 회장)이 부르지. ○○(A 행정관)을 오라고. 술 먹고 있으면 술 취할 때마다 불러 그러면 그때 전화 계속하면 ○○(A 행정관)이 와서 졸리다고 그러고. 정확히 말씀드리는 거예요.]

업소 관계자뿐 아니라 이 룸살롱에서 두 사람과 합석했다는 인물들은 "두 사람이 동향 친구 사이"라고 말했습니다.

A 씨는 지난해 연말 모임에서 녹취파일 당사자인 장 씨를 봤다고 인정했는데 당시 동석했던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 자리에 김 회장도 같이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김 회장을 중심으로 로비를 위한 네트워크가 구축됐다는 녹취파일 내용의 신빙성을 뒷받침하는 대목입니다.

라임 사태 핵심관계자로 검찰이 영장을 청구한 직후 행방이 묘연한 이종필 라임 전 부사장도 이 업소에서 김 회장과 자주 만난 걸로 알려졌습니다.

[유흥업소 관계자 : 종필이(라임 前 부사장)랑은 솔직히 거의 얘기 안 했어요. 일 얘기만 하고 바로 집에 가.]

SBS는 김 회장과의 관계 등을 묻기 위해 A 씨에게 여러차례 접촉을 시도했지만 답이 없었습니다.

검찰은 잠적한 것으로 알려진 김 회장과 이 전 부사장을 추적하는 한편, 조만간 청와대 전 행정관 A 씨도 조사할 것으로 보입니다.

(영상취재 : 김명구·김남성, 영상편집 : 김종태)         

▶제보하기 : 이현영 기자(leehy@sbs.co.kr), 배준우 기자(gate@sbs.co.kr)

이현영; 배준우 기자(leeh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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