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최고의 유망주로 꼽히는 코디 벨린저.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해 달라고 부탁하자 환한 미소로 응답한다.(사진=이영미)>
베테랑 에이스 VS 에이스의 팽팽한 대결에서 흐름을 바꾼 건 스물 한 살의 유망주가 터트린 3점 홈런이었다. 5월 29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시카고 컵스와의 시리즈 3차전의 양팀 선발투수는 클레이튼 커쇼와 존 레스터였다. 선취점은 컵스의 2회 선두 타자 윌슨 콘트레라스. 그는 커쇼와 12구까지 가는 접전을 펼친 끝에 중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반격에 나선 다저스는 2회 키케 에르난데스의 볼넷, 오스틴 반스의 우중간 안타로 무사 1,2루를 맞이했다. 타석에는 다저스의 ‘신성’ 코디 벨린저가 들어섰다. 코디 벨린저는 존 레스터의 4구째 78마일의 커브를 그대로 받아쳐 중앙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존 레스터는 3회에도 키케 에르난데스에게 또 다시 3점 홈런을 헌납하며 위기를 맞이했고, 결국 4-6으로 뒤진 3.1이닝 만에 강판당하고 말았다.
코디 벨린저가 존 레스터를 상대로 터트린 3점 홈런은 시즌 10호 홈런이었다. 지난 4월 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경기를 통해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31경기 만에 10호 홈런을 날렸고, 이는 다저스 역사상 가장 빠른 시간에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한 기록으로 남았다. 5월 29일 현재 코디 벨린저는 31경기 114타수 31안타 10홈런 28타점 타율 .272 OPS .940을 기록 중이다.
코디 벨린저는 다저스에서 클레이튼 커쇼보다 인터뷰하기가 더 어려운 선수이다. 그를 찾는 기자들은 많고 선수는 기자들을 피해 숨어 다닌다. 다저스 전담 방송국과의 인터뷰 외엔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그를 홍보팀의 도움으로 지난 22일 개별 인터뷰를 진행했다.
코디 벨린저에게 “왜 기자들을 피해 다니냐”고 물었다. 그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답을 들려줬다. “난 여전히 인터뷰가 두렵다. 기자의 질문을 받으면 내가 어떻게 대답해야할 지를 모르겠더라. 그래서 클럽하우스가 미디어에 오픈되는 시간이 되면 난 내 라커를 비워두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만 했다.”
코리 시거의 뒤를 이을 대형 신인 선수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코디 벨린저가 4월 26일, 빅리그에 콜업될 때만 해도 주축 선수들의 부진과 분위기 반전을 위한 ‘임시용’이란 시각이 우세했었다. 다저스의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면 코디 벨린저가 마이너리그로 내려갈 것이란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나 코디 벨린저는 4월 30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서 상대 선발 투수 잭 에플린을 상대로 빅리그 첫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드라마는 다저스가 2-5로 뒤지고 있던 9회말에 펼쳐졌다.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가 시즌 5호 홈런으로 2점차 승부를 만들었고, 코디 벨린저가 시즌 2호 홈런으로 4-5로 바짝 추격했다. 이후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저스틴 터너까지 홈런을 때리면서 다저스는 ‘백-투-백-투-백 홈런(back-to-back-to-back homerun)’을 만들었고, 2사 1,2루에서 아드리안 곤잘레스의 끝내기 안타로 경기를 뒤집은 ‘사건’이 벌어졌다. 이 경기 후 코디 벨린저의 폭발적인 타격 솜씨에 구단도, 코칭스태프도, 그리고 팬들도 모두 반해 버렸다. 잠깐 머물다 돌아갈 것으로 예상했던 코디 벨린저는 어느새 다저스의 중심타선을 이루며 공격의 핵심 선수로 부상했다. 물론 여전히 높은 삼진율과 수비 실책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필요할 때 한 방씩 쳐내는 타격 솜씨는 군계일학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13년 드래프트 4라운드에서 LA 다저스에 지명돼 계약금 70만 달러를 받고 다저스에 입단한 벨린저는 지난 시즌까지 네 시즌 만에 루키에서 트리플A로 승격하며 구단 최고 유망주로 성장했다. 이번 시즌 스프링캠프에서는 초청 선수로 메이저리그 선수들과 함께 생활하며 빅리그 문화를 경험한 바 있다. 올시즌 MLB.com이 선정한 다저스 최고의 유망주로 손꼽히는 코디 벨린저와의 인터뷰를 정리한다.
처음 다저스로 콜업돼 왔을 때만 해도 이렇게 오랫동안 빅리그에서 뛰게 될 거라고 예상했었나.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를 포함해 모든 선수들은 내가 머지않아 원래 있던 팀으로 돌아갈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대충 있다가 내려가고 싶지 않았다. 팀 라인업에 불꽃을 지피고 싶었고, 내가 갖고 있는 재능을 마음껏 발휘하고 내려가자고 결심했었다. 언제까지 빅리그에 머물지 모르는, 그러나 곧 내려갈 수밖에 없는 ‘시한부 인생’이었기 때문에 매일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생각도 했다. 그런 부분이 지금까지 내가 이 팀에 머물고 있는 배경으로 작용한 것 같다.”
메이저리그에서 어떤 방법으로 적응해 나갔나.
“마이너리그에서 보냈던 시간이 큰 도움이 됐다. 설령 꿈에 그리던 빅리그로 콜업이 됐다고 해도 마이너리그에서 가슴에 새겼던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메이저리그이든 마이너리그이든 야구를 존경하는 마음가짐에는 변함이 없었다. 선수로서 내가 할 일은 야구를 더 잘할 수 있게끔 보완해가면서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계속 찾아내고 고쳐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코디 벨린저는 인터뷰 내내 '노력한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부상자를 대체하는 '임시용'으로 콜업됐고, 빅리그에 적응하기 까지 우여곡절을 겪고 있지만 지금까지 다저스에서 가장 빛나는 유망주로 꼽히는 것 만큼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사진=이영미)>
훈련 방법이나 루틴 등이 마이너리그 때와는 차이가 있나.
“루틴이 변하면 내가 힘들어지기 때문에 루틴을 바꾸지 않았다. 바뀐 게 하나 있다면 클럽하우스에서 보내는 시간이다. 마이너리그에선 날 찾는 기자들이 거의 없었지만 이곳은 다르다. 많은 기자들이 날 만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일정한 시간에는 내가 이곳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편이다(웃음).”
당신의 루틴은 어떤 형태로 이뤄지는 건가.
“난 배팅케이지 안에서 보내는 시간을 중요시한다. 그 안에 있을 때 가장 마음이 편해진다. 코치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나가고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사실 빅리그로 콜업돼 오면서 한 가지 걱정된 부분이 있었다. 그건 꾸준한 경기 출전이었다. 내가 루키이고,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경기 성적에 따라 출전 기회가 불규칙해질 수 있었다. 이건 루틴을 중요시하는 내 스타일이랑 맞지 않는 부분이라 이런 상황이 펼쳐졌을 때 내가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꾸준히 타석에 들어섰다.
(코디 벨린저는 4월 26일 빅리그 데뷔 후 5월 17일 샌프란시스코 전에서 대타 출전한 것 외엔 매 경기에 출전 중이다. 설령 한 경기에서 3개의 삼진을 당했어도 로버츠 감독은 다음날 선발 라인업에 그의 이름을 올렸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 앞선다. 내가 다른 데 신경 안 쓰고 타격에 집중할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의 배려가 컸기 때문이다.”
당신을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봤을 때만 해도 올시즌 이렇게 좋은 성적을 올릴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다.
“나도 예상 못했다(웃음). 캠프 생활이 정말 즐거웠다. 아버지를 따라 메이저리그 클럽하우스에서 놀았을 때랑은 비교조차 안됐다. 캠프 동안 선수들과 친분을 쌓은 부분이 시즌 후 콜업됐을 때 쉽게 적응하게 만든 요인이기도 했다.”
사실 시범경기 동안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당시 트리플A 코치로부터 스윙 궤적과 스탠스에 대해 함께 연구했다고 하던데 사실인가.
(코디 벨린저는 30경기의 시범경기에 출전해 타율 .207(58타수 12안타) 8볼넷 20삼진을 기록하며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작 트리플A 팀인 오클라호마시티 다저스에선 18경기에 출전, 타율 .343 출루율 .429 장타율 .627 5홈런 15타점 2루타 4개를 기록했다.)
“그렇다. 스프링캠프 2주째부터 코치와 함께 연구를 시작했다. 타격폼을 조금씩 수정하면서 결과를 같이 찾아보곤 했다. 솔직히 시범경기 때의 성적은 내게 큰 의미가 없었다. 캠프 성적보다 시즌 성적이 더 중요하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편한 마음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면 경기가 잘 풀릴 거란 믿음이 있었다. 무엇보다 아버지의 도움이 컸다.”
(아버지 클레이 벨린저는 뉴욕 양키스(1999~2001)와 LA 에인절스(2002)에서 메이저리그 생활을 했다. 뉴욕 양키스 시절인 2000년에는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아버지가 현역 시절 달았던 등번호 35번을 달고 뛰는 코디한테 아버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는 지금도 자신의 타격 영상을 찍어서 아버지에게 보낸다고 귀띔했다. 자신의 스윙이 불편하다고 느껴지는 순간 아버지는 비디오를 보고 ‘팔꿈치가 높아졌다’ ‘내려갔다’는 등의 지적을 해주고, 아들은 아버지의 조언에 따라 폼을 수정했다고 말한다.)
2007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를 경험한 일은 당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추억이라고 들었다. 그 대회를 치르며 배우고 느낀 점이 무엇이었나.
(코디 벨린저는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에서 살았다. 2007년 챈들러 팀 소속으로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진출했고, 당시 아버지 클레이 벨린저는 챈들러 팀 어시스턴트 코치로 아들과 함께 대회에 참가했었다.)
“하하, 그때 우린 조지아를 상대로 준결승전에서 패했다. 우승에 이르지 못한 아픔은 컸지만 어린 나이에 3만 여명의 관중들 앞에서 야구를 하고 응원과 박수를 받았다는 점은 지금까지도 잊지 못할 장면이다.”
<2007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아버지 클레이 벨린저와 함께 대회에 참가했던 코디 벨린저.>
당신과의 인터뷰를 준비하면서 2007년 리틀리그 월드시리즈에 출전한 어린 코디 벨린저가 기자들 앞에서 인터뷰하는 사진을 볼 수 있었다.
“그때도 너무 긴장이 돼 질문을 받고도 뭐라고 말할지 몰라 그냥 기자들을 쳐다보기만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아무 말도 못한 것으로 기억한다.”
지금 이렇게 인터뷰를 잘하는 걸 보면 나이를 먹었다고 해야 하나.
“당신은 믿지 못하겠지만 내 나이가 이제 겨우 스물 한 살이다(웃음).”
루키 리그 시절의 얘기를 해보려 한다. 당시 홈런이 늘어나고 스윙이 커지면서 삼진 당하는 비율이 높아졌다. 그걸 보완하려고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늘렸다고 하던데 어떤 방법으로 타격을 바꾼 건가.
“우선 마음가짐을 바꿨던 것 같다. 큰 스윙만 하게 되면 홈런도 홈런이지만 삼진이 늘어나는 것도 사실 아닌가. 타자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늘리려 했던 것이다. 상대 투수들의 투구 패턴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 공부 덕분에 다양한 타구를 생산해 낼 수 있었다. 물론 그때는 지금보다 더 어린 나이라 코치와 아버지가 많은 도움을 주셨다.”
인터뷰 때마다 듣는 질문 중 하나가 아버지 클레이 벨린저에 대한 내용이다. 어린 시절 당신 눈에 비친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어떤 모습이었나.
“클럽하우스를 경험했기 때문에 더욱 더 메이저리그 야구 선수가 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때부터 자연스레 내 미래의 직업으로 야구 선수, 아니 메이저리거를 꿈꿨을 지도 모른다. 내 눈에 비친 선수들은 다들 멋있었다. 지금도 기억나는, 그 당시 메이저리거들이 한 말이 있다. 바로 ‘Respect the game’이다. 어디에 있든 항상 야구란 경기를 존경하라는 뜻인데 그런 마음가짐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고 온 것 같다.”
당시 가장 좋아했던 선수가 누구인가.
“데릭 지터이다(웃음).”
데릭 지터의 어떤 점이 좋았나.
“그는 정말 ‘쿨가이’였다. 아빠를 따라 다니며 클럽하우스에서 엄청난 선수들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물론 그때는 그들이 그렇게 유명한 선수들인 줄 몰랐다. 그냥 내게 용돈과 작은 선물, 사탕을 안겨주는 ‘삼촌들’이었다. 그중에서 특히 데릭 지터가 내게 매우 친절하게 대해줬다. 지터는 필드 위에서나 밖에서나 항상 멋있는 사람이었다. 나를 가족처럼 대해줬기 때문에 더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한 선수들과 경기에서 마주친 적이 있었는지 궁금하다.
“경기 중에 상대편 선수로 만난 적은 없었다. 지금 그들은 선수보다는 대부분 코치로 활동하고 계시기 때문에 선수와 상대팀 코치로 만난 적은 많았다. 내가 선수로 활약하는 모습을 보며 그들은 분명 ‘아, 내가 나이를 많이 먹었군’이라고 생각하셨을 것 같다(웃음).”
<다저스의 외야를 책임지고 있는 작 피더슨, 코디 벨린저, 야시엘 푸이그. 작 피더슨은 최근 경기에서 외야수들과의 충돌로 부상자명단에 올랐다.>
루키 시절 체중을 늘리는 과정에서 도움을 준 사람이 NFL 출신의 키스 풀 트레이너라고 들었다. 그와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된 건가.
“키스 풀 트레이너가 애리조나에 있는 우리 집과 가까운 거리에서 헬스장을 운영한다. 거기서 운동하면서 자연스럽게 인연을 맺게 됐다. 웨이트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작은 헬스장인데 크기가 작아서 마음에 들었다. 키스 풀 트레이너와 몸 관리에 대해 대화를 나누던 중 자연스럽게 그 방법을 배우게 됐다. 몸을 키우는 방식이었는데 그가 가르쳐준 대로 따라하니까 체중이 늘었다. 만약 당신도 체중을 늘리고 싶다면 키스의 헬스장을 찾아가봐라. 내가 적극 추천한다(웃음).”
지금 상태에선 체중을 늘리기 보단 빼는데 도움을 받아야 할 것 같다(웃음).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당신을 역동적인 올 어라운드 플레이어(dynamic all-around player with his glove)라고 소개했다. 이런 소개가 마음에 드나.
“메이저리그로 콜업 된 후 나에 대한 기사들이 많이 쏟아졌다. 모든 기사들을 다 읽지 못하지만 그들이 하는 얘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 편이다. 마음에도 담아두지 않으려 한다. 그게 좋은 내용이든 좋지 않은 내용이든 말이다. 누가 날 평가하는 것보다 스스로 내 자신에게 만족스런 선수가 되고 싶다. 계속 내 루틴을 지키면서 더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고, 내가 만족할 수 있을 때까지 계속 노력할 것이다.”
다저스는 유망주 출신들이 좋은 성장을 이뤄가는 팀이다. 직접 경험한 바에 의하면 다저스의 팜 시스템이 어떠하다고 생각하나.
“다른 팀들의 팜 시스템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다저스의 팜 시스템은 어린 선수들에게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코치들이 어린 선수들이 좋은 선수로 발전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도움을 준다. 심지어 제공되는 음식도 다 올가닉(유기농)이다. 좋은 음식을 먹다 보니깐 더 건강해지는 것 같다. 음식 얘기가 다소 뜬금없이 들릴 수 있겠지만 그만큼 작은 부분도 신경을 쓴다는 얘기다. 구단의 그런 관심과 배려가 어린 선수들의 질적 성장을 돕는 건 분명하다.”
마지막 질문이다. 당신에게 애드리안 곤잘레스는 어떤 선수인가.
“나의 ‘멘토’이다. 그는 내가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많은 조언을 해준다. 난 그를 TV로 접하며 자랐다. 그때는 내가 감히 그와 함께 클럽하우스를 사용하게 될 거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래서인지 내게 매우 특별한 존재이다. 그와 함께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는 게 신기할 정도이다.”
<LA 다저스 타격코치인 터너 워드.(사진=이영미)>
한편 LA 다저스의 터너 워드 타격 코치는 코디 벨린저가 빅리그 무대에서 순항하고 있는 비결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코디의 아버지, 클레이 벨린저도 메이저리그에서 야구 선수 생활을 했었다. 그게 코디한테 큰 도움을 줬을 것이다. 물론 그게 다는 아니겠지만 말이다. 그는 어린 나이에 좋은 파워 스윙을 가지고 있고 스윙 폼은 시간이 지나면서 더 발전을 할 거라고 믿는다. 코치인 내게 그가 특별한 선수로 보이는 건 그의 성숙한 마인드와 마음가짐이다. 선수 생활을 한다는 건 재능도 중요하지만 정신적으로 얼마나 성장해있는지도 중요하다. 그런데 코디는 선수인 아버지를 보고 자라서 그런지 다른 스물 한 살의 선수들보다 훨씬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코디는 야구 선수란 직업을 매우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고, 그런 생각이 경기 성적에 반영되는 것 같다.”
터너 워드 코치는 코디 벨린저의 높은 삼진율에 대해 이런 해석을 곁들였다.
“삼진율이 높은 가장 큰 이유는 코디가 아직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해 본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금은 다소 삼진율이 높아도 그 또한 적응하는 시기일 뿐이다.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마이너리그 선수들보다 던지는 구속도 더 빠르고, 브레이킹 볼, 슬라이더처럼 여러 가지의 투구폼을 구사한다. 경험이 많지 않은 코디에게는 모든 게 새롭게 느껴질 것이다. 아직까진 크게 걱정될 정도는 아니다.”
터너 워드 코치에게 코디 벨린저의 보완점이 무엇인지를 묻자 그는 “everything”이라고 답했다.
“물론 코디는 우리가 기대했던 것보다 그 이상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어린 선수에게 필요한 건 더 발전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에 왔으니 이제는 다 됐다는 마음가짐을 가지면 선수로서 발전할 수가 없다. 코디도 이런 부분을 분명 마음에 두고 있을 것이다.”
LA타임즈의 딜란 에르난데스(Dylan Hernandez) 기자도 코디 벨린저의 장점을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코디 벨린저의 가장 큰 장점은 파워이다. 그동안 다저스는 파워 타자가 많이 없었던 팀이라 홈런을 많이 치는 나이 어린 선수의 등장은 신선함 그 자체였다. 코디는 우리가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더 체력이 좋다. 런닝도 잘하고 수비도 좋은 편이다. 아직까지는 그가 1루에서 뛰는 모습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바로는 그가 훌륭한 1루수라고 그러더라. 그게 사실이라면 애드리안 곤잘레스를 이을 유망주가 빅리그에서 함께 성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디의 장점을 하나 더 언급한다면, 그는 다른 어린 선수들보다 더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야구 선수 출신인 아버지의 영향이 크다고 말을 한다. 경기 중 긴박한 상황이 일어나도 코디는 전혀 불안해 보이지 않는다. 어린 선수라서 긴장을 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딜란 에르난데스 기자는코디 벨린저를 보면서 2013년도의 야시엘 푸이그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2013년 푸이그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 그때도 팀이 슬럼프에 빠져있었는데 푸이그가 올라오면서 팀에 에너지를 불러일으키지 않았나. 다저스 같이 베테랑이 많은 팀에는 가끔 이런 젊은 선수가 필요한 것 같다. 높은 삼진율이 다소 아쉽지만 루키 선수에게 너무 많은 걸 요구하기 보단 지금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는 것도 필요하다.”
<코디 벨린저는 올시즌을 앞두고 스캇 보라스와 에이전트 계약을 맺었다. 다저스타디움을 방문한 스캇 보라스와 대화 중인 코디 벨린저.(사진=이영미)>
<미국 로스앤젤레스=이영미 기자, 통역 조아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