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스페인 초현실주의 화가인 살바도르 달리와 월트 디즈니가 함께 계획한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Destino'가 진행된 적이 있습니다.
살바도르 달리와 디즈니의 창시자 월트 디즈니는 서로의 작품을 통해 영감을 주고받으며 많은 협력을 해오던 사이였습니다. 평소 달리의 작품 세계관을 좋아하던 월트 디즈니는 달리에게 그의 작품 세계를 담은 단편 영화를 만들 것을 제안했고 달리가 이에 동의하면서 'Destino'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Destino'는 1945년부터 약 8개월간 제작이 진행되다가, 2차 세계대전으로 재정적 어려움을 겪은 디즈니 컴퍼니에서 제작을 무기한 연장하며 프로젝트의 진행은 중단되었었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맡아 진행하던 디즈니 스튜디오의 애니메이터 존 헨치는 제작 중단을 결정한 디즈니 컴퍼니에 이 프로젝트에 대한 관심을 다시 불러일으키기 위해 약 17초의 짧은 테스트 영상을 제작했지만 디즈니의 결정을 철회시키는 데는 실패했습니다.
하지만 프로젝트가 중단되고 53년이 지난 후 월트 디즈니의 조카 로이 디즈니는 중단되었던 애니메이션 프로젝트 중에서 재진행할 프로젝트를 물색 중이었고 이 중 'Destino'를 채택하여 월트 디즈니 파리 스튜디오에서 이 프로젝트를 완료하기로 결정하며 다시금 'Destino'프로젝트가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Destino'는 7분짜리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달리아라는 여자에 대한 이루어질 수 없는 불운한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달리아는 달리의 그림에서 영감을 얻어 초현실적인 풍경 위에서 춤을 추며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 갑니다.
이 단편 애니메이션은 7분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머리가 거북이의 등껍질에서 자라나거나 황폐한 풍경과 왜곡된 형체, 종으로 변하는 발레리나 등, 그동안의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들과 같이 초현실적인 풍겨의 세계를 담고 있습니다.
오래전 중단되어 먼지사 쌓여있던 이 단편 애니메이션 프로젝트를 완료하기 위해 25명의 애니메이터 팀이 살바도르 달리와, 존 헨치의 비밀 스토리보드를 해독하고, 이미 세상을 떠나버린 달리를 대신해 달리의 아내 갈라의 자문과 당시 프로젝트 진행자였던 존 헨치의 도움으로 'Destino'는 2003년 다시 세상에 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