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백종원’으로 불리던 한식 주점 ‘월향’ 대표 이여영씨가 직원 임금체불 혐의로 재판받던 중 법원의 출석 요구에도 재판에 불출석해 구속됐다.
1일 서울북부지검은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지난달 25일 집행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지난달 19일 재판 불출석을 이유로 이 대표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피고인의 재판 불출석이 수차례 이어지면 법원은 직권으로 구속영장을 발부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월향 고려대 지점 직원이었던 근로자 8명에게 임금 4200만원과 퇴직금 1800만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지난해 6월 불구속 기소됐다. 같은 혐의로 이 대표를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과 서울남부지검이 추가 기소한 사건도 병합돼 서울북부지법에서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진정된 월향의 임금 체불은 지난해 11월 기준 13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2019년 간장 게장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중국산 게를 일부 국내산이라고 속여 판매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검찰은 농수산물의 원산지 표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를 받은 월향과 이 대표를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했다.
이 대표는 2017년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자영업자들을 비판하는 글을 언론에 기고하는 등 현 정권에 대해 공개적인 지지의사를 밝혀 왔다. 이 대표는 당시 기고글을 통해 “최저임금 인상의 여파가 만만치 않다. 기업가와 자영업자들이 여전히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보수 언론은 (베트남 이전을 결정한) 섬유업체의 예나 그 회사 오너의 입을 빌려 맹공하고 있다”며 “초대기업이나 초고소득자 증세 등 현 정부의 소득이나 분배를 통한 성장 정책을 타격하기 위해 피해자 놀음을 과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발전시키지 못한 자신의 혁신 부재를 정부의 최저임금 인상이나 노동계와 시민운동계 최저임금 인상 요구 탓으로 돌려서는 안 된다”며 “평소에는 맹렬하게 경제 원리를 들먹이는 보수 언론도 최저임금 인상을 경제 위기의 주범으로 몰고 가려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차라리 약자를 위하는 이번 정부가 자신들과 같은 기득권의 눈에 거슬린다고 이실직고하라”고 했다.
이 대표는 2017년 한 방송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연예인 같은 외모 때문에 일부 극단적 팬층이 존재하나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며 “이전 대통령이 너무 X판을 쳤다. 이번 정권은 이전 정권과는 달리 잘해낼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평소 페미니스트를 자처하며 여자라서 사업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주장해 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간장게장 의혹이 터지자 한 통신사 기고에서 “중소기업, 그것도 요즘 가장 어렵다는 식당 사장, 그중에서도 밑바닥이라는 ‘여자 식당 사장’으로서는 달가운 일이 아니다”며 “나는 그저 돈과 사람에 대한 걱정만으로도 충분히 고달픈 자리”라고 토로한 바 있다.
이 대표는 2017년 한 방송에서 “위험성으로 치면 여성의 가슴이 위험한 게 아니라 남자의 성기가 위험한 거라서 개 입마개처럼 채워야 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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