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메가박스 오페라 <리골레토> 감상후기, 누가 죄인인가 (막장과 예술의 사이에서 feat. 빅토르 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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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2. 18.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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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 베르디

[지휘] 리카르도 샤이

[제작] 장-피에르 폰넬

[연주]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출연]

리골레토 : 잉그바르 빅셀

만토바 공작 :  루치아노 파바로티

질다 : 에디타 그루베로바

스패라 푸칠레 : 페루초 푸를라네토

마달레나 : 빅토리아 베르가라

[주요 아리아]

질다와 공작의 2중창 “사랑은 영혼의 태양”

질다의 아리아 “그리운 그 이름”

마달레나, 공작, 질다, 리골레토의 4중창 “아름다운 아가씨여”

공작의 칸초네 “여자의 마음”

[상영 정보]

- 상영 일정 : 2018년 2월 4일 ~2월 28일

                   수 19:00, 일 14:00~             

- 상영 지점 : 코엑스, 센트럴, 목동, 킨텍스, 분당, 하남 스타필드, 송도, 대전, 광주, 대구 신세계(상영관마다 시간이 다를 수 있음)

- 러닝 타임 : 122분

- 티켓 가격 : 일반 20,000원(청소년/대학생/우대 50% 할인, 메가박스 VIP 회원 15% 할인, 클래식 소사이어티 멤버십 10% 할인)

[필름 오페라 기획전]

필름 오페라는 공연예술인 오페라에 영화적 촬영기법과 연출을 더해 제작된 작품이다. 이번 기획전에는 세계적인 연출가가 영화화한 필름 오페라 명작만을 엄선했다. 푸치니의 걸작 <라보엠> 앙코르 상영에 이어 오페라의 고전명작 <리골레토>와 <라 트라비아타>를 통해 파바로티와 도밍고의 전성기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메가박스 홈페이지 펌)

오페라 <리골레토> 보고 왔어요. 공연 실황 녹화가 아니라 오페라를 영화화한 필름 오페라로, 러닝타임이 122분이라 비교적 짧고 부담이 없어요.

베르디 중기의 3대 걸작 중의 하나라고 하며   '하이C의 제왕'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전성기 모습을 대형 스크린과 5.1 오디오로 즐기실 수 있습니다.

또다시 등장하는 오페라 감상 권유 멘트.  상영정보를 메가박스 홈페이지에서 퍼 왔다. 종영이 얼마 안 남았다.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전성기 시절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하여. 갔다.

파바로티가 얼마나 대단한지, 직접 확인하여 주겠어.

명절 연휴 끝이라 그런지 파바로티 때문인지 극장 안에 사람들이 많았다. 최근 오페라 본 중 관객이 가장 많다.

연세 지긋하신 어머니들 단체 관람 오신 듯. 시작 전까지 담소 나누시며 기다리는 중. 시작 후에는 얘기 안 하실 거죠?

리골레토의 딸 질다를 유혹하는 만토바 공작 (루치아노 파바로티 분). 메가박스 제공 사진.

오페라가 시작됐다. 나 사실, 파바로티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 쿨럭~ 클래식 무식자다.

클래식은 모짜르트나 바하 음악이나 cd로 들었지 오페라 클래식 연주회 등등은 공짜 티켓을 준다해도 가 본 적이 없다. 그런 내가 갑자기 오페라를 보러 다니다니 나도 모를 일.

아무튼 파바로티, 몇 번 스쳐 지나가다가 보긴 했겠지, 워낙 유명하니까. 기억 잘 안 난다. 뚱뚱하고 수염난 사람?? (파바로티 아저씨 미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래를 시작하자마자 누가 파바로티인지 단번에 알겠다. 달라 달라~ 다들 노래 잘 하는데 다르다. 그 잘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목소리가 다르다. 그 시원시원하고 공기를 뚫고 터져나오는 듯한 소리. 역시, 유명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명불허전, 감탄.

내가 표현력이 부족한데 뭔가 카타르시스, 희열을 주는 목소리다. 쉽게 노래하는거 같은데 시원~시원하다.

파바로티 노래 끝날 때마다 음끌기, 애드립. 무튼 그거 있지 않나 엔딩시 고음. 그 때마다 감탄, 감탄.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브라보~ 브라비. 내적환호, 물개 박수 속으로만. 박수 치고 싶은 걸 참았다.

박수치고 싶은 기분이 절로 들게 하는 노래. 이래서 파바로티, 파바로티 하는구나.

그런데, 오늘 출연자들 다들 노래를 잘 하는 것이다?

여주인공 질다, 처음 보는 싱어인데 잘 해, 잘 해. 애절하게 간드러지는 목소리에 내가 다 숨이 넘어갈 듯하다. 나중에 설명을 읽어보니  당대 최고의 콜로라투라(? 그게 뭔데?) 소프라노. 기교파라고 하네.

스패라 푸칠레 역의 페루초 푸를라네토도 깊고 깊은 동굴 목소리에 깜짝 놀랐다. 목소리가 깊다. 음색이 깊고 성량도 크다.

분장이 너무 지저분해서 또 놀람. 역할이 그런지라 얼굴에 땟구정물은 이해하겠다만 치아에 낙서(!)는 어쩔.

아무튼 근래 보았던 오페라 중 노래들을 가장 잘 한다. 노래를 들으러 가신다면 추천, 추천, 강추합니다. 짱짱짱.

권력에 기생하며 만토바의 나쁜 짓을 부추기는 나쁜 나쁜놈 리골레토. 메가박스 제공사진

이번 관람은 노래에 놀라고 스토리에 놀란. 두 번 놀란 감상후기. 오늘의 주제인 리골레토의 막장 스토리에 대해 써 보도록 하겠다.

주인공 리골레토는 만토바 공작의 어릿광대다. 그는 꼽추 외모로(열등감 있음) 남을 웃기는 직업이지만 자기 직업을 싫어하며 귀족들을 증오한다. 그는 공작에게 삐리리 백작의 아내를 납치하라거나, 또다른 삐리리 백작의 딸을 욕보이고 감옥에 보내라고 부추긴다. 한 마디로 권력에 빈대 붙어 나쁜 일을 부추기는 나쁜 나쁜 놈.

딸은 희롱당하고 자신은 감옥에 가게 된 삐리리 백작이 리골레토에게 저주를 퍼붓는다. 그 저주는 이루어지겠지. 어떻게 이루어지나 지켜볼 일이다.

리골레토에게는 질다라는 딸이 있는데 리골레토가 딸에게는 또 끔찍한 것이다. 그가  과보호하여 키웠는지(과보호가 문제다.) 세상의 때는 1도 묻지 않고 아버지와 달리 착하기만 하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질다에게 하필 만토바 공작이 눈독을 들인다.

바람 경력 100단 만토바 공작이 순진무구한 처자 질다를 홀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만토바의 감언이설에 속아 질다는 만토바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고.

한편 리골레토에게 앙심을 품은 일당들이 리골레토의 연인인 줄 알고 리골레토의 딸 질다를 납치한다.

질다 납치 과정도 웃긴게 리골레토는 삐리리 공작부인 납치인 줄 알고, 좋아라 하며 그 납치를 돕는다. 제 손으로 제 딸을 납치해준다.

손도 대지 않고 코 푼 만토바. 말도 안 했는데 질다가 제 방으로 배달(?)되어 온 것을 알자 쾌재를 부르며 리골레토 앞에서 질다를 성폭행(정황상)한다. 하아, 여인 납치에 성폭행까지. 어디선가 음습해오는 막장의 기운.

리골레토는 만토바에게 복수하기 위해 살인청부업자 스패라 푸칠레를 고용한다. 돈을 주고 만토바를 죽여달라고 부탁한다. (막장이 +1 추가되었습니다.)

그리고 리골레토는 질다가 만토바에게 정이 떨어지게 하려고, 만토바가 또다른 여인에게 수작을 부리는 모습을 질다에게 보여준다.

몰래 지켜보는 리골레토와 질다, 새로 만난 여인을 유혹하는 만토바, 바람둥이인줄 뻔히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토바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여인(마달레나, 살인청부업자의 누이), 이 넷이 부르는 사중창이 코믹스럽다.

비극인줄 알았는데 희극이야? ㅋㅋ 마달레나, 공작, 질다, 리골레토의 4중창 “아름다운 아가씨여”

리골레토에서 가장 웃기는 장면이다.

가사는 다르지만 요지는 이런 식이다.

리골레토 : 자 봐, 공작은 원래 저런 작자야. 바람둥이라고.

질다 : 그의 사랑을 믿었는데. 그에게 나는 아무것도 아니었구나. ㅜㅜ

만토바 : 아름다운 아가씨, 당신을 사랑해~ 나랑 오늘 밤 사랑하지 않을래?? 응? 응???

마달레나 : 당신 바람둥이란거 다 알아요. 허튼 수작 부리지말고 딴 데가서 알아봐요 (그래도 기분 나쁘지 않네^^)

각자 얘기하고 있다. 사중창으로. ㅎ 동상이몽도 이런 동상이몽이 없다. 저 내용을 반복 반복 반복. 혼돈의 와중에 음악은 또 아름다운 것이다.

이 부분에서 뒤에 계신 어머니들, 조용히 계시다가 서로 몇 마디 하신다. 내용은 못 들었지만 이 장면 재미있으신가보다.

자신에게 죽음의 위험이 다가오는 줄 1도 모르고 호랑이 굴 속에서 여인 1을 꼬셔서 기분이  매우 좋은 만토바. 웃프다고 해야할지.

분위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기부니가 더더더 좋아진 파바로티인가 만토바가 노래를 한다. "여자의 마음은 갈대".

와~ 역시 역시, 브라바~ 브라비 ~ 물개박수 내적 환호.

난 "여자의 마음이 갈대와 같이 이리저리 흔들리고 변덕이 심하다"라는 노래인줄 알았는데 극에서 보니 "남자의 마음이 갈대"라는 것이었구만.

남자(만토바)의 마음이 오늘은 이 여인에게, 내일은 저 여인에게 간다는 것을 풍자한 것이었다. 이렇게 깊은 뜻이 있는 줄은 극을 보고서야 알겠다. 문학적인 용어로 풍자 & 반어. 이제부터 여자의 마음이 갈대라고 하지 말고 남자의 마음이 갈대라고 당당히 말해야겠다.

노래도 부르고 술에 취한 만토바는 스패라의 집에서 잠들었다. 여러분, 한데서 자지 맙시다. 위험해요. 이불 밖은 위험해!

이제 만토바는 죽는 건가? 라고 생각한 그때 일어난 반전!

스패라가 만토바를 죽이려는데 만토바에게 마음을 뺏긴 마달레나가 오빠를 만류한다. '만토바를 죽이지 말아달라'고.

스패라는 반대한다. '그를 죽여야 돈을 받을 수 있다'고.

마달레나는 '지금 누군가가 온다면 대신 죽여서 그 시신을 리골레토에게 주자'고 제안한다.

이 모습을 몰래 지켜보던 질다가 만토바 대신 자신이 죽기로 한다!!!

"그래도 난 그를 사랑해. 그를 살리기 위해 내가 대신 죽겠어."

뭐지? 이 급 상황전개는?

질다는 스패라와 마달레나 눈 앞에 나타나고, 갑자기 들어온 그녀가 누구인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죽인 남매는, 질다를 꽁꽁 싸매서 만토바의 신발을 신겨서 리골레토에게 넘겨준 다음 돈만 받는다.

납치,성폭행, 살인청부에 이어지는 살인.

리골레토는 시신이 질다인줄도 모르고 만토바에게 복수를 했다고 득의양양하는데.

이때 잠에서 깨어 기부니가 좋은 만토바는 아침 공기를 가르며 노래를 부른다~ 마돈나에 빠비에~~ 여자의 마음은 갈대~ 갈대~

ㅎㅎㅎ

파바로티의 상쾌한 목소리가 또다시 바람을 가르고.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모를 상황.

만토바의 노래를 듣고 혼돈의 도가니탕에 빠진 리골레토는 그제서야 사랑하는 딸 질다의 죽음을 깨닫는다. 끄읏.

아버지의 죄? 대신 죽어가는 한 마리 어린 양 질다. 메가박스 제공 사진.

아 놔. 이 충격적인 스토리는 뭐지? 리골레토는 남의 딸, 남의 아내 뺏으라고 부추기다가 자기 딸이 납치당하는 꼴을 당한다. 그리고 딸이 눈 앞(커튼 뒤)에서 성폭행(적어도 성추행)을 당한다. 쌤통이라 하기엔.

죄 없는 딸은 뭐냐고. 이 죄없는 여인이 왜 대신 죽는 건데? 왜? (나 심각하다. 지금 절규 중이다. 왜!!! )

희생양인가요? 죄는 남(자)이 지었는데 벌은 왜 여자가 받나요? 라고 말하면 내가 지나치게 남녀 프레임으로 보는 것인가??

라고 말하기엔 지난번 오페라 <마담 버터플라이>에서도 남자의 변심으로 여자만 희생해서 죽잖아.

그리고 질다의 죽음이 더 충격적인게 리골레토와 만토바의 서사는 시간을 들여 차곡차곡 쌓아가서 둘 중 하나는 죽겠군. 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갑자기 질다가 나타나서 결심, 죽기까지 1분도 안 걸린다. ..

문학이 원래 이런건가? 오페라가 원래 이런건가?? 생각해보니 오페라 <오델로>도 데스데모나 죽...<카르멘>에서도 카르멘 죽...<마담 버터플라이>에서도 버터플라이가... 아, <라보엠>에서도 미미가 죽... 미미는 병 때문이었지만.

잘 모르겠는데 난 반댈세. 이런 스토리 나는 반댈세. 오페라 극본가는 집단 "착한 여자 컴플렉스"에라도 걸린건가? 오페라는 여주가 죽어야만 진행이 되는건가.

생각을 좀 해 봅시다. 다음 중 <리골레토>에서 죽어야할 사람은 누구일까?

1번. 권력을 이용해 삐리리 백작 부인 (유부녀)에게 수작을 걸고, 죄 없는 삐리리 백작을 감옥에 보내면서까지 딸을 욕보이고, 질다가 리골레토의 정인인 줄 알고 의도적으로 접근하는 성과 쾌락을 추구하는 권력자 만토바.

2번. 권력자 만토바에 기생해서 만토바의 성욕과 나쁜 짓을 부채질하는, 남의 아내 남의 딸도 마다하지 않고 납치해라 가져라 부추긴 리골레토.

3번. 쾌락을 추구하는 남자에게 속아 순정을 바치고 죄 많은 아버지를 두어 납치 당하여 몸도 빼앗긴, 세상 물정 모르는 착한 여인 질다.

당신의 선택은?

나는, 나는 1번인 것 같은데?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자발적인 나쁜 놈과, 나쁜 놈을 부추기는 나쁜 놈과 아주 심하게 착한 놈, 어떤 놈이 나쁘냐고.

...

내 기준에서 천벌을 받아도 마땅치 않을 자발적 나쁜 놈 만토바는 어느 때보다 더 상쾌한 기분으로 일어나 "여자의 마음은 갈대~ 갈대~"라고 노래하고 있으니 환장할 노릇이다. 갈대 타령은 무슨, 네가 갈대다 이놈아.

무튼 그러하다. 죄 1도 없는, 티없이 순수하고 맑고 깨끗한 질다. 리골레토에서 가장 착한 인물 질다는 아버지를 잘못 둔 죄와, 만토바의 목숨 대신 자신을 희생하여 죽었다.

리골레토를 벌 주는 비극성을 강조하기 위해? 저주를 받을 짓 하지 말라는건가? 남 상처주는 사람은 몇 배 더 피눈물 나는 상처로 받게 된다... 라는 권선징악이라 하기엔 만토바는 너무 멀쩡하잖아?

권력자는 털끝 하나 다치지 않고 꼬리만 잘리는 현실을 떠올린다면 내가 너무 오바인가?

이중잣대스러운 반쪽의 권선징악.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안 되는 질다의 죽음.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누가 죄인인가? (feat. 뮤지컬 <영웅>)

죄많은 아버지와 만토바를 대신해서 죽어가는 죄 없는 질다. 이런 희생양... 시르다. 맨날 왜 힘없는...사람만 다치고 불쌍한... 하아... 이게 현실인가?

오페라에서 스토리 포기하라 말하면서 가장 스토리가 포기가 안 되는 사람은 바로 나였다. ㅎㅎㅎ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다. 기가 막혀 헛웃음 지으며 내려오려는 그 때 내 눈을 사로잡은 자막 한 줄.

원작 : 빅토르 위고

원작 빅토르 위고.

위고? 위고라고????? 위고 원작??

아까보다도 더한 충격의 도가니탕. @@

위고 원작인데 스토리를 심하게 바꿨나? 각색?

내가 책을 오래 안 읽긴 했지. 초등 5~ 6학년때 엄청 많이 읽었는데 중2까지  열심히 책을 읽다가. 입시 시작한 중3부터는(고교 시험 본 연합고사 세대 ㅋ) 엄마가 책 그만 읽고 공부하라고 혼내가지고 공부하느라 책을 끊긴 했지.

한 번 끊어진 책은 다시 이어지지 않더라고.

그래서 요즘 책보다는 공연이나 공연, 그리고 공연에서 생각거리와 화두를 얻는 중인데.

책을 좀 읽어야할까? 오리지널도 그렇게 막장스럽게 느껴진다면 인정하겠어.

이 막장 of 막장 스토리 <리골레토>를 보고나니 떠오르는 뮤지컬이 하나 있다.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백작>.

뮤지컬 <몬테 크리스토 백작> 역시 대문호라 불리우는 알렉상드르 뒤마 원작인데, 극을 보고 나서 스토리에 뜨악 한 적이 있다. ㅋ

몬테 크리스토 백작은 초등 시절에 책을 읽었는데 30년도 지난 것이 기억이 나겠냐고. 그땐(초딩시절) 나름 재미있게 감동적으로 읽은 것 같은데, 극으로 보니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이었다.  뭐지? 이 아동용 애니메이션스러운 스토리는?

<몬테 크리스토 백작> 뮤지컬로 보신 분들, 저만 그렇게 느낀 건가요? 진심 궁금.

<몬테 크리스토 백작>의 엔딩에서 알베르토가 몬테 크리스토의  친아들이었단 사실이 쇼킹하여, 관극 내내 재미없어 하다가 마지막에 엄청 웃고 나왔던 경험이 있다. 보물섬스러운 스토리 마지막에 밝혀진 출생의 비밀 ㅎㅎㅎㅎㅎㅎ 이름하야 출비! ㅎㅎㅎㅎㅎㅎ

또 하나 생각 나는 것이 있다. 2018 뮤지컬 라인업에 뮤지컬 <웃는 남자>가 있다. 이 <웃는 남자>로 말할 것 같으면,

전세계 초연작, 창작 뮤지컬 <마타하리>를 제작한 EMK에서 <마타하리> 이후 또 한 번 해외 수출을 염두에 두고 야심차게 제작하는 창작 뮤지컬! 무튼 대대적으로 띄우는 기대작 뮤지컬 <웃는 남자>.

그런데 <웃는 남자>가 바로 빅토르 위고 원작이라 하네?  좀 불안하네.

나는 뮤지컬 <웃는 남자>에 박효신이 나오기를 기대 기대 기대하고 있는데.

또 또 생각나는 것이, 같은 작가에게서 나온 <레 미제라블>같은 훌륭한 예도 있으니까. 이제 보니 <레 미제라블>이 정말 좋은 극이었어. 그 땐 뮤지컬이니 오페라니 본 게 거의 없어서 <레미제라블>의 진가를 몰랐었어. <레미제라블>이 돌아온다면 재관람 재관람 재관람하며 칭송해주겠다.

진정하자. <웃는 남자>도 <레미제라블> 같은 훌륭한 작품이 되지 말란 법은 없지.

자발적 나쁜 놈 만토바 공작. 상처를 준 여인도 있지만 여인의 마음을 얻어 목숨도 건지고 어제도 오늘도 즐겁게 살아가고 있다. 메가박스 제공 사진.

혼돈에 빠진 이 글은 어떻게 마무리하여야할까?

막장은 옛날 옛날 옛날부터 존재하였다. 그 막장의 전통이 과거를 이어 현대까지 계승되는 것이니, 막장을 욕하지 말자? 막장은 영원하다?

수많은 막장 드라마가 양산되는 이유를 이제야 알겠다. 막장은 우리 곁에 항상 존재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 몸 속엔 막장을 즐기는 dna가 있는 거라고.

그렇다. 막장과 위대한 예술은 종이 한 장 차이다.

그래서 진짜 이 글을 어떻게 마무리 해야할까?

여러분~ 죄 짓지 말고

착하게 살아요~

아니다. 착하게 살다가 질다가 죽었는데???

여러분~ 착하게 살다가는

일찍 죽어요~ 조심하세요.

착하게 살다가 일찍 죽는 경우는... 실제로 있는데. 쿨럭~

아, 생각났다.

루치아노 파바로티는

대~단했다.

막장 논란은 일단락하고.

포스팅마다 웃으며 "오늘은 이만^^" 이라고 엔딩을 썼는데 질다의 죽음 때문에 오늘은 즐겁게 엔딩이 안 된다. 그래도.

난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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