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요의집

고요의 집 온라인 집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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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11. 11. 0:43

이웃추가


안녕하세요, 또 오랜만 이에요 :)


오늘은 블로그에 자세히 소개되지 않았던, 저희집 사진을 모아서 올려보려고 합니다.

사실 정말 많이 올렸다고 생각 했었는데 포스팅을 둘러보니 따로 모아서, 괜찮은 화질로 포스팅을 한 적이 없더라고요.


제 블로그 이웃분들께서는 모두 아실 것 같지만 그래도 어쩐지 기분상 잠시 소개를 해야할 것 같네요.


제가 살고 있는 집은 20-30년 된 투룸 빌라예요. 처음엔 오랜 시간동안 월세집으로 사용되었던 곳이기에 특별히 리노베이션을 하거나 큰 수리를 하지 않은 채 낡은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하지만 반듯한 벽과 바닥, 방 두개와 거실이 온전히 있으며 주방이 분리되어있는 구조가 좋아서 보자마자 계약을 했었죠. 아, 욕조가 있는 욕실도 좋았고요.


온라인 집들이를 한다면서 너무 말이 많네요.



공간 1. 거실





요즈음 저희집 전경이에요.

거실의 그림도 소파 쿠션도, 하다못해 식물들도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 바뀌는데요, 가을을 맞아서 살짝 컬러감을 더했습니다.


거실의 그림은 구입한 것이 아니고 렌탈 서비스를 받은거예요. 이미지와 사이즈를 보고 그림을 골랐는데, 설치하는 날 보니 볼드한 금장 프레임이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조금 더 매트한 캔버스의 느낌을 상상했었어요. 압도적인 사이즈의 작품을 보며 그림이 공간을 이렇게나 달라보이게 하는구나, 새삼 놀라곤 합니다.



바닥은, 여러번 언급 했지만 장판을 걷고 검은 페인트를 칠했어요. 바닥용 페인트가 따로 있는데요- 검색하면 많이 나옵니다.(제가 사용한 것은 '실크리트'의 제품이었어요) 하도제, 컬러, 상도제 순서로 발랐고 만족하며 살고 있어요. 보일러가 들어오는 온돌바닥이에요.




 



이 사진은 예전에 대여 받았던 이은경님 작품. 어딘지 그런지(grunge)하면서도 묘한 초록 패턴의 작품이 저희집과 참 잘 어울렸다고 생각해요.

이 때는 소파의 쿠션 부분이 회색이에요. 맨 처음 집을 꾸밀 때 만들었던 쿠션인데 그 때만 해도 시크한 무채색 집이 로망이었거든요.

하지만 살면서 이 집의 매력은 빈티지한 원목 천장에 있음을 깨닫고 점점 편안하고 생기있는 집으로 꾸미려고 노력했답니다.







거실 한 켠에는 길가에 버려져있던 창틀에 거울을 끼워 만든 전신 거울이 있어요.

요즘 제가 사랑하는 여인초도 바로 옆에 자리잡았습니다.


나뭇가지 오브제는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친구들이 선물 해 준 것입니다.


저희집의 날것같은 느낌을 잘 살려준다고 생각해요. 하하.



사진에 문이 열려 있는 곳은 침실이에요. 타마냐가 근심어린 표정으로 저를 바라보고 있네요.귀여웁게스리 :)







이건 안방에서 바라본 거실 모습이고요






테이블 위에는 마블 트레이를 두고 그때그때 올려두고 싶은 것들로 데코합니다.

선물받은 템포드롭 (물방울 모양의 저 것) 이 실제로 무슨 기능인지는 모호하지만 바라보고 있으면 예뻐서 지난 겨울 선물 받은 이래로 쭈욱 저 자리를 지키고 있어요. 큰 사이즈의 시약병에는 꽃을 꽂아요. 계절감 있는 생화가 가장 좋겠지만, 가을/겨울 시즌을 맞이하여 프리저브드 (preserved) 잎사귀와 꽃을 두었어요. 털복숭이 쿠션과 작은 사이즈의 겨자색 쿠션도 들였지요.


타마냐 (저희 둘째 고양이, 4세, 포토제닉) 가 앉아있는 의자 뒤에는 고양이 화장실 공간이 있는데 식탁 공간과 분리 해주려고 각목으로 가벽을 만들어 세웠어요. 원래는 유리도 끼우고 완벽 분리를 하려고 했으나 저 상태로도 예쁜데다가 생각보다 저 곳에서 밥을 자주 먹지 않아서 저대로 두었습니다.


한동안 저 프레임을 무슨색으로 칠하느냐로 고민을 했는데 결국 저 나무 색 그대로 두는게 가장 좋겠다 싶어서 그대로 살았어요.







안쪽에서 보면 이런 모습.

정면에 보이는 요상한 끈을 둘둘 감은 판은 고양이들을 위해 만든 스크래쳐예요. 제 고양이들은 (사진에는 한 마리가 안보이지만 튀케와 타마냐, 두 마리 인 것 아시지요? :) 저 곳을 뛰어올라 창가에 앉는 것을 좋아합니다.

창가에는 'ㄷ' 모양으로 구조목을 제작하고 앞 면은 천을 끊어다가 가려주었어요. 천을 걷으면 커다란 휴지통이 숨어있어요. 튀케를 위한 고양이 화장실도 하나 더 저 곳에 숨어있고요. 처음 이 집으로 이사 올 때 빛이 드는 창가가 있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나요. 






현관 쪽에서 바라본 집 안 모습. 정면에 보이는 왼 쪽 문은 화장실, 오른 쪽 문은 게스트룸 입니다. 게스트 룸 오른쪽 쑥 들어간 부분이 주방이에요.

거실은 티비가 없고 큰 테이블과 등받이 없는 벤치를 기준으로 의자를 두었어요. 친구들이 놀러왔을 때 둘러앉아 뭘 먹기도 하고 티타임을 갖기도 해요.

혼자 저 곳에 앉아서 책을 보거나 작업을 할 때도 있고요. 공간을 아끼면서 넓게 사용할 수 있어서 만족하고 있어요.







이 집은 문을 열었을 때 바깥이 예쁩니다. 나무가 보이고 하늘이 보여요.

겨울이 좀 춥지만,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니까 되도록 긍정적으로 집을 바라봅니다. 사진 오른쪽에 검은 벽장은 신발장이에요. 이케아의 TRONES 라는 제품인데 꼭 신발장이 아니더라도 이것저것 생활용품을 수납하기에 좋아요. 상단에 무언가 올려둘 자리도 있고 해서 굉장히 만족하면서 사용 중이에요.







신발장 위에는 집에 들어오면 바로 좋은 향이 날 수 있게 디퓨져를 두었고 각종 소품을 디스플레이 했어요. 좋아하는 잡지의 한 페이지, 내가 그린 그림, 엄마의 편지 를 액자에 끼워 진열했고요. 예전부터 좋아했던 달마도사 모형 (저를 지켜준다고 믿고있어요)과 초, 작은 병에 담긴 말린 꽃 등을 두었어요. 오고가며 바라보면 기분 좋은 물건들만 선별해서 올려 둔 거랍니다. 이 공간은 집의 처음과 끝을 담당하고 있으니까요.





 
공간 2. 침실 겸 작업실 겸 드레스 룸






뭔가 용도가 여러가지 같지만 메인은 '잠자는 공간'

침대 이외의 다른 물건들은 되도록 최소화하거나, 가렸습니다. 








예전부터 큰 침대에서 편안하게 자고싶다, 라는 생각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일부러 퀸사이즈의 침대를 장만했었어요.

침대 옆 의자는 협탁 대신 사용하고 있는데 원래는 책상 의자로 사용하다가 부러져서 용도가 바뀌었지요. 작은 조명과 식물을 두었습니다.

메인의자(?) 옆 꼬마의자에는 책을 쌓아두었어요. 자기 전에 책을 읽다가 자는 것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자꾸 휴대폰만 보다가 잠이드네요. 좀 더 아날로그하게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지만 현실은 웹툰을 읽거나 인스타그램을 하다가 잡니다. (흑흑)






꼬마의자는 제가 아주 어릴 적 부터 저희집에 있던거예요.

부모님 댁에서 소중히 가지고 온 몇 안되는 물건 중 하나입니다.








책장을 따로 두기에 여의치 않아서 책은 모두 책상 아래에 쌓았어요. 

작업공간은 최대한 심플하게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요. (습관처럼 책상 위를 정리하곤 합니다)

시선이 닿는 곳에는 영감을 줄 만한 이미지를 붙여두는 것을 좋아하고요. 컴퓨터에는 자극이 될 만한 글귀를 적어둬요. 메모지 중 하나는 엄마가 오셨다가 남기고 간 메세지가 있어요. '잘 지내고 있어라, 또 올께. 날마다 행복하고 빛나는 날들 되길 빈다. 엄마가-' 라고 써있어요. 바라 볼 때 마다  오늘은 빛나는 하루였나 생각하게 됩니다. 하하.







입고있으면 영국드라마 '셜록'에 나오는 주인공 중 한 사람이 된 것처럼 느껴지는 헤링본 로브.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사 줬는데 제가 무척 좋아해서 문에 걸어 두고 매일 쳐다봐요.물론 기회가 될 때마다(?) 입고 있고요.





공간 3. 주방




다른 공간도 그렇지만 주방은 거의 완전히 새로 만들었어요. 세탁기가 빌트인 된 싱크대부터 상부장, 환풍기며 벽조명, 그리고 선반들 까지.

좁고 긴 공간을 활용하려 긴 선반을 양쪽에 달고 왼쪽은 수납 및 조리공간 (그러나 가전제품이 장악했지만), 오른 쪽은 바 테이블 처럼 활용해요. 간단한 음식을 먹거나 아침에 빛이 들 때 앉아서 차나 커피를 마십니다.


음악을 틀어놓고 주방에서 무언갈 하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요. (밥은 잘 안 해먹지만요..)



 




이 꺾이는 공간을 좋아합니다.

주방 바테이블 위에 동그란 오브제는 철판 오브제 인데요, 메모보드 라던가 무언가를 부착해서 꾸미는 용도로 사용할 수 도 있는데 저는 저렇게 두 개를 걸어서 기하학적인 느낌이 나도록 두었습니다.





아까 언급하였던 가전제품이 장악한 조리 공간 이에요, 하하핳

얼마전 새로 구입한 빈티지 믹서기가 마음에 꼭 듭니다.


두 번 째 선반에는 물건을 너무 많이 쌓지 않고 자주 쓰는 것들을 올려 두었어요.

맨 위 선반에 있는 것들은 자주 쓰지 않는 물건들 이고요





계절마다 꽃을 꽂거나 식물을 두어 분위기를 다르게 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철재 행어를 상부장 아래에도 설치하고 벽에도 설치해서 조리도구, 냄비 등을 s고리로 걸어 주었어요.

사용하기도 편하고, 보기에도 귀엽..다고 생각합니다 :)


아,

원래는 가스 배관이 있던 동그란 구멍에는 조화를 꽂아 주었어요. 피식 웃음이 나오는 요소가 있는 집이 좋아요.




공간 4. 게스트 룸





방 하나는 게스트 룸으로 사용해요.

손님, 친구, 가족 등이 오면 머무는 공간인데 이 곳도 간결하게 꾸미려고 노력했어요.

이케아 침대와 반대편 수납장은 같은 색 (그레이) 페인트로 칠 해주었고요. 빈티지 협탁을 두었어요. 옷을 거는 간단한 행거는 파이프행거를 동색으로 스프레이 해 준 후에 설치했고요, 허전한 벽에는 조화 유칼립투스 잎사귀와 동관 (예전에 촛대용으로 샀다가 남은 것) 으로 매우 간단하게 오브제를 만들어서 걸어주었습니다.






이 방의 주인은 타마냐 인 것 같은 때가 많아요. 하하






반대편에는 이렇게 침대와 같은 색으로 페인팅 해 준 장 하나와 버려진 창틀로 만든 거울이 있고요-

예전 동네에서 나눔받은 의자를 두었어요. 나눔 받을 때 부터 검정색이었는데 원래는 나무의자였습니다.




공간 5. 화장실




어쩐지 엄청 산만해보이는 화장실 입니다. 하하

얼마전에 샤워커튼을 바꾸어서 그런 것 같아요. 일 년에 몇 번 샤워커튼을 바꾸는데 늘 흰 것만 하다가 무늬가 있는 녀석으로 바꿨어요. 실제로 보면 차분한데 사진에는 유달리 화려해 보이네요. 바닥 타일은 셀프로 덧방하고 벽과 천장, 욕조는 모두 욕실 코팅제를 구입해서 칠했습니다. 선반들을 달아주었고요. 






이건 흰 샤워커튼 시절.


저는 화장실을 완벽하게 건식으로 사용해요. 샤워커튼 치고 그 안에서 샤워를 하는거죠. 그래서 조명이 물이 직접 닿을일이 없어서 이렇게 팬던트 등을 설치 했어요. 욕조 옆 사다리에는 발수건을 걸어두었어요.






소품은 그때그때 다르게.

이 사진이 좀 예전 사진이라서 지금 현관 입구에 있는 꽃 사진이 이 때는 화장실에 있네요 :)







지금은 샤워커튼이 화려해서 꽃 패턴 액자는 뺐어요.

검은 선반을 설치하고 그 위에 욕실용품들과 책을 올렸어요. 액자는 여행 가서 구입해 온 것과 제가 직접 그린 그림인데 건식 화장실 이기에 이런 데코가 가능해요. 낡은 화장실 이지만 최대한 기분 좋은 공간으로, 제 자신이 사용하기에 편하게 꾸몄습니다.




 



샤워 목용 용품들은 이쪽에 있어요. 패키지는 되도록 비슷한 느낌으로 통일하고 그게 어려우면 다른 컨테이너에 덜어서 사용해요. 번거롭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용하는 동안 제 스스로를 더 신경 써 주는 느낌이 들어서 그게 좋습니다 :)






음, 제가 저희집을 <고요의 집> 이라고 이름 붙이고 2년 반을 살았더라고요.

월세집이지만 열심히 가꾸고 살았어요. 예산은 약 300만 원. 모든 곳을 직접 고치고 손보아서 이제는 저에게 가장 편안하고 어울리게 된 공간이 되었지요.


왜 이렇게 열심히 집을 꾸몄나, 그리고 나는 왜 집을 가꾸고 사는 것을 모두에게 추천하는가에 대해서는 어바웃 해피니스 라는 책에서 읽은 구절을 써서 대답을 대신 해 볼게요. 


집을 자신이 원하는 생활 방식을 지원하는 쪽으로 디자인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여러분 자신의 결정에 달려있다. 나는 잘 디자인한 건물은 낙관주의,자신감,고마움, 희망,동정심, 목표 그리고 공감을 나타낸다고 믿으며, 누구든지 이 모든 특징을 디자인에 반영할 수 있다고 여긴다. 다만 필요한 것은 그 방법을 배우는 것이고, 그렇게함으로써 우리의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Amanda Talbot, 어바웃 해피니스





미루고 미루었던 온라인 집들이는 이렇게 마칠게요.

요즘 인테리어 클래스를 진행하고 있어서 더 집에대해 생각을 많이 하게돼요.


제 포스팅을 보시고 많은 분들이 좋은 쪽으로 영감 받았으면 좋겠어요 :)



좋은 밤 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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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의집 | 공간디렉터 최고요 @koyoch 좋아하는 곳에 살고 있나요? 2nd edition -2022, 휴머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