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님, 아빠의 명예를 돌려주십시오”…‘피살 공무원’ 아들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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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20.10.06. 오전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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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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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해 상에서 실종된 뒤 북한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어업지도원 공무원의 아들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는 자필 편지를 썼습니다.

피살 공무원 이 모 씨의 형 이래진 씨는 오늘(5일), 이 씨의 고등학교 2학년생 아들이 문 대통령을 향해 직접 쓴 편지를 공개했습니다.

아들 이 모 군은 편지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통화했고 동생에게는 며칠 후에 집에 오겠다며 화상통화까지 했던 아빠가 갑자기 실종되면서 매스컴과 기사에서는 증명되지 않은 이야기까지 연일 화젯거리로 나오고 있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 군은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동생과 저와 엄마는 매일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한 가정의 가장을 하루아침에 이렇게 몰락시킬 수 있는 자격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피살 공무원 이 모 씨 아들의 자필 편지 1/2 쪽. 형 이래진 씨 제공

이어 이 군은 "이 씨가 자진 월북을 시도했다"고 판단한 해양경찰청의 수사 결과를 반박했습니다.

이 군은 "저희 아빠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이 높으셨다"며 "수영을 전문적으로 배운 적이 없는 저희 아빠가, 180cm의 키에 68kg밖에 되지 않는 마른 체격의 아빠가 38km의 거리를 그것도 조류를 거슬러 갔다는 것이 진정 말이 된다고 생각하시는지 묻고 싶다"고 밝혔습니다.

또 "총을 들고 있는 북한군이 이름과 고향 등의 인적사항을 묻는데 말을 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느냐"며 "나라에서는 설득력 없는 이유만을 증거라고 말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피살 공무원 이 모 씨 아들의 자필 편지 2/2 쪽. 형 이래진 씨 제공

그러면서 이 군은 "지금 저희가 겪고 있는 이 고통의 주인공이 대통령님의 자녀 혹은 손자라고 해도 지금처럼 하실 수 있겠느냐"며 "아빠는 왜 거기까지 갔으며 국가는 그 시간에 아빠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왜 아빠를 구하지 못하셨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이 군은 "대통령님께 간곡히 부탁드린다"라며 "저의 엄마, 동생이 삶을 비관하지 않고 살아갈 수 있도록 아빠의 명예를 돌려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어 "하루빨리 아빠가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도와달라"며 편지를 맺었습니다.

최유경 (60@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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