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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레'란 한 조상을 같이 받드는 자손의 무리를 이르는 말이다. 그래서 흔히 같은 동포나 민족을 이르는 말로 쓰이고 있다.

이 말은 훈민정음을 창제했던 15세기에는 쓰인 용례가 보이지 않는다. 16세기 말부터 문헌에 나타나기 시작하였지만 지금과는 다른 뜻으로 쓰였다. 〈소학언해(小學諺解)〉에는 '우리 집이 본래 가난imagefont 겨레라'는 문장이 나온다. 그러니까 여기에서 겨레의 뜻은 '가족', '친족', '집안'의 뜻으로 쓰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몽어노걸대(蒙語老乞大)〉에서도 '이제 우리 겨레가 다 모였으니 마음껏 먹고 마시자'고 하였으니 '온 가족이 모였다'는 뜻으로 쓰인 것이다. 이 '겨레'라는 말은 그 어원이 '가imagefont다/가르다(分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나의 몸통이나 몸체에서 갈라져 나간 지체가 '갈래'이고 '겨레'인 것이다. 이 말은 처음에는 한 조상의 몸체에서 갈라져 나온 '갈래'이고 하나의 '겨레'이었다.

그리고 '갈래'란 한군데로부터 갈라져 나간 부분이나 가닥을 말하는데, '갈래'도 '겨레'와 같이 '가imagefont다 / 가르다(分岐)'에서 파생된 말이다. '가imagefont다'의 어근 '가imagefont-'에 파생접사 '-애'가 결합되어 '갈래'가 되었다. 그리고 명사화 접사 '-악'이 붙어 '손가락, 발가락'과 같이 몸체의 가지를 뜻하는 '가락'으로 된 것이다.

사람의 갈래는 '아기'이고, 소의 갈래는 '아지(송아지)'이고, 나무의 갈래는 '가지'이다. '아기', '아지', '가지'는 모두 몸체에서 갈라져 나온 작은 '갈래'이고 '겨레'인 것이다. 설날 떡국을 끓여 먹는 '가래떡'도 원래는 '갈래떡'에서 온 말이다.

그러나 이 '겨레'라는 말이 근래에 와서 그 의미가 확장되어 '동포(同胞)'나 '민족(民族)'의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이처럼 의미가 확장된 낱말로는 '가족'이라는 말이 있다. 연세대학교와 관련 있는 사람들을 '연세가족'이라고 하고, 삼성그룹과 관련 있는 사람들을 '삼성가족'이라고 부르는 것도 의미가 확대된 것이다.

우리 '배달겨레'는 불행하게도 남북으로 갈라져 있고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세계 각국에 흩어져 살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겨레는 이러한 역경을 전화위복으로 삼아 세계 곳곳에 한글 간판을 내걸고 겨레 문화와 겨레 얼을 드높이고 있으니 기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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