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MB때 네이버 댓글 인기도 조작 의심 동영상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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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2017.09.22. 오전 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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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정보원이 이명박 정부 시절 민간인 ‘댓글부대’를 운영해 온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2012년 총선을 앞두고 네이버 댓글의 인기도 표시가 비정상적으로 이뤄졌음을 보여주는 동영상이 공개됐다. 댓글부대 요원들이 수작업이 아닌 원격 자동시스템으로 댓글 성향 별로 인기도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1일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한 이용자는 경향신문에 2012년 총선을 한 달 정도 앞두고 네이버 댓글에 대한 공감·비공감 클릭수가 조작됐다는 주장과 함께 동영상을 보내왔다.

해당 동영상은 2012년 3월14일자 서울신문 기사 <“의리 택한 김무성·盧 그림자 문재인”...낙동강 “싸나이 대전‘>에 남긴 2개의 댓글이 소개되고 있다.

첫 번째 댓글의 작성시각은 2012년 3월14일 09시51분으로 조회수는 6인데 비공감이 9로 표시됐다. 두 번째 댓글 경우 작성시각은 2012년 3월14일 09시48분으로 조회수 5에 비공감은 9였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에 비판적인 내용의 2개의 댓글 모두 조회수 보다 비공감 클릭수가 더 많았다. 제보자는 “외부세력이 정치적인 목적을 가지고 댓글 성향별로 인기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증거”라고 말했다. 댓글을 조회하지 않고는 해당 댓글에 공감이나 비공감을 누를 수 없고 상식적으로 조회수보다 비공감 클릭수가 많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제보자는 제보경위에 대해 “2012년 당시 댓글놀이를 하다 신기한 것을 발견하고 동영상을 찍어 네이버에 문의를 했는데 별다른 답변이 없었고 나도 그냥 잊고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2012년 총선을 앞두고 국정원이 민간인 댓글부대를 집중 운영했다는 뉴스를 보면서 댓글부대 요원들이 네이버 공감이나 비공감 클릭수도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 같아 제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제보자는 2012년 당시 새누리당에 비판적인 댓글을 많이 올렸던 진보성향 블로거로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내가 올린 댓글의 경우 조회수가 한개 올라갈 때 비공감 클릭수가 그 보다 훨씬 많이 올라갔다”며“누 군가 내 아이디로 올린 댓글을 계속 모니터링 하면서 손을 대고 있다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기사에 달린 댓글 아이피(접속 주소)를 검찰에서 추적하면 댓글 여론을 조작한 사람들이 누구인지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도 개진했다.

네이버측은 조회수 보다 비공감 클릭수가 더 많이 표시된 동영상에 대해 “일종의 서비스 카운트 로직(디지털 논리회로)의 오류(버그)일 뿐 인위적인 조작의 결과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조회수 경우 1개의 PC로 여러 차례 클릭해도 1이상 올라가지 않는 반면 공감이나 비공감은 서로 다른 네이버ID를 사용해 1개 PC로 3번까지 클릭을 할 수 있어 조회수 보다 공감·비공감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현재는 댓글의 조회수를 표시하지 않아 더 이상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네이버 해명에 대해 해킹 시스템을 오랫동안 연구해온 한 보안전문가는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동영상에서 보인 것처럼 조회수보다 비공감이 큰 것은 내부 모니터링을 통해 충분히 알 수 있었을 텐데 왜 상당기간 이를 방치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적어도 네이버가 모니터링 의무를 등한시한 책임은 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또 “네이버의 버그(오류)설명을 사실로 받아들이더라도 외부세력이 이 같은 취약점을 이용해 해킹이나 기술적 조작이 있었을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보안전문가는 “개인적으로 빅데이터 분석 시스템으로 네이버 댓글을 분석하다 누군가 앞 자리 4개가 일치하는 아이디로 하루에 평균 600개 정도의 댓글을 수개월 동안 만들어내는 경우도 봤다”며“이런 정도의 댓글 조작은 네이버가 모를 리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진구 기자 kangj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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