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제조2025 폐기"…美에 유화 제스처

입력
수정2019.10.30. 오후 11:47
기사원문
김인오 기자
본문 요약봇
성별
말하기 속도

이동 통신망을 이용하여 음성을 재생하면 별도의 데이터 통화료가 부과될 수 있습니다.

WSJ·홍콩언론 보도

4중전회서 대체 방안 마련
美와 협상·외자 유치 목적


지난 28일부터 열린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 전회)'에서 공산당 지도부가 중국 첨단 기술 육성전략인 '제조 2025'를 실제로 포기하고 이를 대신할 경제 발전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동망 등이 전했다.

'제조 2025' 폐기는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미·중 무역전쟁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꾸준히 '폐기하라'고 비난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눈여겨볼 만한 변화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눈길이 모인다.

특히 새로운 대체 방안이 될 '중국 5개년 경제계획(2021∼2025년)'은 미·중 무역 협상에서 중국 측 협상단장을 맡고 있는 류허 부총리가 초안 작성을 이끌고 있다. 5개년 경제계획은 1953년 이후 중국의 14번째 발전 전략으로, 초안에는 외국 자본을 확대 허용하고 지금까지 중국 기업에 설정해온 시장점유율 목표제를 취소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조 2025 폐기 움직임은 미·중 무역협상에 청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29일 겅솽 중국 외무부 대변인은 구체적인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곧 미·중 무역 협상단이 전화 통화를 다시 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같은 날 왕서원 중국 상무부 부부장은 베이징 기자회견에서 '제조 2025 폐기'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은 투자제한 목록(negative list) 외 산업에 대해 외국인 투자 규제를 전부 없애고, 투자 제한 목록도 줄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왕 부부장은 "시범 자유무역지역 건설에 힘을 싣고 외국 기업에 어떤 형태로도 기술 이전을 강요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금융 부문 개방에 속도를 내고 자동차 부문 외국인 투자 정책도 최적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은 그간 미국의 제조 2025 폐기 압력에 대해 강력히 반발해왔다. 제조 2025는 2025년까지 의료·바이오, 로봇, 통신장비, 항공 우주, 반도체 등 10개 첨단 제조업 분야를 육성한다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야심작이다.

중국이 이번 4중 전회에서 태도 변화를 모색하는 이유는 경제성장에 대한 위기감 때문이다. 미·중 무역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3분기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6.0%다. 정부가 분기별 성장률을 발표하기 시작한 1992년 이후 27년 만에 가장 낮다.

4중 전회 논의 결과는 중국 지도부는 관례에 따라 회의가 끝나는 31일 공개될 예정이다. 4중 전회는 중국 공산당 정책 방향을 설정하는 중요한 회의다.

다만 제조 2025가 이미 유명무실해졌다는 평을 감안할 때 제조 2025 폐기가 곧 미·중 무역 협상 1단계 합의로 이어진다고 보는 것은 시기상조일 수 있다. 30일 로이터 통신은 미국 측 미·중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11월 16~17일 칠레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때 미·중 1단계 합의문이 준비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500억달러어치 농산물을 수입하라고 압박하지만 중국은 "필요 이상으로 많이 사들이면 수급논리상 시장이 제대로 소화할 수 없어 곤란하다"는 부정적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 연합뉴스]
[김인오 기자]

▶네이버 메인에서 '매일경제'를 받아보세요
▶뉴스레터 '매콤달콤' 구독 ▶무궁무진한 프리미엄 읽을거리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프로필

이 기사는 언론사에서 경제 섹션으로 분류했습니다.
기사 섹션 분류 안내

기사의 섹션 정보는 해당 언론사의 분류를 따르고 있습니다. 언론사는 개별 기사를 2개 이상 섹션으로 중복 분류할 수 있습니다.

닫기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