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공모가는 수요예측에 성공해 공모가 희망가(25만7000~30만원) 중 가장 높은 가격인 30만원으로 확정됐다. 금융투자 업계는 LG엔솔이 상장 이후 공모가(30만원)보다 30% 이상 올라 시가총액이 1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본다. 이번 청약에 투자자의 관심이 높은 이유다. 이미 지난 11~12일 기관 수요예측에서 202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체 주문 금액은 1경5203조원이다. 경 단위 수요(주문)가 몰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LG엔솔 청약 열기는 관련 증권사의 계좌 개설로 이어졌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지난 1일부터 10일까지 신규 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5.48% 증가했다. 대신증권은 이달 13일까지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332.7%, 신한금융투자는 같은 기간 91.04%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고객 수가 적은 신영증권은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신규 계좌수가 전년 같은 기간보다 13배 증가했다.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일반 청약에 배정된 물량은 1062만5000주~1275만주로 전체 공모 주식의 25~30%다. 이 중 50%는 모든 투자자에게 같은 물량을 주는 균등 배정 방식이고 나머지 절반은 청약한 주식 수와 증거금에 따라 나눠주는 비례 방식이다. 일반 청약자에게 전체 공모 주식의 25%가 배정된다고 가정하면 균등 방식으로 나눠주는 주식은 약 530만주다. 청약 접수(계좌) 건수가 265만 건보다 적으면 한 사람당 2~3주를, 265만 건보다 많다면 1~2주를 받게 된다.
청약할 때는 경쟁률도 따져야 한다. 지난해 11월 3일 상장한 카카오페이의 경우 대표 주관사 삼성증권은 공모물량(230만2084주)이 가장 많았으나 청약 계좌(81만7131건)도 몰려 1인당 2~3주를 배정받았다. 오히려 이보다 경쟁률이 낮았던 대신증권에 청약한 투자자는 1인당 3~4주를 받았다.
LG엔솔은 치열한 경쟁률이 예상되는 만큼 ‘0주 배정’ 사태도 대비해야 한다. 0주 배정은 증권사가 배정받은 균등 배분 물량보다 청약 신청이 더 많은 경우 나타난다. 이 경우 청약자를 무작위 추첨해 1주씩만 배정하기 때문에 나머지는 공모주를 받지 못한다. 특히 인수회사로 참여한 미래에셋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22만1354주(1%)의 물량을 확보했지만, 가입 고객이 많아 한 주도 못 받을 가능성이 있다.
익명을 요구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물량이 가장 많은 대표 주관사에 수요가 몰리기 때문에 공동 주관사인 대신증권이나 신한금융투자가 나을 수 있다”면서 “다만, 경쟁률이 중요하기 때문에 청약 이튿날 오후까지 증권사별 청약 경쟁률을 보고 청약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